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의 기원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16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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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뜩하고 무서워서 잠시 덮었다가 며칠 후 다시 들었을 땐 순식간에 몰입해서 본 책.


자신이 생각한대로 살아가려는 한 인간의 일대기를 속도감있게 그려냈고, 

분노와 측은한 감정을 넘나들게 만드는 스토리는 괜찮습니다.

그리고, 개인의 목표가 중요한지 사회가 중요한지도 생각해보게 되었고요.


무엇보다 어둡고 무서운 화면을 직접 보는 듯한 장면 묘사가 탁월합니다.


태양이 은빛으로 탔다. - P7

하기 싫은 일을 할 때의 나는 개미나 벌보다 못한 존재였다. 어머니에 따르면, 개미는 제 몸의 50배를 들어올리고 벌은 300배나 무거운 걸 운반한다지 않던가. - P92

네가 떠밀면 너도 떠밀리는 게 세상 이치야. 떠밀지 않고 떨밀리지 않는 게 정답이야. - P125

세상에는 외면하거나 거부해봐야 소용없는 일들이 있다. 세상에 태어난 일이 그렇고, 누군가의 자식이 된 일이 그러하며, 이미 일어나버린 일이 그렇다. 그렇다고는 해도, 나는 추측항법으로 날아가는 제트기는 되고 싶지 않았다. 나에 대한 마지막 주권 정도는 되찾고 싶었다. - P171

어떤 책에서 본 얘긴데, 죽음에 대한 두려움에서 자신을 지키며 살아가는 데는 세가지 방식이 있대. 하나는 억압이야. 죽음이 다가온다는 걸 잊어버리고 죽음이 존재하지 않는 양 행동하는 거. 우리는 대두분 이렇게 살아. 두 번째는 항상 죽음을 마음에 새겨놓고 잊지 않는 거야. 오늘을 생의 마지막 날이라고 생각할 때 삶은 가장 큰 축복이라는 거지. 세 번째는 수용이래. 죽음을 진정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대. 모든 것을 읽을 처지에 놓여도 초월적인 평정을 얻는다는 거야. 이 세 가지 전략의 공통점이 뭔 줄 알아?
모두 거짓말이라는 거야. 셋 다 치장된 두려움에 지나지 않아. - P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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