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몇몇의 지인들과 토요일마다 세미나를 한다. 주로 작가와 그 작가의 작품에 대한 책을 읽고 개개인의 생각들을 얘기하는 모임인데 주로 시집을 다룬다. 지난주에 우리는 박성우의 [거미]라는 작품을 하게되었다. 대체로 반응은 그의 시안이 좁다는 의견이었다. 주로 시인이 다루는 테두리는 지극히 소극적이게 보일 수 있다. 가족, 일터, 동네사람들에 극한되어있는 그의 범위는 원을 그리듯이 작아 보인다. 하지만 그의 시세계나 작품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조금씩 달랐다. 이 책에서는 주로 그가 겪었을 지독한 가난이라는 주제가 늘 상존한다. 가난은 너무 흔하다. 하지만 시인들마다 어떻게 받아 들이고 본인의 것으로 소화하는가가 중요할지도 모른다. 박성우의 시들을 나는 개인적으로 싫어하지 않는다. 가족 특히 아버지 어머니가 나오는 시들은 가슴이 저리다 못해 먹먹하다. 시집에 마지막의 시 [친전-아버지에게] 라는 시는 구구절절 아픔을 노래한다. 하지만 시인은 전혀 눈물을 보이지 않는다. 공교롭게도 가난은 누구에게나 다 아픔이다. 그런면에서 독자는 쉽게 공감을 한다. 이 시인의 시어들은 어렵지 않다는 것이 장점인거 같다. 하지만 그의 시가 늘 장점만 있는건 분명아니다. 일률적인 률같은 것이 보이지 않게 있다. 예를 들면 ...네 로 끝나는 시들이 많다는 것과 주로 그가 표현하는 것들이 묘사에 치중을 해서 시인의 생각들에 잘 투영되지 못하는 단점도 보인다. 이제 그는 계속해서 시집을 낼 것이다. 그리고 부담감도 더 많아질것이다. 그의 시세계가 좀더 넓어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