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팽이 식당
오가와 이토 지음, 권남희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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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받았다그램




엄마는 너무도 정숙한 외할머니에게 반발해

그것과는 정반대로

파란만장한 삶의 방식을 선택했고,

그 엄마 밑에서 자란 나는

엄마처럼 되지 않을 거라고 반발해,

또 그것과는 정반대인 평범한 삶의 방식을 선택했다.


영원히 끝나지 않는 오셀로 게임을 하는 것처럼

엄마가 하얗게 칠한 부분을

딸은 열심히 검게 덧칠하고,

그 딸인 손녀는 다시 하얗게 칠하려고 노력한다.


ⓒ 오가와 이토, 권남희 옮김 - 달팽이 식당

알에이치코리아





나는 깨끗하게 씻은 손으로

식재료를 조심스레 만졌다.

갓 태어난 작은 생명을 감싸듯이

하나하나 양손으로 들어 올리고,

눈을 감은 채 몇 초간 식재료들과 말을 주고받았다.


식재료를 얼굴 가까이에 가져가서 코를 대고,

그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킁킁 냄새를 맡으며 각각의 상태를 확인하고

'어떻게 요리해 줬으면 좋겠니?' 하고 묻는다.


​그러면 식재료들이

스스로 어떻게 조리돼야 가장 어울릴지 말해 준다.


ⓒ 오가와 이토, 권남희 옮김 - 달팽이 식당

알에이치코리아





싫어하는 감정은 반드시 맛에 반영되니까,

마음도 머리도 비우기로 했다.


"초조해하거나 슬픈 마음으로 만든 요리는

꼭 맛과 모양에 나타난단다.

음식을 만들 때는항상 좋은 생각만 하면서,

밝고 평온한 마음으로 부엌에 서야 해.“


할머니가 곧잘 해주시던 말씀이다.

나는 재차 심호흡을 하고 마음을 안정시켰다.


ⓒ 오가와 이토, 권남희 옮김 - 달팽이 식당

알에이치코리아





어느날 갑자기 떠난 남자친구로 인해 목소리를 잃게 된 링고.

요리사가 되는게 꿈이었던 링고는 시골집으로 내려가 작은 창고를 빌려 식당을 하게 된다.

착한 돼지 엘메스와 함께 지내는 생활은 어떨까.


한 번에 한 팀만 받는 예약제 식당.



그래서 방문하는 손님들이 어떤 성향이고, 현재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상담을 꼭 하는데요.

그렇게 손님에게 어울리는 메뉴를 정하고, 재료를 정합니다.

이런 정성을 쏟는데, 잘 안될 수가 없죠. (물론, 돈을 버는 건 좀 다른 문제이긴 합니다;)


그렇게 주변 사람들의 도움과 응원으로 식당에 오는 손님들은 행운과 사랑을 받아가는데...

마지막 엘메스의 깜짝 놀랄 내용도 있습니다.


요리를 소재로 따뜻한 느낌 가득한 힐링소설입니다.



기적을 부르는 달팽이 식당.

재료의 특성을 최대한 살리는 건강한 한 끼.

손님 한 명 한 명에게 위로가 담긴 따뜻한 한 끼.

힘들었지만 꾸준히 나아가는 링고, 그녀만의 독특한 레시피 한 번 구경하고 가세요~



* 달팽이 식당은 오가와 이토의 장편 데뷔작이자 대표작입니다.

저마다의 내밀한 상처를 지닌 손님들의 사연을 통해 시련을 딛고 삶을 긍정하면서

계속 살아나가는 법을 이야기하는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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