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한국문화>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왕세자의 입학식 - 조선의 국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키워드 한국문화 4
김문식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왕세자의 입학식만으로 책한권이 나올 수 있는 분량이라니. 왕세자의 입학식은 어떠했고, 어떤 의미를 가졌는지 함 둘러보자.

   
 

왕세자 : “집안으로 들어와서는 효도하고 집 밖으로 나가서는 공손히 하라”고 했는데, 효도를 하려면 무엇을 먼저 해야 합니까?   
남공철 : 효도하는 절목을 갑자기 모두 말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덕을 닦고 착한 행동을 하는 것을 근본으로 삼아야 하니, 부모님의 마음을 기쁘게 하는 것보다 더 큰 것이 있겠습니까? 또한 수신(修身,자신의 몸을 수련함)은 제가(齊家,집안을 다스림), 치국(治國,나라를 다스림), 평천하(平天下,천하를 다스림)의 근본이 되는 것이므로, 효도하는 큰 근본으로는 이것보다 더한 것이 없습니다.
- 아홉살의 효명세자(순조의 맏아들)의 입학식中

 
   

교육의 시작! 인성교육
왕세자의 통과의례에는 책봉례, 관례, 가례, 성균관 입학례 같은 것이 있었다. 입학례는 왕세자가 성균관을 방문하여 박사에게 수업을 받는 의식인데, 책봉례나 관례, 가례를 치르는 무렵에 거행되었다. 왕세자가 입학례를 치루는 시기는 ‘8살에 소학(小學)에 입학하고 15세에 대학(大學)에 입학한다.’로 평균 열살전후였다고 한다. 지금으로 보자면 초등학교 1-3학년쯤 되겠다. 이때 배우는 것이 ‘소학’으로 쇄소(灑掃,물뿌리고 빗자루로 마당을 씀), 응대(應對,부르는 소리에 응답), 진퇴(進退),나아가고 물러감)의 예절을 배우고, 15세가 되면 수기(修己, 자신을 수양함)와 치인(治人,다른 사람을 다스림)의 학문인 ‘대학’을 배우게 된다. 성인의 학문이며 치자(治者)의 학문인 대학교육으로 나아가기 위한 그 첫걸음을 예절로 본 것인데 아이의 다양한 학원 스케쥴을 짜고 있는 요즘 엄마들이 새겨들었음 하는 부분이다.

국가적 행사였던 왕세자의 입학식을 통해 국민들에게 윤리를 전파함
왕세자의 입학식은 6가지 절차로 이뤄어지는데, 궁궐을 나서서 성균관 대정전에 도착후, 공자와 네 성인의 신위에 술잔을 올리고, 명륜당 밖에서 문안에 있는 스승에게 가르침을 청하고, 스승에게 예물을 드리는 의식을 마친뒤 스승에게 교육을 받는다. 스승은 동쪽계단을 이용하였고, 동쪽에 앉아 책상을 사용했으나 왕세자는 서쪽 계단을 이용하였으며 서쪽에 꿇어앉아 바닥에 업드려 수업을 받았다고 한다. 해가 뜨는 동쪽은 양(陽), 해가 지는 서쪽은 음(陰)에 해당하는데, 스승이 동쪽에 있다는 것은 왕세자보다 우위에 있음을 의미한다. 이를 통해 장유의 도리를 가르친 것이다.

‘예기’에는 입학례에 관한 기록이 한가지 더 나온다. ‘문왕세자(文王世子)’편을 보면 “한가지 일을 실천하여 세가지 선을 이루는 것이 바로 왕세자의 입학례이다. 사람들은 세자가 입학하여 나이에 따라 양보하는 것을 보면서 부자(父子)의 도리, 군신(君臣)의 도리, 장유(長幼)의 도리를 깨닫게 된다”고 했다. 여기서 세가지 선이란 부자, 군신, 장유의 도리를 실천하는 것을 말하는데, 백성들이 왕세자가 성균관에 도착한 이후 스승에게 제자로서의 예를 갖추면서 입학하는 의식을 지켜보면서 자신들도 일상생활에서 윤리를 실천할 것을 자극받게 된다는 말이다.  
   

역사서를 보다 재미있게 보려면…
<왕세자의 입학식>은 여러 문헌적 고찰을 통해 조선시대 왕세자의 입학식의 역사를 정리해 들려주고 있다. 왕세자의 교육에 대한 부분도 살짝 기대했었는데 제목 그대로 ‘입학식’에 대한 내용이다. 짧지만 다소 딱딱한 역사서인지라 평소 국사에 관심이 많지 않았다면 쉽게 재미를 느끼기는 어려운데, 책 곳곳에 숨어있는 입학식의 의미를 찾아 읽어 본다면 좀더 수월하게 책을 볼 수 있을 듯 하다. 왕세자의 입학식이 대강당에서 이뤄지는 지금의 입학식과는 차원이 다른 국가적 행사였다는 점에서 6가지 절차에 따른 당대의 그림을 보는 것도 새로운 경험이다. 조선시대의 교육적 철학과 왕세자의 입학식을 통해 국민들에게 보여주려고 했던 것은 무엇일까를 생각하면서 읽는다면 읽는 재미를 더할 수 있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