죽을 만큼 아프진 않아 - 제16회 문학동네작가상 수상작
황현진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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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세. 정형돈이 그렇고, 정재형이 그렇던가.
그야말로 대세의 소설이다.
그 옛날 20세기말 젊은이들이 한국의 소설을 읽지 않는다며 한숨 쉬시던 평론가분도 계셨고, 그만큼 무라카미 하루키의 글이 대세를 이루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21세기 이상한 머리의 이상한 안경을 쓴 박민규라는 작가가 펑!하고 등장했다. 대세. 이젠 모두들 「박민규화」.
한 소설공모전의 심사위원은 “천편일률적인 짧은 문장들. 페이지에 공백이 적은 글을 보면 일단 점수를 더 주고 싶어질 정도다.” 하지만 대세는 대세, 완전 비호감이던 정형돈의 희번덕거리는 눈과 정체모를 브레이크 댄스에 환호한다. 대세형돈.

소설을 읽는 동안 찰랑찰랑한 박민규의 머리칼이 스르르 지나다니다가 선그라스 뒤로 슬쩍 숨는 게 보이는 것 같지만, 이건 황현진의 글이다. 같이 굴러간 문장이다.
성장소설이라면 “삼미슈퍼스타즈 마지막 팬클럽” 이었던가. 삼미의 팬이라는 이유로 무참히 암울해진 청소년기를 그린 박민규의 소설.
자세히 보면 닮지 않았다. 평범한 일상을 삼미가 암울하게 만들었다면. 완벽히 암울한 일상을 죽을 만큼 아프지 않다며 말하는 만생이. 멋진 녀석이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부모님은 이민을 가신게 아닐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나는 옥탑집이 아닌 옥탑방에 혼자 산다. 또한 35만원으로 한달을 살기에는 너무 힘들다. 아르바이트는 4일만에 종료. 그래도 참 아슬아슬하게 슬프지 않다. 죽을만큼 아프지는 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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