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in Berlin 마인 베를린 Create's Space
박규리 지음 / 오브바이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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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기회에 박규리님의 독일 여행기를 읽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진이 많고 글은 적어서 후루룩 읽히는 책이었어요.

읽는 내내 어찌나 여행가고 싶어지는지
한 공간에 오래 머물며
여행과 삶의 중간쯤에 머무르는
일상같은 여행이 그리워지게 만드는 책이랍니다

마음만으로도 여행다녀온 기분이었어요

시크하면서 따뜻하고 고전과 현대가 잘 섞인듯한 베를린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어 좋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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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구두당
구병모 지음 / 창비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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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빨간구두당, 개구리 왕자 또는 맹목의 하인리히, 기슭과 노수부, 카이사르의 순무, 헤르메스의 붕대, 엘제는 녹아 없어지다, 거위지기가 본 것, 화갑소녀전 이렇게 총 8편의 단편으로 구성되어있다.


이 책에 모인 단편들은 인간 군상의 모임처럼 보이기도 하고, 동물농장의 동물들 개개인의 역사 처럼 보이기도 한다. 온몸의 기름과 피를 태워 힘을 뽑아내지만 '증서'를 얻을 수는 없는 화갑소녀전의 공장 노동자들은 평생 일만하다 죽은 동물농장의 '복서'를 떠올리게 한다. 그리고 노동의 노예나 마찬가지는 현대 대부분의 사람들의 모습이기도 하고. 그래서 씁쓸하다.


왕에대한 복종의 의미로 거대 순무를 바쳤지만 온 가족을 죽음으로 몰아넣는 결과를 초래한 아버지는 생각없는 복종이 낳는 비극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었나 싶기도 했다. 근본에 자리잡은 뿌리를 해결하려는 생각 없이, 그 순간만 넘기자는 안일한 생각. 우리 대부분의 모습이기도 해서 더 복잡한 기분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공장의 노동자들이거나 순무를 바친 아버지이거나, 색을 보지못하거나 볼 수 있어도 함구하는 마을 사람들일 것이다. 그럼에도 그 중 몇몇 용기있는 자들은 자신의 목숨을 아끼지 않고, 자신의 신념을 위해 덜려가는 하인리히의 뒤를 밟거나, 진리를 탐구하고자 대부분을 보내는 엘제를 따를 것이다. 물론 잘 되지는 않는 듯 하지만.


기슭과 노수부의 이야기에서 이 책 전채를 오히려 잘 요약하지 않나 싶은데, 인간의 굴레나 벗어날 수 없는 고리에 대한 이야기가 결국 이 책이 이야기 하는 부분이 아닌가한다.


그래서 더 우울해지기도 하지만.


읽는 동안에는 재미있게 빠져들어서 읽게 되지만 내가 읽은 것이 전부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게하는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책이었다.

세상은 다시금 검정과 하양 그리고 그 사이를 어중간히 맴도는 회색으로 물들었고, 빨강을 볼 수 있는 이들은 침묵했으며, 빤히 보이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 동안 어느새 아무도 더 이상 빨강을 보지 못하게 되었다. - P26

당신이 알아주거나 말거나 나는 당신 옆에 있다는 까닭만으로 항상 그렇게 해 왔다는 겁니다 - P50

그러나 지금 이 고통은 내가 살아있었고 살아서 당신을 위해 무언가를 했다는 증거이므로, 내 심장은 기쁘게 터져나갑니다. 몸속을 돌던 붉은 피가 한 방울도 남김없이 밖으로 토해지고 나면 비로소 이 심장은 뛰기를 멈출 것입니다. - P59

인간들은 살아 있는 한 신의 커다란 동그라미 안에 같힌 것처럼 저마다 지겨운 일을 반복해야 하는 운명을 지녔으니까. 얼마나 더 지루하거나 위험하거나 더러우냐 하는 차이만 있을 뿐이지 - P85

근본적인 문제를 찾기보단 어차피 내야 할 세금 이걸로라도 때우자 싶었던 생각이 안일했을 뿐이고, 그 안일한 의도와 그걸 수용하는 자의 아량에 차이가 있었던 거겠지 - P121

지금까지 자신이 장악해오던 현실의 갑작스러운 탈색과 결락을 속수무책으로 응시할 수밖에 없는 자의 내상을 엿볼 수 있었다 - P165

우리 각자에게 주어진 성질을 박탈한다는 것은 그 전까지 자신이 존재하던 방식을 포기하고 지금의 자리에서 다른 자리로 조각이 옮겨간다는 뜻이예요. 신이 만들어 낸 우리가 그렇게 허술하고 가볍고 유동적인 존재일까요? 신은 우리를 완벽한 존재로 만들지 않았지만 그렇게 변덕스럽고 추한 존재로 만들지도 않았어요. 근본적인 변화가 가능하다고 인정한다면 그건 존재의 무게를 부정하는 셈이 되어버려요. 인간이기 때문에 가질 수 있는 최소한의 존엄을 간과하는 것이죠. - P198

이변이나 축제는 잠시일 뿐 보통 과격한 방식으로 일상으로 되돌아가곤 했다 - P222

그러나 마른 빵과 채소 수프라는 최소한의 식사를 바탕으로 온몸의 기름과 피를 태워가면서 뽑아내는 힘이었기에 눈에 띄지 않을 만큼 조금씩 모두의 피부는 버석버석해지고 얇아졌다는 사실을, 피부가 가느다란 뼈에 들러붙을 만큼이 되고 나서야 사람들은 알아차렸습니다. - P2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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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 혼자도 결혼도 아닌, 조립식 가족의 탄생
김하나.황선우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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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멀리스트와 맥시멀리스트.

직장인과 프리랜서

정리정돈을 잘하는 자와 그렇지 않은 자.


이렇게 다른 두 명이 살아나가며 느낀 일상의 소소한 행복과 만족을 담은 에세이.

대학 시절 기숙사에 있었던 시간이 잠시 떠오르기도 했다.

생판 모르는 남과 맞춰 가며 사는 일. 방방마다 각각의 이야기가 있었는데

어떤 방은 서로 눈도 마주치기 싫을 정도로 싸우기도 했고,

어떤 방은 타지에서 외로움을 서로 위로해 주며 문과생과 이과생이 서로의 빈 곳을 채워주기도 했다.

또 어떤 방은 방순이의 친구와 그 친구의 친구까지 얽혀 기숙사 네트워크가 만들어 지도록 하기도 했고.

그 이후로는 쭉 혼자 살았던 것 같다. 누군가에게 같이 살자고 말하기에 떳떳한 생활 방식이 아니기도 했고, 누군가를 배려하고 이해하며 사는 것보단 혼자가 편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가족이야 갖다 버리지도 못하니 나랑 살아줬지만 그럴 만큼의 인내심을 가진 타인이 존재할까 싶기도 했고.


이 책은 너무도 다른 두 사람이 함께 맞춰나가고 서로를 이해해 나가는 과정이 그려져있다.

집을 구하고, 서로를 조금씩 알아가고, 서로에게 맞춰주면서 나를 조금씩 다듬어 나가는 과정.


아무래도 글이라는 매개체가 가지는 환상적인 부분이 없지는 않다.

그 순간을 다 엎어버리고 싶었던 일도 나중에 일기로 들춰보면 추억이 되지 않나?

분명 아름답기만 한 일은 아니었겠지만 글로 씌여지고, 회상이라는 빛바랜 색이 입혀져

추억으로 더 미화된 부분이 없지는 않겠지.

두 작가의 글빨도 분명 한 몫 했고.


단순히 이 책이 두 사람이 맞춰나가고 살아나가는 모습만 그린다면 그저 그런 에세이에 불과했겠지만 이 책은 그 너머에 목적을 두고 있다.

예전과는 다른 사람들. 사회. 경제.

그와 함께 당연하게 같이 변해가는 가족이라는 공동체. 이 책에서는 여자 둘과 고양이 4마리가 살아가는 가족을 이야기 하지만 무수히 많은 다양한 공동체가 나올 거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리고 그 가족들이 단순히 경제적인 부분에 국한된 경제공동체가 아니라

중심에 사랑을 가진 공동체이기를 꿈꾼다.


좋은 책이지만, 재미있게 잘 읽히지만 그럼에도 불편한 부분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결혼에 대해 이야기 할 때는 결혼 후 모습을 바꾸자라는 의지보다는 마치 결혼 그 자체는 어떻게 고치려 해도 안된다는 듯한 인상을 준다. 결혼하면 망하는 건가? 라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리고 상대적 박탈감도 무시하긴 힘들다. 아무리 2명이 모았다고 하더라도 몇 억짜리 집을 대출 20퍼센트에 구하기가 쉽지는 않을 테니. 그리고 둘 다 좋은 학교 좋은 스펙. 좋은 직업을 갖고 있다는 것도 큰 이유일 것이다. 요즘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닌 것들이니까....


어쨌든 재미있게, 신나게 읽었던건 두 작가의 글이 너무 잘 읽히고, 둘의 삶이 재미있어서 일 것이다. 그리고 이런 재미 있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부럽다.

혼자하는 모든 일은 기억이지만 같이 할 때는 추억이 된다는 이야기를 - P18

비슷한 점이 서로를 끌어당긴다면 다른 점은 둘 사이의 빈 곳을 채워준다. - P36

신비롭게도 인간은 자신을 위해서보다 다른 사람을 위해 더 부지런할 수 있는 존재다. 누군가와 함께 먹을 식사를 차린다면 무슨 힘에선지 국이라도 하나 끓이고 더운 찬이라도 한 가지 볶게 되는 것이다. - P152

평생을 약속하며 결혼이라는 단단한 구속으로 서로를 묶는 결정을 내리는 건 물론 아름다운 일이다. 하지만 그러지 않더라도 한 사람의 생에 주기에서 어떤 시절에 서로를 보살피며 의지가 될 수 있다면 그것 또한 충분히 따뜻한 일 아닌가. - P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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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지 소녀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76
앨리스 먼로 지음, 민은영 옮김 / 문학동네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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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시골에서 태어난 로즈라는 소녀의 일생을 그린 소설. 

이 소설의 줄거리를 짧게 요약하자면 그러하다.

로즈의 인생에서 중요했던 사건, 중요했던 시기를 단편처럼 쓰고 엮었다.

하지만 일련의 소설과는 다르게 이 소설에서 시간은 중요하지 않다. 장이 바뀔 때마다 시간은 도약을 반복하고 - 과거로의 도약이든, 미래로의 도약이든 - 로즈는 뛰어넘은 시간만큼 변해있다.

그 변화가 너무나 잘 그려져 있어서 로즈의 내적, 외적 변화로도 충분히 시간을 짐작할 수 있다.

옴니버스의 느낌의 장들이 나열되어 있는 것 같아 보이지만 또 잘 세운 뼈대에 예쁘게 자리한 근육같아 보이기도 한다. 제대로 완성된 콜라주 작품이나 제대로 맞춘 믹스매치패션같은 이야기.


책은 사회적인 이슈-그 시대의 이슈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게 어이없긴 하지만-를 다양하게 다루고 있다. 주로 다루고 있는 문제라면 페미니즘. 여기에 성 소수자 문제, 인종문제, 계급문제, 문화사대주의까지 골고루 다루고 있다. 그럼에도 이 책이 몇몇 사회 문제를 큰 주제로 한 다른 소설처럼 거부감이 들지 않는 것은 작가의 직업의식 덕분이겠지. 


문제를 제시하고, 파헤치고,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것은 독자의 일이다. 책을 읽고, 느끼고, 그 생각을 사회의 변화를 위해 쓸 의무가 독자에게는 있다. 반면 작가의 일은 다르다. 행동하는 독자를 만드는 것. 가끔은 냉정한 시선이 사람들을 움직이게한다. 격하게 반응해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에서도 작가는 현실을 차분히 나열한다. 너무 격하지는 않지만, 충분히 자세하게. 


소설을 읽다 보면 작가의 인생이 궁금해진다. 실제로 작가는 소설 속 인물과 비슷한 삶을 살았을까라는 호기심때문에. 그녀의 삶을 지구 반대편에서 전혀 다른 시대를 살았던 내가 알긴 힘들지만 단순히 나열된 객관적 사실은 소설 속 인물들과 일치한다. 자전적 소설을 쓰면서도 냉철하게 상황을 분석하는 능력, 그리고 자신이 하고 싶은 말에 딱 들어맞는 에피소드를 만들어 내는 힘, 소설 속으로 독자를 끌어들이는 섬세하면서 대범한 묘사. 정말 좋은 소설을 한 권 만났다.

여학생들에게 가난은 상냥하고 헤픈 태도나 멍청함과 결합되지 않는 한 매력이 없다. 정말로 그랬을까? 그리고 그녀는 그런 걸 신경쓸 만큼 어리석었을까? 정말로 그랬다. 그리고, 어리석었다. - P137

패트릭은 그녀를 사랑했다. 그는 무엇을 사랑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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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즈는 말하고 움직이는 매 순간 그를 위해 자신을 무너뜨렸지만 그는 그녀를 뚫고 지나가 다른 곳을 바라보았고, 그녀가 아무리 주의를 돌리려 해봐도 아랑곳하지 않으면서 그녀 자신도 보지 못하는 순종적인 이미지를 사랑했다. 그리고 그의 희망은 원대했다. - P155

뭘 원하는지 알아야 뭘 원하지 않는지 알 수 있는 건 아니야! - P171

그녀는 비로소 이해하기 시작했다. 그녀가 아는 소년들은 아무리 무능해 보여도 결국은 남자가 될 것이며, 자신들이 갖춘 것보다 훨씬 큰 재능과 권위가 필요할 것 같은 들을 하도록 허가받을 거라는 사실을. - P359

번역을 통해야만 말해질 수 있는 감정들이 있는 것 같았다. 아마도 그 감정들은 번역을 통해야만 행동으로 옮겨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그에 대해 말하지 않고 그에 따라 행동하지 않는 것이 올바른 길이다. 번역은 의심스러운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위험하기도 하고. - P3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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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지은이 _  정재승

출판사 _  어크로스


1. 이 책을 선택한 이유

생각의 패러다임을 뒤흔드는 신선한 지적 충격!

이 문구가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요즘 과학 관련 서적들이 많이 유행하고 있지 않은가...

원래 과학책을 좋아하기도 하고 정재승 교수를 좋아하기도 해서 별 생각 없이 읽기 시작했는데, 생각과는 다른 책이었다. 

과학책이라기 보단 인문학 서적이 맞는 표현인듯.


2. 줄거리

이 책은 크게 2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1부. 더 나은 삶을 향한 탐험 : 뇌과학에서 삶의 성찰을 얻다

그리고

2부. 아직 오지 않은 세상을 상상하는 일 : 뇌 과학에서 미래의 기회를 발견하다

이렇게 2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1부는 선택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할 지를 이야기 하고 있다. 6개의 발자국으로 나누어 한 걸음씩 좋은 선택을 위한 발걸음을 내딛게 해준다. 

처음에는 선택이 우리 뇌에서 어떤 과정을 거쳐서 결정되는지 보여주고, 두 번째 발자국에서는 선택이 얼마나 어려운지 이야기한다.

그 다음 더 나은 삶을 결정하기 위한 선택지를 만드는 방법을 설명하는데 이 책에서는 결핍과 놀이를 통해 우리 삶의 선택지를 넓히는 과정을 보여준다.

그리고 다섯번째 발자국에서 선택 이후의 과정. 후회, 그리고 새로고침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마지막으로는 후회하지 않는 선택을 하는 방법을 함께 설명하여 더 나은 결정, 더 후회하지 않을 선택을 하도록 해준다.

2부에서는 미래의 우리가 가져야 할 삶의 태도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다.

2부를 관통하는 내용은 미래의 인간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창의적인 사람. 혁명을 일으키는 사람이 미래의 기회를 얻는다고 이야기 하면서 어떻게 창의 적인 사람이 될 것인가. 혁명을 만드는 사람이 될 것인가. 혁명은 어떻게 시작되는가. 혁명가는 어떤 조건을 가져야 하는가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3. 총평

인문학적 주제를 과학의 논리로 풀어낸 책.

과학의 논리적임과 객관적인 느낌. 그 냉정함이 주는 따뜻함이 있는 책이다. 감정을 건드리고, 감성을 울리는 말이 아님에도 불씨를 가져다 주는 글들이 가득하다.

그리고 과학의 논리로 설명하기에 추상적이지 않고 오히려 명료하게 정리되는 느낌이 있다. 더 신뢰하고 싶어지고, 실천하고 싶게 한다.

실천하는 사람, 아집을 부리지 않는 사람. 내가 누군지 아는 사람.

그리고 후회하고, 실수를 바로잡으려고 노력하고, 그 전에 올바른 선택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되고 싶게 만드는 책이다.


우리가 가진 적절하지 않은 의사결정 패턴 중 하나는 해야 할 의사결정을 ‘안하는‘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세상은 점점 예측 불가능하고, 인생은 늘 불확실한 방향으로 전개됩니다. 따라서 잘하는 것에만 매달리는 사람 보다는, 그리고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큰 사람보다는 실패 후에 빨리 회복하는 능력을 가진 사람으로 성장하는 게 더 현명하지 않나 싶습니다.

인생의 목표가 성공이 아니라 성숙이라면, 우리는 날마다 새로운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습관은 안락하고, 포근하고, 안전하게 우리의 삶을 여기까지 끌고 왔지만, 새로고침이 주는 뜻밖의 재미, 유쾌한 즐거움은 여러분의 삶의 더욱 풍성하게 해줄 겁니다.

혁명은 어떻게 오는가?

혁명이 오려면 그 아이디어 자체가 너무도 혁명적으로 아름다워야 합니다. 미숙한 아이디어로는 혁명을 만들 수 없습니다.

그리고 기다려야 합니다. 혁명이기 때문에 빨리 올 것 같지만 사실 혁명은 굉장히 느리게 천천히 옵니다.

테크 이상주의자들이 아주 먼 미래의 비전을 만들고, 실천가들이 그걸 하나씩 실천하고, 그게 더 나은 세상이라고 믿는 많은 사람들이 거기에 조금씩 동참하면서 혁명은 이뤄지죠.

과학의 대중화라는 명목하에 과학을 쉽고 재미있다고 말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과학은 매우 어려운 학문이며, 그 어려운 걸 좋아하는 사람들은 굉장히 선택받은 사람들이고 ‘누구나 다 과학을 잘하기는 힘들다‘는 걸 모두가 인정했으면 좋겠습니다. 그 힘겨운 과학을 하려는 사람들을 우리 사회가 존중하고 격려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과학자로서 여러분과 과학에 대해 대화하려는 이유는 과학의 대중화 때문이 아닙니다. 과학은 무척 어렵지만, 수식의 숲을 지나고 어려운 개념의 바다를 건너 결국 도달하게 되는 우주와 자연, 생명과 의식의 경이로움은 어려운 과학을 전공하지 않더라도 인류 모두가 맛보아댜 할 경험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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