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월한 생각은 철학에서 시작된다 - 아리스토텔레스부터 들뢰즈까지, 철학자들이 들려주는 20가지 생각 도구
오가와 히토시 지음, 이정미 옮김 / 오아시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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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월한생각은철학에서시작된다_오가와히토시 #이정미옮김 #오아시스 #카시오페아

일본에서 번역된 철학책을 좋아하는 편이다. 우리나라도 철학책에 대한 관심이 상당하지만 일본에서도 철학, 인문학, 사상에 대한 관심이 높다. 저자인 오가와 히토시는 일본인이 사랑한 대표적인 시민철학자이다. 일상의 마주하는 문제를 철학적으로 사유한다. 대중과 가까이 철학의 가치를 알리려 힘쓰고 있다. 국내에서도 번역서중에 <인생의 오후에는 철학이 필요하다>,<자유나라 평등나라>등이 있다. 철학을 알고자하는 이유는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서이다. 철학을 활용하고 알아야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불안하고 피로한 사회이며 불확실한 시대에 살고있기 때문이다. 정의가 없는 시대에 살고있기에 더욱 철학서에 손이 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일본에서 철학서가 활발히 팔리고 있는 이유는 높은 독서문화의 교육수준과 일본학자들의 일반대중에게 철학을 알리기 위해 꾸준히 노력을 해왔다고 한다. 일본의 고령화시대와 저출산 그리고 저성장을 우리나라도 겪고 있기에 이러한 사회적 변화에 의해 현실적인 통찰을 얻고자 철학서가 출판되고 있다.

P. 181 편견이 가로막으면 진실을 알기란 어렵다. 베이컨이 말하는 관찰이란 그저 가만히 눈으로 응시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그보다는 편견을 배제하고 머리를 굴려 가며 눈앞의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는 과정을 말한다. 따라서 이돌라, 즉 편견을 배제하는 습관을 들이는 일은 곧 사물을 정확하게 관찰하는 습관을 들이는 일과 같다고 볼 수 있다.
― ‘2장. 탁월한 생각을 만들어 내는 사고 습관’

이번에는 오스트리아 출신 철학자 후설의 ‘현상학적 환원’—즉, 의도적으로 판단을 중지하고 그것을 괄호 속에 넣은 채 진리를 바라보려는 태도—에 동의하게 되었다. 나이가 들수록 고정관념은 자연스럽게 생기게 마련이고, 결국 내가 가진 주관도 순수한 나의 것이 아닌, 사회와 경험에 의해 재구성된 주관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객관적인 사실보다 더 중요한 것은, 타인의 말에만 휩쓸리지 않고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힘이다. 내가 내린 결론이 옳다고 믿을 수 있을 때 비로소 그 생각은 나에게 진짜가 된다. 요즘처럼 SNS와 미디어가 범람하고 가짜 정보가 판치는 시대일수록, 올바른 시각을 갖는 것이 더욱 절실하다.
그래서 나는 철학자들의 생각을 들여다보며, 그들이 처음 던졌던 질문들을 나 자신에게도 던져보기로 했다. 아리스토텔레스부터 들뢰즈까지, 20가지 생각의 도구를 통해 나의 사고를 다시 깨우고, 나만의 관점을 재정비해본다.
살아간다는 것, 어쩌면 그것 자체가 하나의 아이디어가 아닐까.

생각은 늘 나의 것이라 믿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것들이 내가 아니라 세상이 쥐어준 것임을 느낀다. 익숙함에 길들여지고, 판단은 반복 속에서 굳어간다. 생각은 흐르기보다 굳어 있었고, 아집은 그 자리를 슬며시 차지하고 있었다. 그러니 새로운 통찰이나 자유로운 아이디어는 쉬이 떠오르지 않는다. 마치 내 안의 세계가 조용히 숨을 죽이고 있는 듯하다. 철학을 통하여 내게 다시 묻는다. 나는 지금 나를 살고 있는가? 나는 하나님의 믿지만 그러하지만 사르트르의 "스스로를 만들어가는 존재"라는 사유에 깊이 공감한다. 깊은 나의 심연을 알고싶고 탐구하고 싶기도 하다. 신앙과 실존주의는 내 내면에서 충돌하는 것이 아니라 내 내면을 오히려 풍요롭게 하기때문에 균형있게 사고하려고 하기도 한다. 스스로 만들어가는 존재이기에 내가 나를 선택하지 않으면 그 어떤것도 진정한 나일 수 없기에.

1장에서는 철학자 10인의 생각법으로 연습문제와 워크시트를 활용하여 문답해보니 재미있었다. 2장에서는 굳어있는 나를 아이디어 뱅크로 만들어줄수도 있는 철학자의 5가지 사고습관을 담았고 3장에서는 떠올린 아이디어를 실제로 펼치는데 필요한 5가지 사고법을 알려주기도 한다. 상식의 틀을 깨고 새로운 사고를 하는것은 좋은 것이라고 생각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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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홀로 돈 되는 책 만들기 - 1인출판.독립출판.자가출판 성공필독서
본조박 지음 / 읽고싶은책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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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돈되는책만들기_본조박 #읽고싶은책 #1인출판 #독립출판

독서를 하고 책을 구입하다보니 책에 대한 모든것이 궁금해진다. 저자는 책의 기획과 제작, 마케팅, 유통까지 실무적인 관점에서 출판하기 위한 실질적인 가이드를 제시한다. 본조박작가는 20년이상 출판계에 몸담아 온 베테랑 전문 출판인이며 출판의 모든 과정을 알려준다. 추천하는 사람에 작가, 출판전문가, 1인출판이나 셀프출판을 계획중인 사람이 봐야하는 책이라고 한다. 어떻게 책이 기획되어 출판까지 이어지는지의 과정을 조금 더 디테일하게 알고 싶어서 읽게 되었다. 여기저기 SNS를 보면 심심치않게 1인출판으로 있으면서 작가인 분들을 흔치않게 볼 수 있다.

책을 기획하고 출판하기까지의 과정은 매우 복잡하고 다양한 단계를 거치면서 탄생한다. 1인출판을 할 경우에는 단순히 저자가 원고를 작성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하는데 주제를 정하여 목차를 먼저 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장조사와 독자분석을 통하여 타겟층을 설정하고 그에 맞는 주제와 형식을 결정해야 한다. 컨셉잡기가 제일 중요하다. 컨셉트 개발이 왜 중요한가하냐하면 책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성공가능성을 높이는 핵심단계이기 때문이다. 국내의 성공한 1인 출판사는 혜화 1117, 글항아리, 난다, 마음산책, 북노마드, 생각의 힘, 알마출판사, 웅진지식하우스, 유유 등이 있다. 각자의 개성과 전문성을 살려서 다양하게 책을 출판하고 있다. 대형출판사라고 생각했는데 1인출판사인 경우여서 놀라기도 했다. 독자의 니즈를 파악하고 이에 맞춘 출판 전략으로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컨셉을 잡아서 책의 정체성과 가치를 결정짓는 것도 중요하지만 편집과정은 독자들이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책의 내용이 팔할이라면 성공적인 출판을 위하여 고려해야 할 다른요소들은 많다. 책방에 가면 책의 표지가 나에게 말을 건다. 책과 내가 만나는 첫만남이기도 하기에 정말 중요한 요소이다. 책의 표지로 그 책의 분위기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제목 5: 표지 5라고 생각한다. 책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반복되는 문장, 오탈자, 문법오류인데 책을 읽을때에 집중을 깨는 요소이기도 하다. 전문적인 편집과 꼼꼼한 교정은 당연히 필수이다. 책의 퀄리티를 결정한다고 볼 수 있다. 책의 내용은 기본중의 기본이지만, 출판은 다양한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출판 시장의 다양화와 신기술 수용으로 인해 1인 출판의 전자책 출판 비율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특히 AI 기반의 전자책 시장은 디지털 콘텐츠 소비가 급증하면서 전자책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전자책은 독립 작가나 소규모 출판사들이 자신의 작품을 선보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출판 과정이 비교적 간단해 디지털 플랫폼을 통한 직접 유통이 가능하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전자책은 출판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다양한 콘텐츠가 시장에 나올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젊은층의 출판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독자들의 행동패턴은 변화되고 있으며 독자들은 종이책에서만 국한되지 않고 종이책, 전자책, 오디오북을 상황에 따라 자유롭게 전환하며 읽는 '옴니채널 독서'가 보편화 되고 있다. 나부터도 이동할때에는 전자책, 오디오북을 들으며 다니고 있고 책을 도서관에서 초반을 빌려 읽다가 마음에 들면 곧바로 구매로 연결되기도 한다. 이러한 변화는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함께 독서환경의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예전과 다르게 언제 어디서나 쉽게 책을 접할 수 있는 환경에 노출되어 있어 나와 맞는 독서 방식을 선택하고 있으니 출판을 할때에 이를 고려하고 출판하는것도 좋다고 본다. 출판사들은 독자들의 니즈를 파악하여 소통을 강화하고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새로운 관점과 전략을 알 수 있었고 출판의 흐름을 알 수 있어서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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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 스피치 스피치
이어령 지음 / 열림원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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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스피치스피치_이어령 #열림원

이어령 선생을 떠올리면 창조적 지식인이라고 느낀다. 이 책은 기업 경영인을 대상으로 다양한 강연 9편을 모은 것이다. 자주 강조하던 것은 창조적인 상상력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방법을 모색하게 한다. 이어령선생의 수식어는 많다고 할 수 있다. 창조적이며 사색하는 지성인, 문화계를 아우르는 거목, 언어의 마술사, 시대를 꿰뚫는 사상가, 그리고 글을 쓰는 작가들을 보면 완전히 논리적이거나 아니면 감성적인데 두가지를 고루 갖춘 작가이기도 한다. 여러 다양한 수식어중에 가장 적합하다고 느끼는 수식어는 창조적이며 시대를 꿰뚫는 사상가라는 것에 큰 동의를 한다. 모두 앞을 바라볼때에 더 먼 그 너머를 본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국가와 지도자가 어떻게 창조적인 사회를 만들어갈까도 고민한 흔적이 있다. 살림이 펴지고 밝고 자유로운 세상은 언제오는걸까를 생각했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언제나 항상 힘들고 힘들었다. 세상은 아주 빠르게 급진적으로 변해갔다. 학교 교육의 컨텐츠가 바뀌어야 국민도 자유롭고 창조적인 사회로 변모할 수 있다고 했다.

P.53 단지 생각을 바꾸고 비전을 지니면 되는 일입니다.

P.63 주제는 단 하나입니다. 한국인이 지닌 창조적인 상상력을 어떻게 이 위기의 시대에 잘 살려 보다 좋은 나라를 만들어갈 수 있을까.

고착되어 있는 생각을 바꾸고 진취적인 마음을 가져야 하는데 인간에게 제일 어려운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의 사고 패턴이 반복적인지 관찰한 후 내 생각에 대해 질문을 던져보기도 한다. 한해 한해 나이를 먹어가면 갈수록 내가 가지고 있는 신념이 있기에 새로운 관점을 '그럴수도 있겠다'라는 마음으로 생각해보는 방법도 좋다. 한국인만의 얼, 우리의 정신을 가르치는 것이 한국어 교육의 의의라고 했다. 토지의 '송선생'은 우리가 셈을 하기 위해 배우는 것이 아니며 편지를 쓰기 위해 글을 배우는 게 아니다. 우리의 한국어를 교육하여 우리의 것을 지키며 정신을 가르쳐야 한다.
한국어를 이어령선생의 시각으로 접근하게 되면 단순한 어휘도 탐구하게 되어 흥미를 이끌기도 한다. 같은 이야기도 새롭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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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셨다, 그 예수가
홍선경 지음 / 한사람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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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셨다,그예수가_홍선경 #한사람

홍선경작가의 <<우셨다, 그 예수가>>는 예수님의 눈물 그리고 성경의 인물에 대한 이해나 깊은 감성과 철학적인 성찰을 담고 있다. 여러 방면으로 성경을 묵상하며 말씀을 가까이하는데 읽으며 예수 그리스도의 인생과 고난을 중심으로 전개되어 나라는 존재의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준다. 묵상의 깊이를 한껏 끌어올려준다.

내 앞에 가득 쌓여 있는 돌들을 치워버리려 해도, 다시 쌓이곤 해서 앞이 보이지 않는다. 이렇게 돌들이 쌓이면 하나님을 바라보지 못하게 된다. 하지만 내 앞에 있는 이 돌들도 치워야 하고, 무엇보다 하나님이 나를 도와주실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함께 돌을 치우도록 노력해야 한다. 하나님과 함께 이 과정을 이겨내는 것이 중요하다. 마음의 돌을 치우는 것 그리고 물질적인 돌도 치워야 하는 것.
하나님은 말씀으로 생명을 주시는 분이다. 아담에게는 그 분의 숨을 불어넣어 주셨고, 베다니에서는 예수님이 나사로를 다시 살려내셨다. 이렇게 하나님은 말씀으로 우리에게 새로운 호흡을 주신다. 그리스도인은 바로 이 말씀으로 살아가는 사람이다. 말씀 안에서 우리는 진정한 생명을 발견하고, 하나님과의 관계를 깊이 있게 이어 나간다.

P. 141 지독한 고독의 자리, 처연한 눈물의 자리에서 우리는 생각하게 됩니다. 나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지금 나는 어디쯤 와 있는 것일까? 기댈 곳 하나 없는 순간, 나는 지금 어디로 가는 것일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은 하나님이 그 시간 우리에게 찾아와서 우리 내면의 소리로 묻고 있기 때문입니다. 주어진 삶을 치열하게 살아가다가 만나게 되는 존재론적 물음, 불쑥 찾아오는 그 물음이 우리를 멈추게 하고 흔들어 깨웁니다. 실존적 사색을 하는 사람은 반드시 나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 것일까, 라는 물음을 만나게 되고, 이 물음을 가진 자는 반드시 하나님의 말씀 앞에 서게 됩니다.

유독 많이 봐온 책은 철학서였다. 삶에 대하여 조금 더 깊이있는 질문을 하고 그 질문에 대해 답을 탐구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철학서를 읽다보면 나의 행동과 나의 모습이 왜 그랬을까 더욱 알아가기 때문이었다. 철학서는 인간 존재와 윤리에 깊은 질문을 주기도 한다. 성경의 가르침과 연결이 되어 새로운 시선의 관점을 제공해주기도 한다. 이렇게 하나님이 성경인물을 통해 성찰을 하게 한다. 철학서를 읽은 것이 무색하게 하나님을 깊이 알수록 그 분이 나에게 일하심을 선명하게 느낄 수 있었다. 세미한 하나님의 음성을 귀를 기울여 그 소리를 들으려 해야한다. 소리가 밖으로 흩어지지 않게 그 소리를 듣는 자가 되기를.

예수님은 우리에게 어떤 것에 묶여 있는 사슬에서 벗어나 영원한 자유를 누리라고 말씀하신다. 누구도 속박하지 않았으나 나자신을 내가 끊임없이 괴롭힌다. 하지만 나는 종종 나를 무언가에 가두고 속박하려고 한다. 겉모습이 아무리 화려하게 치장해도 우리는 본질적으로 연약한 존재임을 잊지 말아야한다. 그런사람이 되지 않기위해 누군가 나에게 말을 해주지 않으면 내가 거울을 보며 나의 모습을 보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P. 47 지금 뭔가를 해주시면 좋겠는데, 분명 해주실 수 있는 분인데 아무것도 안 해주시는 것 같습니다. 지금 상황이 시름 시름 시들어가고 있는데 지금 내가 쇠락해 가고 있는데, 어여 오셔서 살려주시면 좋을텐데, 나의 하나님이 아무것도 안 해주십니다. 지체하시는 하나님, 꾸물거리시는 하나님, 그 사이에 상황이 종료됩니다. 우리에게는 상황 종료처럼 보이지만 하나님은 이제 일을 시작하십니다. 이제 하나님이 일하시기 가장 좋은 상태가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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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의 야간열차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38
다와다 요코 지음, 이영미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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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의야간열차_다와다요코 #문학동네

다와다 요코는 일본출신의 작가이자 시인이다. 작품을 창작할때에 일본어와 독일어 두언어로 표현하여 그녀만의 색다른 문학 세계를 갖추었다. 일본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독일에 장착한 그녀는 이후 독일 베르린에 거주하고 있다. 그녀의 소설과 시, 수필은 단순히 의사소통의 도구가 아니라 사고와 정체성을 형성케하는 핵심적인 요소임을 강조한다. 다와다 요코의 사차원과 현실을 오가는 기법은 독특한 시공간의 한공간으로 초대하기도 한다. 제목을 검색하다 우연잖게 알게된 작가에게 매료되었다.

P.65 창에서 띠 모양으로 비쳐드는 빛이 부옇게 보인다. 온기는 있지만, 이산화탄소가 많을 것 같은, 어딘지 모르게 숨이 막히는 답답한 공기. 검은 재가 날벌레처럼 공중을 떠다녀서 기침이 나오고 눈물도 번졌다. 통로 유리창은 얼음벽 같아서 그저 옆에 서 있기만 해도 춥다.

2인칭시점으로 내가 주인공인 당신을 바라보는 듯한 시선의 느낌이 일기를 훔쳐보듯이, 주인공의 행적을 따라가는듯한 느낌을 준다. 주인공의 이름은 따로 없으나 여성이며 직업은 댄서이다. 머릿속으로 그녀의 모습을 상상해본다. 여행지에서의 그녀가 아무렇지도 않게 했던 선의는 과연 자연스레 지나가는 과정인지 그 선의가 나중에 폭탄이 되어 날라오는지 많은 고민과 걱정으로 불안함에 휩쌓인다. 그 불안함을 안고 기차를 타는데 유독 답답한 공기와 차가움이 몸을 감싼다. 마음의 싸함이 몸으로 와닿는 것인지 어떤건지 가늠이 안되면서 복잡한 심정이다. 누군가 모르는 이가 여행지에서 건네주는 음식은 반가워해야할까? 어찌하다보니 보드카를 마시게 됐는데 속이 무척 뜨거워지며 감정이 말랑말랑해졌다. 그런 그녀를 보며 걱정이 앞선다. 어쩌지 저러다가 무슨일이라도 생기면? 우연찮게 만난 인연은 시덥잖다.

술을 거하게 마시고 나서 붕떠있는 느낌. 내 몸이 내몸이 아닌듯이 정신과 몸이 분리되어있는 느낌으로 이게 꿈인지 생시인지 모른 잠에 빠져들어 나도 같이 꿈에서 헤매고 있다. 꿈에서인가 분명 기차에서 떨어졌는 줄 알았는데 정신을 다시 바짝 들더니 눈이 번쩍 뜨였다. 보드카가 깬건가 정신이 깨면서 다시 현실로 돌아온다. 기차의 덜컹거리는 소리, 집과 다른 차체가 낮아서 이곳이 기차인 것을 단박에 알게되었다. 이 여행은 무엇을 위한 여행일까.

P.98 당신은 미미의 얼굴을 바라보며, 미인이지만 사방팔방에서 불행을 끌어들이고 마는 자석 같은 얼굴이라고 생각했다. 바라보고 있으면 불행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이쪽 마음의 조율까지 어긋나버린다.

어디를 여행하다보면 언젠가 한번쯤은 만났던 것 같은 사람을 마주칠때가 있다. 한참을 바라본다. 하지만 기억을 못하며 어~어~ 이러면서 헤어지기가 부지기수이다. 어떤 사람이기에 기억을 못하고 얼굴만 기억언저리에 있을까. 외적인 모습으로 사람을 판단했던 이유는 낯선 사람을 만났을때에 그 사람이 나에게 위협적인지,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인지 판단할 수 있어서 이기도 하다. 당신은 상대의 어떤 모습으로 판단하고 있나.

다와다 요코는 일본과 독일이라는 두 문화를 오가며, 언어와 정체성, 이주의 문제를 탐구하는 독창적인 작가이기도 하다. 주로 읽는 책들의 나라를 보면 문학작품은 프랑스, 일본, 독일작가의 작품을 주로 읽는데 다와다 요코의 작품은 독특했다. 일단 주인공의 이름도 없고, 2인칭 시점이며, 주인공이 있는 배경도 일본이 아닌 다른 나라여서 그런 느낌이 있었나보다. 문체와 흡입력에 매료되어 한동안 그녀의 작품을 읽어보게 될 듯 하다.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스타일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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