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 밍쯔 - 산양은 천당풀을 먹지 않는다
차오원쉬엔 지음, 김지연 옮김 / 은행나무 / 2009년 6월
평점 :
절판


이번 책은 차오원쉬엔을 두번째 만나는 기회였지만, 처음 만나는 것과 같았다.
내가 처음 차오원쉬엔을 만난것은 [비]라는 작품을 통해서 였다.
[비]가 내리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운명인 것 처럼, 채근과 두원조, 구자동의 삼각관계 역시 운명적으로 다가왔다.
이런 운명론적인 시각을 바탕으로 화려하고, 섬세한 문체가 안개비 내리는 유마지와 함께 기억되는 책이었다.
차오원쉬엔이 유명한 성장소설, 청소년 소설 작가라는 점에서 제대로 전문분야를 접하는 것은 내게 [17세 밍쯔]가 처음이었다.
이번 [17세 밍쯔]는 슬픈 [비]와는 달리 성장소설이었고, 성장 소설의 특유한 구성을 따르고 있었다.
하지만 [17세 밍쯔]는 묘하게 [비]가 연상되는 그런 작품이었다.

밍쯔는 사춘기 소년으로 그에게 운명은 참으로 가혹했다.
아버지는 정신이 오락가락하고, 집안은 너무나 가난했으며, 마을 전체는 피폐했다.
밍쯔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어보였다.
그런 밍쯔에게 새로운 기회가 찾아온다. 바로, 목공견습생의 삶이었다.
밍쯔는 목수 싼스님을 스승으로 모시고, 사형 헤이관과 함께 고향을 떠나 도시로 향한다.
하지만, 새로운 삶이었던 목공견습생 생활 역시 그가 버린 고향의 가난한 삶과 비교해 나은 것이 없었다.
스승 싼스님이 학대를 견뎌야 했고, 도시 어두운 뒷골목에서 방황해야 했고, 경찰 단속을 피해 도망쳐야 했고, 세상의 모진 풍파속에 내몰렸다.
밍쯔와 헤이관은 밝고 화려한 불빛이 가득한 도시의 한구석 어두움 속에서 하루하루 겨우 비바람을 피하고, 입에 풀칠하며 살아간다.
고향과 마찬기지로 도시 역시, 그리고, 주변 어른들은 밍쯔와 헤이관에게 안정되고, 안락한 삶을 보장해 주지 않고, 절망속으로만 몰아갔다.
이런 절망적 상황에 내몰린 밍쯔와 헤이관은 마치 마지막 잎새와 같이 위태위태했다.

하지만, 밍쯔에게는 가진것이 있었다.
바로, 명민함, 손재주 그리고, 순수함과 인간에 대한 사랑, 그리고, 희망이 있었다.
바로 이점이 작가가 밍쯔를 이야기 하는 이유였다.
아이들의 순수함과 희망을 잃지 않는다면, 어떠한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밝은 빛을 찾을수 있는 것이다.
차오원쉬엔의 그 섬세하고 아름다운 문체와 함께 절망속에서 희망을 노래한 이 작품은 꽤나 오래 기억이 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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