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쿠바"라는 나라가 특별해진 이유는 어떻게 보면 단순하고 또 어떻게 보면 쓸데없이 복잡하다. 백년동안의 고독. 이라는 단 한권의 책으로 스페인어권 문학을 새롭게 보게 되었다. 그리고 나의 스페인어권 문학에 대한 관심과 사랑은 자연히 스페인어권 나라로 이어졌고 그렇게 남미에 대한 호기심을 채우기 위해 읽곤 하던 여행기들 속에서 유독 유별나게 구는 그렇지만 호탕해보이는 나라, 쿠바를 발견하게 되었다. 남미의 다른 나라에 비해 여행하기가 수월하지 않은 상황은 더욱 쿠바를 매혹적으로 보이게 한 것 같다. 정보의 부족으로 쓸데없이 신비감만이 조성된 것은 아닐까 싶었던 나의 생각을 이 책, 메구스타 쿠바로 한 방에 날릴 수 있었다! 정말 무섭게 쏟아지는 여행기들속에서 이 책이 특별할 수 있었던 이유는 잘 다뤄지지 않던 남미의 게다가 그 남미의 수 많은 나라들속에서도 "쿠바"라는 나라를 다뤘다는 희소성에 있는 것이 아니다. 감상적인 글로 독자들을 "여행자"라는 낭만적인 상황으로 끌어들이는 재주를 부리는 대신 담담하게 그래서 어쩔 때는 무뚝뚝해 보이는 말투로 하지만 결코 차갑지는 않은 따뜻한 시선으로 "쿠바"를 바라보고 그런 시선으로 들려주는 여행이야기가 있기 때문에 이 책은 특별하다! 의외로 솜씨있는 말투보다 투박하기까지 한 묘사가 쿠바의 생생한 현장감을 전해주기까지 한다. 이리저리 눈치 보며 자신의 생각을 모호하게 내비치는 대신 '혁명'이라는 "쿠바"를 떠올리면 여전히 빼놓을 수 없는 현실에 대한 자신의 생각들도 거침없이 내뱉는 작가덕분에 그의 생각과 나의 생각을 비교해보기도 하고 보통의 여행기를 읽을 때보다 더 진지하게 그리고 더 깊게 그곳, 쿠바를 떠올려본다. 오히려 쿠바에 대한 환상을 심어주던 여행기들보다 더 쿠바로 달려가게 만드는 묘한 책! 메구스타 쿠바! 나도 메구스타 쿠바! 나도 쿠바가 더 좋아지려고 한다! p.299 다시 쿠바에 간다면 체 게바라는 잊겠다. 죽은 자보단 산 자들에게 더 몰입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