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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슬퍼서 아름다운 것들 - 한 글자로 시작된 사유, 서정, 문장
고향갑 지음 / 파람북 / 2022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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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사유의 깊이가 있는 연륜이 묻어나는 한글자에 대한 사색이 짙은 글이다. 1장, 2장은 한적하고 산적한 첩첩산중의 어느 산장에서 맑은 새소리와 물소리를 들으며 소나무가 겹겹히 있는 우거져있는 산속에서 오래된 나무식탁에 앉아서 향이 좋은 아메리카노를 마시고 있는듯한 기분이었다면 3장, 4장은 빽빽히 촘촘히 있는 아파트사이에서 김밥냄새, 국밥냄새와 사람들의 빠른 발소리가 들리는 어디어느 벤치에서 마시는 믹스커피라고 해야겠다.
한글자로 시작된 작가의 사유와 서정, 문장은 보는 이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던져준다. 한글자로 된 단어로 기억나거나 좋아하는 단어가 무언가 생각해보면 책, 밥, 빵, 꿈, 별 등이 있는데 정말 간단한 생각들을 해봤었지, 그 단어에 깊은 생각을 하여 문장을 만들정도의 기억이 있는가 생각했다. 억지로 끄집어내는 기억이 아닌 기억이 기억에 꼬리를 물고 사회적이슈나 작가가 느꼈던 것들에 대해 한글자에 대한 글은 사회적일침을 가하기도 하고 따뜻하기도 했다. 그 중에 기억나는 한단어는 두가지가 있었다.
끝, 무(無), 멸, 죄, 헛 인데 거기에서 '멸', '끝' 에 대해 말하자면 예전에는 죽음이라하면 그리 가깝지도 않고 멀게만 느꼈던 것. 가까운 사람의 부고나 지인의 소식이었는데 코로나 창궐이후에는 죽음이 그리 멀지않고 가까이 있구나 체감이 된다. 이렇게 병으로 인한 아픔과 슬픔으로 죽음이 가까이 있다. 또 어떤 전염병이 창궐할지. 현재보다 어려운 상황이 다가오지 않길. 예전처럼 살아가는데 마스크 없이 살아가는 날이 다시올까? 죽음에 대해 어릴때부터도 생각하고 있었지만 전염병도 죽음도 아직은 나에게 다가오지 않길 바란다. 내가 소중히 생각하는 사람에게도 말이다. 오늘따라 더더욱 일상의 감사와 고마움이 절로 나오는 날이다. 살아가는 것이 전에는 각자마다의 무게가 있는데 현재는 살아낸다는 표현이 절실히 느껴진다.
작가의 글은 총 예순아홉꼭지의 이야기로 되어있으며 사건과 배경은 늘 읽고 있는 독자라고 말해주어 글의 몰입도가 잘되었다. 글자하나에 담긴 울림으로 복잡하고 바쁜가운데도 글밥을 먹으며 생각할 수 있어서 좋았다. 글밥을 먹으니 밥안먹어도 배가 부르다. 좋은 글을 만나면 눈이 번쩍떠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