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9 - 제3부 불신시대 조정래 대하소설
조정래 지음 / 해냄 / 2007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1975년에 외채상환 능력과 원유를 사들일 외화가 부족하여 박정희는 외화를 조달할 목적으로 사우디아라비아에 조사단을 파견하여 건설 공사 여부를 조사시킨다. 이에 조사단은 이슬람국가로 매춘사업과 술이 없고, 건설 시 필요한 물이 부족하고 사방이 모래뿐이어서 노동자들이 일할 수 없는 조건이라고 보고 하였다. 이 보고로 박정희는 사우디 공사를 포기하려 하였는데 옆에 있던 정주영이 술과 여자가 없으면 노동자들이 번 돈을 탕진하지 않고 모두 국내로 송금하니 근로자와 국가 모두 부자가 되고, 모래는 건설자재가 되니 자재 수급이 용이하고, 물 부족은 바닷물을 끌어다 담수를 만들면 된다고 보고하여 사우디아라비아 건설공사가 시작되었다는 일화가 있다. 문태복은 월남에 갔다 왔지만 노름 때문에 돈을 탕진하고 택시 운전을 하고 있지만 그것 만으로는 도저히 생활이 되지 않아 신혼이지만 사우디아라비아의 건설 노동자로 가게 된다.

이 시기 우리나라에 새마을 운동이 일어나며 엄청난 건설 붐과 시멘트 시대가 열렸다. 이 당시 새마을 노래가 생각난다. ‘새벽종이 울렸네 너도 나도 일어나 새마을을 합시다

 

강기수가 아들에게 사업하면서 공무원 대하는 TIP을 주는데 개인적으로 상당히 공감하여 발췌하였다. 관공서 사람들에게 돈 쓰는 것을 아까워하지 말아라. 특히 실무자들에게 건수 마다 돈을 주는 것이 좋고, 돈을 줄 때 아무도 모르게 주고, 그 비밀을 꼭 지켜라. 그리고 그들과 술을 마시지 말고, 값비싼 술은 절대 삼가 하라. 이유는 술을 마시면 실수하기 쉽고 아무리 호화판으로 술을 사줘도 현찰에 비해 고마워하지도 않고 효과도 별로 없다. 돈은 한꺼번에 많이 주는 것 보다 자주 주는 것이 좋다. 사실 과거에 이랬다는 것이 아니라 과거에도 이랬지만 현재도 별만 다르지 않다. 사업을 하다 보면 반드시 공무원과 관계를 갖게 되고 공무원들은 박봉이다 보니 대부분 여기에 걸려들지 않을 수 없다. 그렇지 않은 공무원들도 더러 있지만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듯이 상호성을 갖는 것이다.

 

원병균과 이상재는 신문사에서 언론자유를 부르짖다 신문사에서 쫓겨 났기에 신원조회를 통과할 수가 없어 허진의 동생 허미경의 이름으로 출판사을 등록하고 외서를 번역하여 책을 만들었으나 해적 출판사가 나타나는 바람에 고전을 면하지 못하고 있었다. 여기서 나온 신원조회는 한정치산자나 금치산자, 파산선고 등 법원의 선고사실과 수형사실을 대조하여 것으로 공무원의 임용이나 공익법인 등의 임직원 취임 시 법령에서 규정한 일정한 자격요건에 결격사유가 없는지 조회하는 제도로 현재는 공무원에 한정하여 완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국가가 분단된 상황에서 그 당시에는 신원조회가 훨씬 심했을 것이다.

 

예상대로 이규백은 동생의 데모 때문에 강원도로 인사 발령이 나자 사직을 하고 변호사 개업을 한다. 지금까지는 처가에서 자신의 삶을 좌지우지 했지만 이제부터 자신을 삶을 살게 됨을 축하해 주고 싶다.

 

사회정의와 명분이 중요한 것인지 가족의 안위가 중요한 것인지 이분법으로 나눠 결정하라면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래서 혁명을 꿈꾸는 자는 가족이 있어서는 안되나 보다. 나의 안위를 염려하여 불의와 협력하는 것은 배신이지만 가족의 안위를 위해 정의와 협력하지 않는 것에 대해 손가락질을 하지 못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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