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사교육>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굿바이 사교육 - 내 아이를 학원에 보내고 싶지 않은 학부모를 위한 교육 필독서
이범 외 지음 / 시사IN북 / 2010년 1월
평점 :
품절


최근에 아이의 첫동화책 전집을 고를 일이 있었다. 주위의 선배 엄마들에게 물어보았더니 이것저것 줄줄이 나왔다. 애플비두 좋구요, 웅진다책, 푸르미등등. 그중 어떤 전집의 구성에는 이미 영어 동화가 10권이나 포함되어 있었다. 본전 생각에 이왕이면 영어도 함께 포함되어있는 구성이면 좋겠다 싶은 생각도 들었다. 선배 주부에게 또 조언을 구했다. 애는 영어 언제부터 시작했어요? 아기 벌써 영어 동화책 필요한가요? 쏟아지는 전집리스트에 머리가 뒤죽박죽이 되었다. 이왕이면 신체발달, 언어발달등등 다양한 발달을 골고루 할 수 있는 동화책 구성이면 좋겠구, 그림도 좀 훌륭했으면 좋겠고, 글 내용도 나무랄데 없었음 하고…거기에 영어까지?! 머리가 터질 것 같았다. 자! 이 시점에서 우리아이의 상태를 점검해보면, 우리 맏이는 다음달에 돌을 맞는 11개월이닷!; 대학교 졸업하고 나면 사교육과는 영영 작별일 줄 알았는데, 아이가 생기고 나니 또다시 그 답안 나오는 사교육의 바다로 슬슬 빠져드는 기분이다.

나의 ‘전집고르기’ 에피소드는 누가봐도 오버일 것이지만, 만1세부터 시작할 수 있다는 월간 학습지 샘플이 집으로 날아들고 있는 상황을 보면 사교육의 시작이 초등도 아닌 유아, 영아까지 내려왔다는걸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것을 시작으로 앞으로 20년간은 족히 사교육 시장을 헤메야 할 것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한숨이 나온다. 현 교육상황에 대한 불평과 비판을 열심히 해도 본인 스스로 교육의 철학을 갖고 행동에 옮기기는 참 어려운 듯하다. ‘우리 아이는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였음 해’라는 용기를 20년동안 끝까지 실천하기 위해서 내게 확고한 기준이 필요했다.

때마침 <굿바이 사교육>이라는 책을 소개 받았다. 책을 읽고 있자니 부모님이 벌써 사교육 걱정을 하냐고 타박이시지만. 나만의 교육철학을 세우기 위해서는 현재 교육은 어떠한 상황인지 알아야 할 필요가 있었다. <굿바이 사교육>은 사교육걱정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모인 사람들의 강의내용을 단행본으로 만든 것으로 현 교육정책의 문제점과 부모의 잘못된 교육법을 지적하고 부모들에게 교육적 철학을 갖고 사교육없이도 잘난 내아이를 만들 수 있다는 용기를 심어주고 있다.

사교육걱정없는 세상은 아이들을 스스로 공부하는 창의적인 인간으로 길러냄과 동시에 사교육 부담을 가져오는 무익한 입시전쟁을 끝내자는 운동으로 7인의 강사들은 그 철학과 실천을 보여준다.사교육계의 스타강사에서 교육평론가로 전직한 이범 교육평론가는 우리나라의 교육문제와 대학선발제도의 문제점, 서구 선진국의 교육제도에 대한 대다수들이 갖고 있는 단편적인 이해와 오해를 알려주고 있다. 고교등급제, 입학사정관제등 현정부가 들고나온 교육제도의 문제점을 전문적으로 분석하고 있는데 나름의 개혁방향을 제시하고 있어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꼼꼼히 읽어볼만 하겠다.   

사교육없이도 모국어에 가까운 영어실력을 갖추게 한 ‘솔빛이네 엄마표 영어연수’의 저자 이남수 영어전문가는 우리가 모국어를 배웠던 방법처럼 영어도 듣기-말하기-읽기-쓰기로 진행하라고 강조한다. 솔빛이네 엄마의 영어학습법을 듣고 있자니 우리가 참 크면서 많은 것을 잊어버리고 산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방법들이 모두 새롭다기 보다 초중고등학교를 거치면서 수없는 시행착오속에서 이미 얻어낼 수 있었던 방법인데 왜 자녀를 키울때는 자신의 실패 경험속에 얻은 지혜를 발휘하지 못하는지..이런 사고 역시 주입식 교육의 폐해가 아닌가 싶었다.

책에서는 현교육정책, 영어교육법과 함께 정말 중요한 교육 철학과 부모교육에 대한 강의가 이어진다. 교육의 본령에 충실한 학교를 통해 사교육이 없는 학교를 만들어가자고 강조하는 이유학교 이수광 교감. 아이 스스로의 선택을 강조하는 신을진 교수. 부모의 역할은 아이의 지적호기심을 자극하고 아이에게 목적의식을 심어주는 것이 최우선임을 강조하며, 아이의 창의성을 저해하는 교육태도를 가진 문제어른에 대해 통렬하게 비판한 조기숙 교수. 인문학을 통해 행동하는 지성을 가르치고 직접 몸소 보여주고 있는 인디고 서원 허아람 대표. 안정적인 교사자리를 뿌리치고 사교육걱정없는 세상을 위해 헌신하고 있는 송인수 대표가 들려주는 이야기들은 하나같이 밑줄 팍팍이였다. 사교육을 통해 아이의 지식을 불리는 것이 아닌 아이에게 지적 자극을 주고 동기를 찾아주는 리더형 엄마가 될 수 있도록 안내한다. 읽는 내내 초중고등학교의 교육을 모두 우리 아이의 멋진 삶을 이끌어 줄 수 있는 수단의 하나로 바라볼 수 있는 보다 넓은 시야를 갖도록 노력해야겠다는 강한 다짐을 몇 번이고 하게 했다.

사교육걱정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7인들이 제시하는 교육개혁의 내용들은 부모가 움직여야 하는 부분도 있으나 상당부분 정부가 정책을 세워줘야 하는 부분들이 많아서 이 정책이 도입되지 않고서야 사교육이 없는 세상을, 아니 적어도 사교육 때문에 머리 아파해야 할 날들을 줄일 수 있는 그날이 오게될지 의심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새 일을 시작할 때 당대에 열매를 거두고 끝장을 보겠다는 마음가짐이 아닌 긴 호흡으로 접근하고 내 앞의 사소한 문제에 전심전력을 다하라는 송인수 대표의 조언을 새겨 들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사교육 없는 세상은 ‘이미’ 시작되었으나 ‘아직’ 온전하게 성취되지 않은 긴장속에 있다는 송대표의 말처럼 꼭 그 열매가 10년 내에는 이뤄지길 바란다. 그래서 내 아이가 옆집아이보다 못한 점수를 가져와도, 옆집 아줌마가 훌륭한 학원 리스트와 강사이름을 줄줄이 외워댈 때도 굳건하게 나의 의지를 지키려 노력하게 될 테니까. 내 아이가 온전히 본인의 선택에 의한 행복한 삶을 살기를 바라는 모든 부모가 함께 이 운동에 참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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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22 21: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구웃짜 2010-02-28 07:07   좋아요 0 | URL
도움이 되셨다니 정말 기쁘네요! 모든 내용이 다 쏙쏙와닿지 않을수도 있지만 사교육에대한 고민을 하고 있을 엄마에겐 상당히 힘이되는 책인건 확실한것 같아요. 오늘도 즐거운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