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 정구현 전 삼성경제연구소장이 내다본 한국경제의 기회와 위험
정구현 지음 / 청림출판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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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강점기를 거치고 숨 고를 틈도 없이 한국전쟁을 맞아 폐허가 되었던 우리나라가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 되었다. 이는 모든 여건들이 잘 맞아 떨어진 탓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근면한 국민성이 가장 크게 작용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저자의 주장처럼 지난 60년 동안 앞 주자만 보고 거침없이 뛰어 왔는데 고개를 들어 보니 앞에 주자가 더 이상 없다. 과연 앞 선 주자가 없는 것에 만족하고 숨을 고르며 쉴 것인지 아님 주자와 관계없이 미래를 위해 좀 더 뛰어야 할 것인지 결정 해야 한다. 지난 60년보다 미래의 15년이 우리나라 백년대계를 결정지을 중요한 시기라는 저자의 주장이다.

저자는 향후 15년간 발생 될 이슈로 대외적으로는 중국의 급부상과 북한 체제의 불안정을 꼽았고 대내적으로는 인구의 고령화, 그간의 성공으로 인한 국민들의 나태함, 이익집단의 고착화, 변화를 주도할 리더십의 부재, 고 비용 구조 등을 꼽았다. 저자의 서술한 사항을 들여다 보고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바를 살펴보자.

첫째 중국의 급부상 - 중국은 4대 문명의 발상지로 오랜 역사와 전통 그리고 12억이 넘는 인구를 가지고 있다. 이는 중국이 갑자기 급부상한 것은 아니고 과거에서부터 지속 되어온 것이 아닌가 싶다. 그 동안은 리더십의 부재로 웅크리고 있었지만 향후 엄청난 성장을 가져 올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중국은 지정학적으로 우리나라와 밀접하기도 하지만 역사적으로 많은 대립 관계를 형성해 왔고 침략도 많이 받았다. 중국이 부상할수록 우리는 과거의 중국을 잊지 말고 현명하게 대처해나갈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모든 패권 국가들이 자국의 이익과 대치될 때 상대국을 굴복 시켰듯이 미래에도 이런 일들이 수시로 발생될 것이라 생각한다.

둘째 북한 체제의 불안정 - 김정은이 권력을 승계한지 2년이 되어간다. 김정일 사망 후 북한체제가 급격하게 무너질 것으로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풍파가 없는 듯 하다. 하지만 연일 강경일변도였던 북한이 최근 이산가족 상봉, 개성공단 정상화, 금강산 관광을 재기하려는 움직임이 보인다. 북한의 체제에 이상이 생긴 것인지 아님 자신들의 이익을 취하기 위한 기망 행위인지 모르겠지만 겉으로는 화해 제스처에 화답을 보내고 속으로는 그 들의 움직임을 주시한 체 통일이 되었을 경우 통일 비용에 대한 부분의 재정 문제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중국이나 미국, 일본, 러시아 등 남북한 대치 국면에 이해관계가 있는 국가들도 순전히 남북한만의 이익은 바라지는 않을 것이다. 대안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전 방위적인 통치와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셋째 인구의 고령화 - 우리나라의 경우 출산율이 세계 최저이다. 현재는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것은 아니지만 출산율이 지속적으로 줄어 향후 노동력의 부족 등으로 국가 전체가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다. 기본적으로 노동력이 줄면 생산이 줄고, 소득이 줄고, 수출이 줄고, 결국 세수가 줄어 국가의 정책을 펼치기가 어렵게 된다. 이에 국가는 여러 출산 장려 정책을 내 놓고 있지만 출산율이 크게 증가되고 있지는 않는 모양이다. 개인적으로 양육비가 크게 부담되지는 않았으나 사교육비가 많은 부담으로 다가왔다. 이에 대해 부모가 문제라고 지적하는 이도 있겠지만 우리나라 공교육이 큰 문제이다. 과연 명판만 내세운 대학 졸업장이 꼭 필요한 것인지 리더들이 생각해 봐야 할 문제이다. 개인적으로 독일의 마이스터 제도등이 적극 도입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넷째 이익집단의 고착화 등 이익집단은 각 계층들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정부에 압력을 가하고, 정부 정책을 감시하고, 국민의 의사를 정부에 제공하는 역할 그리고 서로 다른 이익을 추구하는 집단들 간 경쟁을 통하여 조화와 균형을 이루는 장점도 있지만, 각 계층들 간 소수 즉 각자의 이익을 달성하려는 의도로 공익과 충돌하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국민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일방적으로 정책 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할 단점도 있다. 정부는 이를 적절하게 이용하여 변화를 주도해야 한다. 이것이 리더의 역할인데 저자는 변화를 주도할 리더십의 부재도 문제점으로 꼽았다. 국민들의 손에 뽑힌 선출 직이다 보니 국민의 눈치를 보고 포플리즘에 빠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더라도 미래를 생각하는 리더라면 원만하게 해결될 리더십을 발휘해 줬으면 한다.

다섯 고 비용 구조 - 최근 GM이 우리나라에서 철수 한다고 한다. 이면을 들여다 보면 노동시장의 경직성과 고령화 그리고 고임금으로 인한 국제 경쟁력이 약화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현대, 기아 차 노조가 사측과 대립하고 있다. 이들의 평균연봉이 일억에 가깝다고 한다. 물론 잔업수당이나 성과급등이 포함되어 있겠지만 1억이면 샐러리맨 중 상위 10% 안에 들것이다. 돈을 많이 받는다고 죽은 듯이 있으라는 것은 아니지만 자신들로 인하여 많은 기업들이 국내에서 철수하고 국민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가져 사회문제가 된다면 좀 자제가 되어야 할듯하다. 고 임금이면 생산성이라도 높아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노동시장의 경직성과 고령화, 고임금으로 인해 국제 경쟁력이 약화되면 기업의 국내투자는 위축 될 수 밖에 없다. 결국 국가 구조의 악순환 역할을 하는 것이다. 노조운동도 시민운동의 일환이므로 본인들의 욕구가 어느 정도 충족되었으면 비 정규직의 복지에도 조금만 신경 써주면 좋을 텐데 그것이 어려운 모양이다.

이러한 이슈와 문제점이 있는데 대안은 무엇인가? 저자는 첫째 한국경제 발전의 근간이 된 성과주의를 인정하고 계승해야 한다. 그리고 인센티브 제도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며 개인과 기업의 충분한 보상이 이루어 져야 경제가 발전한다. 둘째 정치가들의 무분별한 경제 민주화가 시장경제를 저해할 수 있으므로 정부의 역할을 축소해야 한다. 셋째 정부주도의 창조경제가 민간부분의 자율성을 위축시키고 있고, 정부는 일자리 창출에 노력하는 것 보다는 혁신과 효율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넷째 성장방정식으로 제조업을 바탕으로 서비스업을 제3의 성장기둥으로 삼아야 한다. 제조업은 국제화가 필요하고 고부가가치를 위해서는 우수한 인력공급과 노동시장 유연화가 필요하고, 서비스업은 집중적인 투자, 인력 양성, 노하우 강화 등을 통해서 생계 형에서 벗어나야 한다. 다섯 소득 불균형은 조세와 사회복지로 완화하는 시스템으로 해결해야 한다. 좋은 대안 여부는 모르겠지만 왠지 국민 대다수가 지지 하지는 않을 것 같은 대안인 듯싶다.

또한 저자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공정위 전속 고발권 폐지, 일감몰아주기 규제, 순환출자 제한, 금산부리 강화, 중간지주회사 제 도입에 대한 반대입장을 표방하였다. 저자가 삼성과 현대에 몸담았고, 보수를 지향하는 학자인 탓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무리일 수도 있지만 제시한 대안이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접근 방식은 아니고 다년간 자신의 경험과 지식에 의존한 자신의 생각이라고 생각하다. 물론 저자가 독자에 비해 훨씬 많은 경제적 지식을 가진 건 사실이지만 그 말이 진리일 순 없다.

시대가 변하면 변화에 맞춰 정책들이 실현되어야 한다. 그러나 저자는 신 자유주의를 표방한 듯 하다. 중소기업과 대기업, 정규직과 비 정규직, 재래시장과 대형마트 등 주류와 비주류간의 제로섬게임에서 주류의 입장만 대변하는 저자의 태도에 거부감을 느낀다. 점심다운 점심을 대접한 적도 없으면서 공짜 점심은 없다는 사실을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라는 말에 실소를 금할 수 없다. 국가가 성장 동력은 국민들이다. 다수의 국민을 이롭게 하는 정책이 나와야 훌륭한 정책인 것이다. 개인적으로 소수가 국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보다 다수가 나누는 것이 훨씬 좋을 것 같다. 노블리스 오블리주라는 말이 있듯이 사회 지도층들이 베풀 때 나눔이 실현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런데 현실은 어떠한가? 전직 대통령, 고위직 공무원, 대기업 회장 어느 한 사람 이를 실천하는 자들이 있는가? 개인적으로 저자의 전반적인 경제 지식에 경의를 표하지만 대안을 제시하지 않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경제 연구소 출신답게 많은 현실적인 자료가 이해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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