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13 - 4부 1권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 (마로니에북스) 13
박경리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2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광주리 장사로 위장한 강쇠는 길을 가다 일본 놈 자전거에 치어 다쳤건만 오히려 파출소에 끌려가 며칠 동안 시달림을 당하고 풀려난다. 강쇠만 억울한 것은 아니고 식민지 백성 전체가 설움을 당해야 했다. 농민들은 잡초처럼 뽑혀 나가면서 굶주렸고, 돈이 있어도 빌어 먹는 시늉을 해야 하는 삶이었다. 이것이 백성들이 원하는 삶이었을까? 귀족 칭호를 받고 떵떵 거리는 조용하를 비롯한 기득권들은 나라가 있어도 건재하고 나라가 없어도 아무 문제가 없다. 도대체 이런 법이 어디 있단 말인가?

이러니 민초들의 삶 자체가 한이 아니겠는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는 말이 있는데 송관수나, 주갑이, 석이, 조병수 같은 인물은 한을 한으로 풀지 않고 대의에 동참하여 아름다움으로 승화시켰다.

많이 배우고 실천하지 않으면 무슨 소용이 있는가? 많이 배우지 못했더라도 타인을 위하고 대의를 가지는 것이 훨씬 아름다운 일이다.

평사리의 정신적 지주 겸 실제 지주였던 서희는 타인의 눈에 비춰졌을 때는 깐깐하고 대차며 피도 눈물도 없이 강해 보이지만 내면은 남편이나 장성한 자녀에게 조차 기대 할 수 없는 외로운 존재였다. 남편인 김길상은 대의를 위한다는 명목아래 처자식을 방치한 상태였으므로 실감할 수도 없고 환국이나 윤국 또한 가문유지나 재물에는 관심도 없고 자신의 색깔을 가지려는 것을 서희는 두려워 하는 것 같다. 기업 오너와 똑 같다. 사장은 고독하고 외로운 존재라고 했는데, 일본 순사들 조차 함부로 어찌할 수 없는 인물이었지만 서희는 외롭고 고독했다.

인간은 익숙하지 않는 것에 대해 불편함을 느끼기도 하지만 미지의 것에 대한 동경도 갈망한다. 조용하는 귀족으로 중인인 명희가 그리 탐탐하진 않았지만, 명희의 꺾일 줄 모르는 자존심과 흐트러짐 없는 태도에 매력을 느꼈고, 그보다 큰 이유는 동생 조찬하가 명희를 좋아하는 것을 못 견디어 하는 것 같다. 명희가 계륵인가? 내가 가지기엔 좀 부족하고 남 주기엔 아깝고 .....ㅋ 하지만 용하는 임명빈을 불러 이혼을 하겠다고 통보하고 명희는 동의하고 여수에 있는 길여옥을 찾아가 안정을 되 찾는다.

일본인 오가타는 육군 소장으로 퇴역한 백부 겐사쿠가 자신의 딸 지에짱과 결혼하고 자리를 잡으라고 하자, 그는 은실을 잊지 못해 결혼을 거부하고, 중국으로 떠난다고 통보하고 누나 유키코집을 향하는데, 조카 시게루로 부터 이순철과 길상의 아들 환국이 이야기를 듣는다.

일본 상류사회는 혈종을 중시 하기 때문에 근친혼이 유효했던 것 같다. 왕족 사회였던 영국에서도 그랬고, 우리나라는 신라의 경우가 근친혼을 했었다. 이종교배가 강한 종을 만든 다는 사실을 몰랐던 모양이다.

지식인이라면 모르는 것을 공부해야 하고 공부해서 알았거든 실천해야 하는 것이 지식인의 길이다. 이런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국가는 성장한다. 정부 정책에 사사건건 시비 거는 것도 국가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이 될 수 있지만 국민을 위한 정책보다 기득권 자신들을 위한 정책이 될 때 국가발전 저해 정도가 아니라 국가 존폐의 기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지 말아야 좋겠다.

신간회라는 용어가 나오는데 대충은 알고 있지만 신간회가 무엇인지 알아보자.

민족 유일당 민족협동전선이라는 표어 아래 민족주의를 표방하는 민족주의 진영과 사회주의 진영이 제휴하여 창립한 민족운동단체이다. 안재홍, 이상재, 백관수, 신채호, 신석우, 유억겸, 권동진 등 34명이 발기 하였다. 관수, 동진이라는 인물이 낯 익다. ㅋㅋ

이들의 정책은 첫째 조선민족의 정치적, 경제적 해방의 실현, 둘째 전 민족의 현실적 공동이익을 위하여 투쟁, 셋째 모든 기회주의의 부인 이었다. 그러나 주요 직책을 민족주의 진영에서 주도하는 바람에 사회주의 진영의 불만이 쇄도 하였다. 이렇게 내부적 갈등은 있었지만 언론, 집회, 결사, 출판의 자유 쟁취, 청소년, 여성의 평형운동 지원, 파벌주의. 족보주의 배격, 동양척식회사 반대, 근검절약운동 전개 하면서 일본까지 세력을 확장하여 4만 여명의 회원을 확보하였다. 이에 일제 탄압이 거세 지면서 독립운동을 위한 민중대회 계획이 발각되면서 조병옥, 이관용, 이원혁 등 주요인사 44명이 체포되면서 신간회의 근간이 흔들리게 된다. 나라를 빼앗겼음에도 불구하고 이전투구 하는 것을 보면 누군가가 우리나라 국민성을 표현하기를 '모래알'이라고 했는데 딱 들어 맞는 장면이다. 이로 인하여 조선중앙기독교청년회에서 대의원 77명이 참석한 가운데 해소결의를 하면서 발족한 지 4년 만에 해산되었다.

공동의 목표가 있으면 목표에 도달될 때까지 협력하고 목표에 도달 후 아전인수를 하던 이전투구를 했었어야 하는데 목표가 도달되기도 전에 밥그릇싸움이 시작되었으니 모임이 잘 될 턱이 없었다. 우리나라 현재 상황에 이와 다르지 않다. 대의를 위한 일에 사익이 들어 가서는 절대 안 된다. 범인들은 다 아는데 왜 높은 사람들은 그걸 모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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