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길산 7 황석영 대하소설 7
황석영 지음 / 창비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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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복과 선흥이 박서방댁과 조카를 데리고 탈출하던 중 선비들의 답청놀이를 훼방하고 그 들의 패물과 돈을 빼앗아 노자에 보태는 장면은 고소하다.

한편 선흥은 박서방 댁과 허물 없이 사이가 되어 정이 들어 버렸고, 이들은 결국 혼례를 치르며 서로를 의지하게 되었고, 말득이의 동생 끝춘이와 선일은 맞선을 보며 산채에 안정을 꾀하는 길상의 마음이 엿 보였다.

 

봄부터 시작된 기근이 전국을 휩쓸어 굶어 죽은 자와 역병으로 쓰러진 시체가 즐비 했고, 살아남은 자는 자식을 팔고, 가족들은 뿔뿔이 흩어져 각자 살 길을 찾다 노비가 되었으며, 양민은 천민으로 전락하고, 돈 있는 자는 공명첩을 사서 양반으로 상승되었다.

이들 모다 못한 나머지 길상 패거리는 사람들을 선동하여 도상방 조동지의 집을 습격하여 씨종손을 인질로 잡고 진휼미를 굶주린 자들에게 나눠주는 딜에 성공한다.

소메골 구씨 성을 가진 부호의 집에서 미곡을 빼앗아 일부는 산채로 운반하고 일부는 백성들에게 나눠 주는 과정에서 이 당시 정치 경제 상황을 잘 반영한 대화가 나온다.

포졸 '도적들이 어디 있는가? 우리는 도적을 잡으러 왔다.'

백성 ' 도적들이 어디 있단 말이냐. 이 쌀은 아무도 못 가져간다.'

포졸 ' 소란을 피우면 적당과 동률로 징치한다.'

백성 ' 굶어 죽느니 차라리 맞아 죽는 게 낫다. 가까이 오면 그냥 두지 않을테다.'

포졸 ' 작당하여 관군에게 대적하면 효수형에 처하고....미곡은 개인재산이니 물러서라.'

백성 '국법이란 백성을 지키기 위해 있는 것이지 언제 모두 굶어 죽도록 내버려 두라는 것이 국법인가.?'

 

해서 지방 곳곳에서 이런 일이 발생하자 관찰사 이세백은 무리의 두목이 장길산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무술이 출장한 자 5명을 선발하여 구월산으로 보내나, 마감동등의 활약으로 3명은 죽고 2명은 김식에게 감명받은 나머지 돈까지 내주며 살려 보낸다. 하지만 웃날 포도 종사관 최형기가 도포군으로 나설 때 큰 우환이 된다는 복선을 주었다.

 

판관을 지냈지만 늙고 노망든 노인네가 산진이가 누님으로 모시고 있는 석과부를 탐내하며 결국 보쌈을 감행한다. 하지만 석과부의 재치로 산진이에게 구해달라는 신호를 보내고 이에 산진은 판관을 살해하고 석과부를 구해 낸다.

이 사건으로 산진은 황회, 전생, 달근 등과 함께 검계에 합류하게 된다.

검계란 백성을 괴롭히는 양반부호들을 징치하고 그 재물을 빼앗아 지금까지의 수모를 되돌려 주고 진인을 찾아 임금을 바꾸고 천민의 나라를 세우려는 자들의 모임이다.

검계 안에는 한양에 가까운 곳에 있는 자들의 모임인 살략계가 있었는데 이들의 임무는 난리 때 왕궁에 불을 지르고 부잣집을 습격하는 것이다.

왕이 바뀐다고 하여 모든 것이 백성들이 원하는 대로 되진 않는다. 사람이 사는 사회는 계급이 존재하게 되어 있고 계급이 존재하는 한 누구나 똑 같을 순 없다.

 

산지니와 달근 일행은 좌대장 이인하 처가의 가산을 탈취하고, 소식을 듣고자 색주가에 잠입하였는데 하필 포도 종사관 최형기를 만나 미행을 당하나, 살주계의 도움으로 위기를 면한다. 하지만 살주계는 대부분 노비들로 구성되어 있어서 낮에는 일을 하고 밤에는 살주계에서 일을 하였던 것이다. 산지나와 달근 일행을 도와 준 일이 최형기의 레이더 망에 걸리고, 남인계열로 참판을 지낸 목내선 대감의 수노 북성이는 죽음을 맞이 한다.

복성은 죽음을 앞두고 할말을 한다. ' 예부터 노비란 개 돼지나 우마와 다를 바 없이 살았고, 고통이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어서 언젠가는 양반들 하나도 남김없이 쓸어 버리려고 했다.'

이에 목내선은 나라에게 가장 혜택을 받은 신하에 대대손손 기득권을 유지 하여야 하는 양반이었기에 단순히 개인 대 개인의 대립이 아닌 양반과 노비라는 큰 틀을 대표하게 되어 서로 한치의 양보도 할 수 없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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