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줴의 겨울
디안 지음, 문현선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책을 읽기 전에 작가의 약력이나 배경을 먼저 확인하는 버릇이 있는데 이 소설의 작가인 디안은 생각 보다 훨씬 놀라웠다. 그를 나타내는 수식어를 살펴보면 굳이 그를 보지 않아도 가름이 가능할 정도였다.‘신세대작가나이가 83년생이니까 30세 미만이므로 충분히 신세대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그의 작품 속에서는 전혀 어려 보이지 않았다.‘얼짱 여 작가인터넷이나 책 표지의 사진을 보면 상당한 미모를 가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부호작가인세만 이백사십만위안이라고 하닌가 원화로는 사억이천이 넘는 돈이다. 또한 그의 부모님은 노벨 문학상에 거론될 만큼 국제적으로 잘 알려진 작가이다. 수 많은 수식어들이 하나 같이 긍정적인 말들이다.

 

젊은 사람이 쓴 소설에 무슨 큰 이슈가 있겠어? 책의 후반부로 갈수록 이런 내 생각이 잘못되었음을 인지 하였다. 소설을 그리 많이 읽는 편은 아니지만 다른 소설과는 다른 특유의 색깔이 있었다. 가족애를 담은 소설이지만 그 속에 미묘하게 이성간의 사랑이 가미된 듯함을 느꼈고, 피해자인 듯 보이는 인물이 가해자로 반대로 가해자가 다시 피해자가 되는 기법을 연출하여 책을 읽는 내내 즐거웠다. 책을 덮고 나서 후편이 나오겠구나 생각했는데 예상대로 이 책은 롱청 정씨 가족의 연재작 1부이고 2부는 둥니, 3부는 난인이라고 한다. 1부에서는 시줴를 주인공으로 하여 가족관계와 성장과정을 이야기로 풀었다면 2부에서는 큰 아버지 딸이며 사촌누나인 둥니를 주인공으로 하여 디테일이 펼쳐질 것 같고 3부에서는 작은 아버지의 딸이며 사촌누이인 난인을 주인공으로 하여 그로부터의 사건이 전개될 것 같은 느낌이다. 나중에 2 3부가 나온다면 읽어 봐야 겠다.

 

할아버지의 당부대로 큰 아버지의 자식은 동()이 들어가는 이름정둥니둘째였던 시줴의 아버지는 서(西)가 들어간정시줴셋째 작은 아버지의 자식은 남()인 들어간 정난인막내 작은 아버지의 자식은 북()이 들어가 정메이가 주인공들이다. 소설의 맛은 꼬일수록 맛이 더한다. 꼬일 때 마다 반전이 있으므로 독자들은 꼬일수록 열광하는 것이다. 소설의 줄거리를 top – down 방식으로 간단하게 요약해 보도록 하겠다.

둥니는 부모가 있기는 하지만 자신의 누구의 딸인지 정확하게는 모르는 것 같다. 어머니가 시골을 벗어나기 위해 몸을 주고 빠져 나와 아버지와 살게 되었지만 부정을 알게 된 부부관계는 견원지간이 되었고 당연히 딸에게도 소홀해지게 되어 둥니는 셋째 작은 아버지 집에서 살지만 자유분방함에 일찍 사회생활을 하고 결혼 까지 하였지만 다운증후군을 가진 아이를 낳으며 이혼 당하고 다시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만 부모보다는 같이 자라온 사촌 형제자매를 찾아 그 들로부터 위로를 받는다. 그들 부모 역시 너무 사랑하였기에 싸운다는 모순 아래 최후를 맞이한다.

 

시줴의 아버지는 설계회사에 다녔는데 심각한 심장질환 때문에 죽었는데 이 충격으로 어머니까지 자살하는 바람에 졸지에 고아가 되어 작은 아버지 집에 들어가 살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작은 아버지는 아버지로 작은 어머니는 어머니로 둥니는 누나로 난인은 동생 삼아 가족을 이루었다. 때문에 그는 가족에 대한 애틋함이 있었고 가족의 행복을 위해서는 모든 것을 양보하는 것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였다. 그는 사범대학을 졸업하고 막내 작은 아버지가 교사로 있고 누나와 동생이 나온 학교의 물리 선생으로 교편을 잡는다. 하지만 결혼을 약속하고 자신의 아이까지 임신했던 천옌이 과거 막내 작은 아버지의 연인 이었던 탕뤠린 이었으며 결국 그가 시줴의 작은 어머니가 된다. 그는 불행을 그대로 받아 들여 자신의 것으로 승화시키는 재주를 가졌다. 누구를 원망하거나 탓하는 것도 없이 자신의 사명인양 바보같이 받아들여 독자의 마음을 아리게 만들고 있는 것이 작가의 의도로 보인다.  

 

난인의 부모는 셋째로 태어났지만 형님들의 자식들을 거두어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만들어 주었다. 소설에만 있는 인물들로 현실에는 절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두 언니 오빠와는 비교도 될 수 없는 가정의 외동 딸로 태어나 부모님의 사랑은 물론이고 언니 오빠의 사랑까지 듬뿍 받은 축복받은 아이지만 아직 철부지 아가씨이다. 그녀 또한 어리지만 현재 대학교 2학년생이고 서류상 결혼까지 한 몸이다. 난인이라는 인물을 보면서 느낀 점은 사랑을 받고 자란 아이는 자유분방하지만 긍정적인 사고를 가진다는 사실을 알았다.

 

막내 작은 아버지는 시줴와 같은 학교에서 문학을 가르치고 있다. 10여 년 전에 학생과 불미스런 사건에 연루되어 아내와 이혼하고 사건에 연루된 여학생은 학교를 그만두고 자신은 학교에서 왕따로 떠 돌며 독신생활을 하고 있던 중 조카의 시줴의 연인이 과거 자신과 불미스런 사건에 연루되었던 여학생이었음을 알고 서로의 마음을 재확인하여 조카를 버리고 사랑을 찾아 결혼에 성공하고 베이베이까지 출산을 한다.  

이들 가족 외 등장인물이 몇 명 더 있는데 소설에서 큰 비중을 차지 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이 소설은 액자소설로 이야기 속에 또 이야기가 지속적으로 전개된다. 소설 평론가는 아니지만 전개가 짜임새가 있고 캐리터들의 개성이 너무나 제각각 인 부분이 이 소설의 특징이며 좋았다. 소설은 반전을 가져올수록 독자들의 흥미를 유발 시킨다. 자잘한 반전과 큰 반전 적절하고 조화를 이루었다. 자잘한 반전은 장이가 시줴의 삼년 선배였지만 동갑이었고 시줴를 사랑했지만 그녀는 유부녀였다는 것과 자신이 믿고 의지 했던 누나 둥니는 시줴 곁에 있는 여자는 모두 잠시 거쳐가게끔 하면서 오히려 자신이 시줴를 사랑했던 점이었고 가장 큰 반전은 시줴의 여자 친구가 과거 막내 삼촌의 연인 이었다는 부분이었고 등장인물들 중 가장 사랑하는 관계는 견원지간으로 알고 있었던 큰 아버지 부부였다는 점이다. 여행 중 기차에서 쓴 글이라 정신 없이 리뷰를 쓴다. 여행 중에 숙제가 있으면 자유로운 여행이 되지 않을까 부랴 부랴 쓰고 즐기려는 이기적인 생각에서 이다. 이러면 작가와 출판사에 미안한데..ㅋㅋ  그렇지만 분명한 사실은 꼼꼼하게 잘 읽었고 충분히 타인에게 추천해 줄 수 있는 소설이라는 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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