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 12 - 제4부 동트는 광야 조정래 대하소설
조정래 지음 / 해냄 / 2007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전쟁이 종반으로 접어 들면서 일본 육군성의 산하기관인 노무보국회는 전국을 돌며 강제 징용에 열을 올리는 바람에 노동력이 부족하여 농사짓기조차 어려운 실정이 되었다. 징용의 대상이 청소년기도 아직 지나지 않은 15살 아이부터 처자식이 있는 사십 넘은 사람까지 남자라 싶으면 일단 무자기로 잡아 들였다. 주인공들 중 차득보나 서근호 또한 예외가 아니었다. 그러나 정상규의 큰아들 정방현은 만석꾼이었기에 일제에 고액납세를 하고 전쟁후원금도 두둑하게 내는 자였기에 풀려났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돈이면 몇 가지를 제외하고 거의 대부분 해결되는 사회이다. 돈이 많은 사람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세상일 것이고 반대인 사람에게는 지옥일 것이다.   

 

1943년 학병제를 실시하자 고등학교, 전문학교, 대학교에 징집 영장이 일제히 발급되었고 학병 불지원자는 휴학시켜 학도지원병이라 하여 강제 징용을 하였다. 소위 지식인 이라고 알려진 이광수와 최남선은 동경으로 건너가 학생들에게 학병지원 권유연설을 하러 다녔고 모윤숙, 노천명등 내놓으라 하는 지식인들은 친일로 돌아 섰는데, 반대로 가상인물인 정도규와 유승현은 학병 강제징집을 피해 학생들을 지리산으로 피신시키는 은밀한 작업을 하고 있었다. 어쩌면 저자는 지식인이라 하면 최소한 이 정도는 해야 한다는 촌철살인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남자들은 강제 징용에 끌려가고 조선 처녀들을 일본에 취직시켜 준다고 꼬셔서 종군위안부로 보냈다. 사실 종군위안부는 부대를 따라 다니며 위안부라는 뜻인데 자발적인 뜻이 들어 있어서 우리는위안부라고 표현을 한다.

위안부하고 정신대라는 말이 같은 뜻인 줄 하는 사람이 많은데 사실 정신대는 어떤 목적을 위해 솔선해서 몸을 마치는 부대라는 뜻이고 대상이 남자와 여자 모두였고 농촌정신대, 보도정신대, 의료정신대, 근로정신대, 여성정신대가 있었다. 여성정신대가 일본군 위안소로 강제 연행되면서 위안부라 하였다. 이런 끔찍한 일을 저지르고도 피해 당사자한테 사과는커녕 자발적인 행위였다며 떠들고 다니는 덜 떨어진 일본 우익정치인들이 수두룩하다. 극악무도하고 후안무치한 행동이다. 일본이 제 아무리 경제대국이라 하더라도 과거가 정리되지 않은 한 이들은 절대 국제사회의 리더국이 될 수 없다. 인간사에 가장 중요한 관용을 고려하지 않는 국가는 쇠망만이 기다리고 을뿐이다.

이뿐만 아니라 근로정신대에 끌려갔던 사람들은 공사가 끝나자 방공호에 몰아 넣은 뒤 기관총으로 난사하여 죽여버렸다.

정확한 통계 여부는 확인 할 수 없지만 자료에 의하면 군인으로 60만 명을 강제 징용했고, 30만 명을 위안부와 정신대로 보냈으며, 사십만 명을 학도병 및 징용으로 징병 했다. 징집된 학도병을 중국, 버마등으로 파견을 보냈는데 그 중에서 최악은 버마였다. 일본은 더 이상 가망이 없다고 생각하는 곳에 조선 학도병을 대거 투입했던 것이다. 예상대로 미국, 영국, 소련의 연합군이 전쟁에 승리하고 일본은 패망을 하였다. 그러나 해방의 기쁨도 잠시였고 소련에서는 노예와 같은 생활을 하고 있었고 중국에서는 중국인들이 조선인들을 일본인 주구라 하여 무차별적인 테러를 감행했으니 조선인들은 말로 표현 못할 고초를 겪었던 것이다.  

아리랑 12권을 읽고 나니 시원함 보다 뭔지 모를 압박이 몰려왔다. 제발 높으신 자리에 있는 양반들 사익 보다는 국민의 이익을 먼저 생각했으면 좋겠다. 두 번째로 국민성도 바꿔야 한다. 반대를 위한 반대, 지역주의, 학연주의 이런 것 더 이상 없었으면 좋겠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딱 하나 국민을 위한 일에 모두가 동참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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