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하지 않는 순간에 일어나는 흥미로운 일들
빌리엔 & 오르바르 뢰프그렌 지음, 신선해 옮김 / 지식너머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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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제목처럼 우리가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 있을까?  멍하니 창 밖을 보고 있어도 뭔가를 보고 있는 것이고, 맹목적으로 버스를 기다리거나 줄을 서고 있어도 뭔가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뜻은 무엇일까? 아마도 생산성이나 효율성 측면을 고려한 것이 아닌가 싶다.

그렇다면 생산적이지 않거나 효율적이지 않으면 무의미 하다는 것인가? 책을 읽은 지 꽤 오래 되어서 저자가 어떻게 결론을 내렸는지 생각이 나지 않지만 개인적으로 무의미 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 휴식이 없는 인간의 삶을 상상해 보라.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결국 여기에 큰 의미를 갖는 것은 좀 그렇고, 현상학이라는 학문을 접했다 정도로 마무리 하면 어떨까 생각한다. 깊게 파고 들면 철학적 분석이 필요하므로 점점 어려워진다.

이 책의 구성은 크게 기다림, 일상의 습관, 공상, 현대 사회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다는 것 이렇게 4개의 chapter로 나누어져 있다.

기다림은 오랜 시간에 걸쳐 형성된 개념에 대한 학습과 윤리원칙이 반영되었고, 기다리면서 불안감과 감정적 에너지를 가지는 것은 새롭게 정립된 시간 개념 때문이라고 한다.

나태한 시간을 경시하고 생산적인 시간을 존중하는 시대이기에 시간 낭비는 불안감의 원인이 되는 것이다.

우리가 기다림의 이미지를 떠 올리면 첫째 지루하다. 둘째 시간이 평소보다 더디게 가는 느낌이다. 셋째 시간을 낭비하는 것 같이 느껴진다.

이렇듯 기다림은 우리에게 손해인 것처럼 보이지만 관점에 따라 전혀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고 한다. 기다리는 상황에서 몸은 거기에 있지만 마음은 다른 곳으로 자유롭게 다닐 수 있고, 기다림에는 끝이 있다는 것이다. 결국 기다림에는 이중성이 있으므로 본인이 유리한 방향으로 끌고 가라 뭐 이런 뜻 인 듯.........

일상은 매일 반복되는 것을 말한다. 이것이 삶을 안전하게 지탱해주는 것일 수도 있고 단조로운 일상에 갇혀 성장을 막아 버릴 수도 있다. 일상의 습관 또한 기다림과 마찬가지로 이중성을 띤다. 수가재주 역가복주 라는 옛말처럼 물이란 배를 띄울 수도 있지만 전복시킬 수도 있다. 이 또한 본인이 어떤 마음가짐을 갖느냐에 따라 다를 수 있으므로 본인이 유리한 방향으로 생각하면 될 듯 싶다. 개인적으로 틀에 박혀져 있는 삶을 선호하는 편이다.

공상은 현실적으로 실현 불가능한 일을 그리는 것을 말하는 것인데 이 또한 현실도피와 창의력 사이에서 이중성을 갖고 있다. 만약 공상이 없었더라면 우리 사회가 이렇게 발전할 수 있었을까? 우리의 삶은 뻔한 틀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공상이 있었기에 발명품이 나오고, 사회가 발전한 것이다.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보라는 말이 있듯이 작은 것에 얽매이지 말고 크게 보면 쉽게 답을 찾을 수 있을 듯.......

프로이트에 의하면 공상은 부끄럽게 여겨 남에게 숨기는 반면, 꿈은 아무리 터무니 없어도 편하게 이야기 하는 경향이 있다. 꿈은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는 일이지만 공상은 개인의 의지가 개입되었다고 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현대사회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다는 것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현대사회에서 독자성을 확보하지 못한 것이다.

사소해 보이는 개개인의 일상이 사회 공동의 이해를 기반으로 이뤄지고 문화적인 소통 및 재생을 통해 체계화 된다. 개인과 사회를 잇는 다리와 같은 역할이 일상의 근간이라는 것이다.

많은 사례와 철학적 이론을 들어 복잡하고 어렵게 돌아왔지만 결론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순간(기다림, 공상, 일상의 습관)들이 결국 흥미로운 일(개인과 사회를 잇는)을 하고 있는 것이다.

도입은 일상생활에서 나타나는 사례를 들어 흥미를 주었고, 이에 대한 배경으로 철학자들의 이론을 들었지만 결국은 맨 마지막에 결론을 내 주었다.

책 읽은 지가 오래 되어 잊고 있고 있었는데 리뷰 쓰면서 답을 얻게 되어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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