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 알베르 카뮈 전집 2
알베르 카뮈 지음, 김화영 옮김 / 책세상 / 198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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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표지에 사진을 보면 담배 한가치를 입에 꼬나 문 카뮈의 모습이 얼핏 반항아 제임스 딘 모습과 흡사하다. 반항아란 무엇인가. 통상적으로 알고 있는 의미보다 좀더 자세히 알고 싶어 사전을 찾아보았다. '순종하지 않고 대항함' 이라고 쓰여있다.

나는 이 책 [이방인]의 주인공 뫼르소가 결코 반항아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반항아가 아니면서 반항아처럼 비춰지고 단정되어버린 그의 모습에서 카뮈의 사진처럼 뭔가 대조적이면서도 어딘가 닮은 것이 묘하게 일치하고 있다는 기분이 든다.

카뮈가 스스로 이 책에 대해 아니 뫼르소라는 주인공에 대해 언급한 말은 곧 이 책의 주제가 될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자기 어머니의 장례식에서 울지 않은 사람은 누구나 사형선고를 받을 위험이 있다 그리고 뫼르소는 유희에 참가하고자 하지 않았기 때문에 유죄선고를 받았다' 는 말이다.

인간은 감정의 동물이다. 그것은 누구나 인정할 것이다. 그리고 그 감정이란 것은 스스로가 알아서 느끼고 표현하는 게 보통이다. 하지만 또한 엄밀히 따져 묻는다면 마지못해 남들 눈을 의식해 알게 모르게 행해지는 행동도 없지 않다라는 생각이 든다. 감정도 감정이지만 순간적인 찰나의 선택이란 또 얼마나 자기적이고 주관적인가. 그런 것들로 인해 자신에게 솔직해지는 그 상황이 생의 전부라고 해도 무방한가.

뫼르소는 단지 피곤했을 뿐이고 이 모든 것들이 귀찮았을 뿐이다. 이글거리는 태양 때문에 살인을 했다는 말은 당시 상황에서 그가 지극히 주관적으로 느끼고 선택한 상황이다. 하지만 지나고 보면 모든 건 그 상황에 증거일뿐 그 이상은 아니다. 진실이란 무엇인가. 때론 나의 진실마저 전부 내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매 순간순간을 긴장하게 하는 여러 가지로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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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선장 불빛 아래 서 있다 창비시선 220
강형철 지음 / 창비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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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형철 선생의 세 번째 시집 [도선장 불빛 아래 서 있다]는 십 년 만에 내는 신작이다. 그의 첫 번째 두 번째 시집에 비해 이번 시집이 좀더 가깝고 편안하게 다가온 것은 비단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이전에 작품들에게서는 시대적 상황이나 현실을 주로 다뤄 이른바 [민중시]를 쓰신 반면 이번 시집은 일상에서 느끼는 사소하지만 지나칠 수 없는 시선들을 선생 특유의 필체로 담아내고 있다.

버스를 기다리면서 손톱을 깎는 사내의 짧은 휴식을 다룬 [손톱 깎는 남자] 나 [금화터널을 지나면서] 매연으로 새까맣게 된 벽면에 '보고싶다' 라고 쓴 어느 작자의 환한 마음까지 읽는 선생의 시선이 따뜻하다.

또 다른 시 [집착]에서 보면 무엇하나 버릴 수 없는 것들. 이른바 나이를 먹으면서 생기는 사소한 혹은 소심한 자꾸만 어쩔 수 없는 집착은 개인적으로 많이 공감이 가는 시였다. 이밖에도 [아버지의 사랑말씀 6] 같은 시는 쓸쓸하고 또 아련한 추억을 떠올린다.

순식간에 사라져 버리는 것들, 겨우 존재하는 것들 그 짧은 찰나에 뭔가를 발견하고 기록하는 것이 시(詩)라고 생각된다. 그러기 위해 대기하고 긴장하는 시인이란 얼마나 치열한 사람들인가

늦가을 잠시 시인이라도 된 양 꿈꾸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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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림트, 황금빛 유혹 다빈치 art 9
신성림 지음 / 다빈치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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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스친 영상이 오랫동안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을 때가 있다. 자세하게 알 수도 없고 알려고도 하지 않았지만 그것은 때마침 잘 융합된 순간적인 감성과 일치할 때 더 의미 깊게 다가온다.

두 남녀가 포옹을 하고 있다. 남자는 여자의 발그레한 오른쪽 뺨에 키스를 한다. 여자는 남자에게 모든 걸 맡겨 버린 듯 너무 안락하고 수동적이다. 얼마만의 만남일까. 누군가가 두 사람의 사랑을 방해라도 하는 걸까. 남녀간의 애정을 몰래 훔쳐보는것 처럼 가슴 한곳이 뜨거워진다. 구스타프 클림트. 나는 그가 누구인지 잘 모른다. 그러나 작가보다도 더 유명한 [키스]라는 작품은 안다.

클림트만큼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그림을 잘 이해하고, 여자의 마음을 잘 읽은 화가도 드물 것이다. 그가 그린 여성들은 정말이지 너무 매력적이다. 유혹하는 눈빛과 자태는 늙음과 젊음을 빗겨난 에로틱하면서도 순결함을 동시에 공유하고 있는 듯 하다. 여느 화가들이 그렇듯이 그 또한 화가로써의 자질과 능력 그리고 불우한 환경을 갖추고 있다. 화가에 평탄치 않는 삶은 우리를 무안하게 만든다.

이 가을, 신비스러운 클림트의 그림 하나하나에 빠지는 동안 정말 행복하고 황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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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국민 일등경제 - 만화로 떠나는 경제여행
송병락 원저, 이원복 글.그림 / 김영사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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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경제라면 너무 딱딱하게만 생각하는 고정관념이 있다. 그리고 여러사람이 공유하는 문제가 아닌 특정한 사람들이 공부하는 것으로도 간주된다. 하지만 경제는 크게는 나라경제도 있겠지만 작게는 개개인의 주머니돈부터가 경제의 시작이다.

송병락선생과 이원본선생이 함께 저서한 이책은 우리가 우려했던 것을 만화라는 독특한 방법으로 쉽게 해결해 주었다. 이것 또한 엄밀히 말하면 또하나의 경제적 전략이 아닐까 한다.

세계로 견주어 볼때 우리나라는 사실 아주 작고 미미하다. 하지만 책에서도 언급했지만 우리는 우리의 기대 이상으로 성장해왔던것은 부인할 수 없다. 다만 이제 그 여운이 다하고 있지 않나 하는 조심스러운 걱정이 앞선다. 두 분 선생의 지적대로 고여있는 물은 언제가는 썩게 마련이다. 우리의 경제는 조금씩 출구를 찾지 못해 머물러 있는 듯 하다. 계속해서 새로운 창조와 노력을 하지 않으면 썩는 물이 되는것은 시간 문제이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나역시 정부의 역활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타잔론에서도 언급했지만 정부의 강력한 규제와 제약이 있다면 그 모든것들은 모두 허상이다. 정부는 스스로 어깨를 낮추어 국민와 기업을 품어 안아 줘야 한다.

날로 급변하는 세상이 두렵게 느껴진다. 책의 마지막에 말처럼 우리는 지금 갈림길에 서 있다. 노력하지 않는 자는 도태되어 질것이다. 가난이냐 부자냐 둘중에 하나를 선택하라면 바보가 아닌이상 모두 부자를 택할 것이다. 선택은 쉽다. 다만 행동은 어려운 법이다.

국민, 기업, 정부는 삼위일체가 되어 우리가 가진 능력을 200% 활용하여 우리의 저력을 다시한번 세계에 펼쳐 보이기를 간절하게 바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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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서부극
쌤 쉐퍼드 지음, 정진수 옮김 / 예니 / 199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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쌤 쉐퍼드의 가정 3부작중 하나인 진짜 서부극은 제목과 내용이 일치하는 작품이다. 그의 작품들이 갖는 공통된 특징처럼 이번 작품도 역시 문장이 짧고 간단명료해 잘 읽히는 장점과 함께 다른 작품에 비해 극의 구성도 쉽게 되어 있어 부담감 없이 읽기가 수월했다.

지적이고 차분한 성격을 지닌 시나리오 작가 동생 '오스틴'과 다소 야만적이고 불만과 함께 방랑기가 많은 형 '리'의 서로 상반된 두 형제의 설정이 흥미롭다. 누구든지 처한 상황에 따라 바뀔 수 있다는 가정과 그로 인해 두 형제의 성격이 서로 뒤바뀌는 설정도 희곡에서의 묘미를 충분히 살릴 수 있는 부분이다.

쉐퍼드의 작품들은 사실주의적이다. 그의 가정 3부작은 대체로 너무 사실적이면서 어둡다. 두툼한 붉은 커텐, 음침한 암전상태의 시각적 효과들과 함께 귀뚜라미 소리, 빗소리 등의 청각적 효과들이 적절히 잘 융합되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가벼운 느낌을 들지 못하게 하는 것이 그의 특징이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치있고 익살스런 대사들이 극의 작품을 살리는 효과를 내고 있다. 희곡은 공연을 위한 작품이다. 기회가 된다면 이 희곡도 역시 무대에서 다시 찾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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