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까지 멀미하지 않고 잘 살고 있음.
비록 모든 것을 멈추려 시도 했었지만
그래도 잘 살아내고 있음.

여러 번 절망했고
지금의 내가 전부가 아니라는 환상도 버린지 오래이고
절박하게 살아야 할 이유를 아직 찾지 못했지만
아무렇지 않은듯 사람들 속에서 웃고 농담하며 잘 견뎌내고 있음.

가끔 다가오는 불안에게는
모든 게 괜찮다고 세뇌시키며 살고 있음.

그럼에도 나를 멈추게 하는 과거에서 온 그의 호출.
내가 디디고 선 이 자리가 불안하다고
내일이 두렵다고
난 아직도 그를 잊지 못했고
자주 눈물이 차오르지만
항상 다른 이유를 붙여서 눈물을 숨기며 잘 살고 있음.

가끔은 아직도 살아 있는 내 자신이
구차하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진정으로 바라는 건 잘 견디는거라 주문처럼 외우며 버텨내고 있음.

하지만 내일에 대해서는 모르겠음.
친구, 가족, 지인, 사랑하는 사람...모두 
내게 무의미하게 느껴질 때가 대부분인 이 생활을
언제까지 버텨낼 수 있을지 자신이 없음.

단지 과거에서 오는 그의 호출이
잦아들기만을
그 잦아듬이 슬프지 않기만을 바라고 있음.
그를 잃었다는 사실조차 잃어버릴 때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음.

ㅡ mango, 2017,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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