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국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61
가와바타 야스나리 지음, 유숙자 옮김 / 민음사 / 200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주 다르다고는 말할수 없지만 일본의 영화나 책등 몇가지를 접해본 나로써는 우리와는 다른 그들만의 독특함이 분명 있는거 같다. 각각의 역사가 있고 나라가 다르고 문화가 틀린데 하물려 당연한 소리다. 이 책 <설국>은 제목그대로 눈의 나라라고 해야할까. 전반적으로 백옥같은 하얀 눈 속에 푹 빠져있다가 나온 느낌이 들정도로 제목에 충실한 작품이다. 일본의 많은 눈으로 유명한 니카타현과 유자와 온천지역을 머물면서 작가가 소설을 썼다고 하니 그 생생함과 걸러지지 않는 묘사들은 마치 살아 눈앞에 그대로 펼쳐지는 듯 하다.

하지만 소위 일본이란 나라의 느낌이 이 책에서두 묻어 난다고 해야하나. 문장이 그닥 어렵지 않는데두 주인공들의 행동과 말들이 쉽게 와 닿지 않는 부분들이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저 부정하지만도 못하는 뭔가가 분명히 있다. 그렇다면 그 이상야릇함속에 버릴수도 쉽게 취할수도 없는 그 분위기는 뭘까. 굳이 사랑이라는 단어한번 써있지 않았지만 인물들간에 보이지 않는 사랑과 정 그리고 이별등 인간사가 숨어 있기 때문일거다. 노벨상을 탄 유명한 작품인만큼 아니 꼭 그래서만은 아닐지라도 작가가 자연을 바라보는 아름다움 묘사만으로도 충분히 훌륭한 한번쯤 읽어볼 만한 작품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 창비소설집
김영현 지음 / 창비 / 1995년 3월
평점 :
품절


얼마 전 이문구 선생님이 돌아가시고 난 후 어느 티브이 프로에서 그분의 추모특집을 한 적이 있었다. 그 프로에 패널로 나온 이들 중에 김영현이라는 소설가를 처음 보았다. 그가 실천문학 대표라는 직함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지인한테 들은적이 있었지만 얼굴은 사실 처음 보는 거였다. 나이에 비해 약간 벗겨진 머리하며 말하는 폼이 다소 어리숙하게 보이기도 했을테지만 강당있어 뵈는 눈빛은 어딘가 모르게 절도있게까지 보였다.

어쨌든 나는 그의 이 소설집을 헌책방을 통해 구입했다. 마른 수수깡의 연가에서부터 열편이 되는 소설들은 하나같이 잘 읽히는 수작들이다. 그의 작품들의 장점이라고 장점이겠지만 아련한 옛추억들을 떠오르게 하는 신비한 힘이 서려있다는 것다. 기억에 남는 작품들이 꽤 된다.

시인 고정희의 죽음에 대한 작품 [해남가는 길]도 그렇지만 [차력사]라는 작품은 가슴을 울렁이게 까지 한다. 그밖에 작품들도 하나같이 어딘가 모르게 생각이 깊은, 내성적인, 소극적인 성격을 가진 주인공들이 대부분이다. 그들은 자신의 주장들을 생각들을 앞장서서 피력하진 못하지만 내면적으로남 처한 현실들을 누구보다도 괴로워하고 있다. [꽃다발을 든 남자]의 달진이나 [고도를 기다리며]의 홍상병이나 [집시 아저씨]의 집시아저씨나 그 주인공 남자나 모두들 하나같이 현시대의 불만들이 서려있다.

작가는 후기에 “인간의 역사 속에는 영구불변한 진리란 없을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동안 우리의 삶을 걸 만한 진리는 있을 것이다” 라고 말하고 있다. 이것이 김영현이라는 소설가가 추구하는 작품관과 맞닿아 있을 것이다. 그의 작품의 인물들은 분명하진 않지만 끊임없이 진리를 찾고자 노력할 것이다.

나는 김영현의 작품들이 쏙 맘에 든다. 내가 소극적인 성격이나 불만들이 그들 주인공들과 어딘가 닮아 있기때문인지도 혹은 어느사이 나도 그들 주인공들 나이가 되어 있기 때문인지 모른다. 오랜만에 좋은 작품집을 봐서 흐믓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거미 창비시선 219
박성우 지음 / 창비 / 200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몇몇의 지인들과 토요일마다 세미나를 한다. 주로 작가와 그 작가의 작품에 대한 책을 읽고 개개인의 생각들을 얘기하는 모임인데 주로 시집을 다룬다. 지난주에 우리는 박성우의 [거미]라는 작품을 하게되었다. 대체로 반응은 그의 시안이 좁다는 의견이었다. 주로 시인이 다루는 테두리는 지극히 소극적이게 보일 수 있다. 가족, 일터, 동네사람들에 극한되어있는 그의 범위는 원을 그리듯이 작아 보인다.

하지만 그의 시세계나 작품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조금씩 달랐다. 이 책에서는 주로 그가 겪었을 지독한 가난이라는 주제가 늘 상존한다. 가난은 너무 흔하다. 하지만 시인들마다 어떻게 받아 들이고 본인의 것으로 소화하는가가 중요할지도 모른다. 박성우의 시들을 나는 개인적으로 싫어하지 않는다. 가족 특히 아버지 어머니가 나오는 시들은 가슴이 저리다 못해 먹먹하다.

시집에 마지막의 시 [친전-아버지에게] 라는 시는 구구절절 아픔을 노래한다. 하지만 시인은 전혀 눈물을 보이지 않는다. 공교롭게도 가난은 누구에게나 다 아픔이다. 그런면에서 독자는 쉽게 공감을 한다. 이 시인의 시어들은 어렵지 않다는 것이 장점인거 같다. 하지만 그의 시가 늘 장점만 있는건 분명아니다. 일률적인 률같은 것이 보이지 않게 있다. 예를 들면 ...네 로 끝나는 시들이 많다는 것과 주로 그가 표현하는 것들이 묘사에 치중을 해서 시인의 생각들에 잘 투영되지 못하는 단점도 보인다. 이제 그는 계속해서 시집을 낼 것이다. 그리고 부담감도 더 많아질것이다. 그의 시세계가 좀더 넓어지기를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슬픈 나막신 우리문고 1
권정생 지음 / 우리교육 / 2002년 8월
평점 :
절판


선생님이 일본에서 나고 어린 날을 보내셨을때 이야기를 쓴 성장 소설같다. 세계 2차대전이 주 무대가 되고 있지만, 가난과 사랑과 고통과 좌절 그리고 아픔속에서는 일본과 한국의 정치적 이념은 미미해 보인다. 오히려 이 책에서 우리는 일본 사람인 듯 느껴질 정도로, 늘 가까이 있으며 서로 돕고사는 정가는 이웃이 일본인이고 그들과 동고동락하는 하나의 집단체로 묘사된다.

아이들의 순수한 눈에 혹은 작가의 정서에는 적과 나의 대립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는다. 그저 같이 속닥속닥대며 정들고 헤어짐을 아쉬워한다. 어린 아이들과 무력한 사람들은 오히려 피해자다. 단지 가해자는 전쟁일 뿐이다. 전쟁에는 영원한 승자도 영원한 패자도 없다. 일본과 대립되는 갈등을 기대한다면 오히려 재미없는 소설이 되었을 것이다. 이 소설은 이념을 따지자는 소설이 아니다. 성장소설이다. 그것만 이해하고 본다면 정말 아름다운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강아지똥 민들레 그림책 1
권정생 글, 정승각 그림 / 길벗어린이 / 1996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때는 정말 필요에의해 만들어진 것들. 혹은 생겨난것들은 언젠가는 하찮게 버려지게 마련이다. 하물며 강아지 똥이?...정말 그럴까.오래전 학교 수업시간에 교수님이 읽어주신 권정생 선생님의 동화를 듣곤 끼덕 끼덕대던 웃음소리가 울음소리로 바뀐적이 있었다. 친구네집 집들이를 가기전에 시간이 남아 잠깐 들렸던 서점에서 이 책을 보곤 가슴이 먹먹했다. 동화만큼이나 이뿌고 사실적이게 그려진 그림도 일품이었지만 단 몇페이지가 사람을 이다지도 멍하게 만들수 있을까. 선생님의 동화는 피로 쓴다는 말을 들었다.이 책을 읽은 후로 버릇이 하나 생겼다. 민들레를 보면 그 위에 혹 강아지똥이 누워있지 않을까하는...정말 말로 표현할수 없는 아름다운 책이다.선생님 정말 건강하시길 바래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