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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림트, 황금빛 유혹 ㅣ 다빈치 art 9
신성림 지음 / 다빈치 / 2002년 7월
평점 :
절판
잠깐 스친 영상이 오랫동안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을 때가 있다. 자세하게 알 수도 없고 알려고도 하지 않았지만 그것은 때마침 잘 융합된 순간적인 감성과 일치할 때 더 의미 깊게 다가온다.
두 남녀가 포옹을 하고 있다. 남자는 여자의 발그레한 오른쪽 뺨에 키스를 한다. 여자는 남자에게 모든 걸 맡겨 버린 듯 너무 안락하고 수동적이다. 얼마만의 만남일까. 누군가가 두 사람의 사랑을 방해라도 하는 걸까. 남녀간의 애정을 몰래 훔쳐보는것 처럼 가슴 한곳이 뜨거워진다. 구스타프 클림트. 나는 그가 누구인지 잘 모른다. 그러나 작가보다도 더 유명한 [키스]라는 작품은 안다.
클림트만큼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그림을 잘 이해하고, 여자의 마음을 잘 읽은 화가도 드물 것이다. 그가 그린 여성들은 정말이지 너무 매력적이다. 유혹하는 눈빛과 자태는 늙음과 젊음을 빗겨난 에로틱하면서도 순결함을 동시에 공유하고 있는 듯 하다. 여느 화가들이 그렇듯이 그 또한 화가로써의 자질과 능력 그리고 불우한 환경을 갖추고 있다. 화가에 평탄치 않는 삶은 우리를 무안하게 만든다.
이 가을, 신비스러운 클림트의 그림 하나하나에 빠지는 동안 정말 행복하고 황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