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전달자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20
로이스 로리 지음, 장은수 옮김 / 비룡소 / 2007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조너스가 살고 있는이 도시를 뭐라고 하면 좋을까?

사랑이 억압된 도시? 사랑이 사라진 도시?

아니. 사랑보다 더 많은 감정들이 느껴지지 않는 기계적인 이 도시를 도대체 뭐라고 하면 좋을까?

 

"기억"을 나눌 수 없었다는 사실이 이렇게 전혀 다른 도시를 만들게 될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우리가 너무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다양한 감정들-기쁨, 슬픔, 화, 고통,

그리고 그에 얽힌 각자의 기억들이 그저 사라졌을 뿐이었는데...

그 사라짐의 반복과 계승이 결국 조너스가 살고 있는 계획된 도시로 나타났다.

 

결국 그 도시는 선택된 것이다.

조너스에게 기억전달자가 곧잘 말하곤 한 기억보유자 시대 이전의 옛날 하고도 더 먼 옛날에.

더이상 기억을 나누면서 고통을 받는 것을 멈추고 싶었던 사람들의 선택이었을 것이다.

그 선택은 차츰 차츰 자리를 잡아가면서 그것이 "선택"이었다는 사실 조차도 잊혀져갔다.

그리고 이제 그것은 더이상 "선택"이 아닌 너무도 자연스러운 "현실"이 되었다.

 

그 "현실"속에 사는 사람들중 한 사람으로 그 모든 현실을 잘 받아들이고 살아가던 조너스에게

<기억보유자>라는 직책이 내려지면서 더이상 조너스에게 그 현실은 당연한 것이 아닌게 되었고

"늘 같음 상태"로 통제되고 있는 자신의 삶에 대해 회의를 느끼게 된다.

아직 '소년'이라고 불리워질 어린 조너스에게 전달된 첫번째 기억은 놀랍고 행복한 것이었지만

기억전달자가 순간 순간 힘들어하고 슬픈 표정을 짓는 걸 이해할 수 있는 나로서는

그런 행복하고 즐거운 기억외의 전쟁과 같은 고통의 기억을 조너스가 잘 받아들일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고 결국 우려는 현실로 드러났다.

한 번씩 닥치는 고통의 기억도 이겨내기 힘들텐데 소년은 너무도 갑작스럽게 너무도 크고 많은 아픈 기억들을 전달받게 된 것이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조너스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강한 소년이었고

기억의 고통속에서 무너지는 대신 그 기억으로 자신이 찾아낼 수 있는 새로운 길을 모색한다.

그러나 그는 기억보유자이기 이전에 "소년"이었고 그가 바꾸려고 애쓰기에는 '통제'와 '계획'은 너무도 굳건했다.

 

혼란과 분쟁이 난무하는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에 지친 사람들은

계획과 통제가 있는 조너스의 세계를

그리고 '임무해제'라는 무시무시한 통제와 답답할 만큼 "늘 같음 상태"에 놓여있는 조너스는

자유롭고 색이 있는 우리들의 세계를

그렇게 우리는 서로 각자의 세계를 부러워하고 꿈꾸며 계속 살아가지 않을까?!

조너스의 세계를 엿볼수 있었던 지금도 조금은 그 마을이 감춰진 점이 많긴해도 평화로워 보이므로..

 

이 책의 소개글 처럼 <멋진 신세계>가 자연스럽게 떠올려졌던 <기억 전달자>

하지만 <멋진 신세계>만큼이나 멋진 작품이었다. <멋진 신세계>가 큰 이야기를 담고 있다면

<기억 전달자>는 작은 마을을 주무대로 소년의 시선에서 보여지는

그래서 더 잔인하게 혹은 천진하게 그려진 "늘 같음 상태의 마을"을 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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