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만 구할 수 있다면
린다 수 박 지음, 로버트 세-헹 그림, 황유원 옮김 / 웅진주니어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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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딱 받자마자 한 생각은 1. 작고 귀엽다 2. 책의 제목처럼 하나만 구할 수 있다면, 나는 무엇을 구할까? 였다. 이 책의 앞표지에는 다양한 그림들로 꽉 채워져 있었다. 휴대폰, 하트상자, 고양이, 목도리, 안경, 신발, 식물 등등 물건도 있고 생명체도 있었는데, 아마 작가님이 소중하게 여기는 것들이지 않을까 예상했다. 그러나 이야기 첫 도입부터 나의 예상은 빗나갔다. 집에 불이 났을 때 집에서 갖고 나올 수 있는 건 단 하나. 가족이나 반려동물은 안전하니 그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크기와 물체는 상관이 없다는 조건으로 선생님이 토론 주제를 제시한다. 생명체는 제외였고 물체만 대상이었구나. 그럼 표지의 고양이는 뭐지? 이건 책을 읽어보면 답을 알 수 있다.

불이 나서 정신없는 와중에도 꼭 챙겨나가고 싶은 건 과연 무엇일까? 연락처와 각종 추억사진이 많이 담긴 휴대폰일까? 현실적으로 생각해봐도 휴대폰 없이는 막막한 상황이 펼쳐질 테니 그것을 고를 것 같다는 게 나의 생각. 위기상황이 생겨도 휴대폰으로 전화, 결제 등 안 되는 것이 없으니... 혹시 내 곁을 떠난 가족이 있다면, 추억이 담긴 유품을 선택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나는 해당 사항이 없으므로 일단 휴대폰을 고르는 쪽으로 결정했다. 이 책의 주인공들도 나름대로 진지하게 고민을 하며 신중하게 하나씩 골라보는데 나랑 생각이 비슷해서 역시 사람들이 생각하는 건 비슷하구나 싶었다.

선생님이 내신 토론 주제에 많은 학생들이 자신의 의견을 내기 시작하는데 론처럼 예리한 질문을 먼저 하기도 하고, 즐거운, 행복한 기억이 담긴 물건, 혹은 가슴 아픈 사연의 물건 등 다양한 이야기를 쏟아낸다. 아이들의 사연을 듣고 있자니, 남들이 보기에는 저게 뭐라고 싶은 물건이라도 각자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고 의미 있는 것들이겠구나 싶었다.

이 책의 아이들처럼 나도 인생에 있어 가장 귀중한 것은 무엇일지, 내게 행복감을 주는 것은 무엇일지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었다.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 소중한 것들은 그리 거창하고 대단할 필요가 없다는 것, 어찌 보면 보잘 것 없고 하찮은 것이라도 나에게는 큰 의미가 될 수 있다는 사실도 다시 깨달았다. 마지막에는 선생님도 아이들의 말을 듣고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신 것 같았다.


하나만 구할 수 있다면, 당신은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요?


+)그림 작가는 일러스트레이터인 로버트 세 헹이란 분이셨는데 그림이 딱 내취향이라서 너무 좋았다. 글 내용이랑 너무 잘 어울렸다.

+) 글 작가는 린다 수 박으로 한국 이민자 부부사이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나고 자라신 분이며 부모가 된 뒤 자신의 뿌리인 한국과 한국 문화에 대해 전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동화를 쓰고 있다고 나와 있었다. 그래서인지 시조의 구조를 일부 차용해 이 책을 썼다고 하셨는데 어떤 부분들이 시조의 구성으로 쓰여 진 것인지는 직접 찾아보며 재미를 느껴보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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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는 한 문장부터 - 10대를 위한 글쓰기 기본기 창비만화도서관 9
이강룡 지음, 국민지 그림 / 창비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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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를 위한 글쓰기 기본기 <글쓰기는 한 문장부터>

이 책은 맞춤법과 띄어쓰기 등 올바른 글쓰기 방법에 대해 만화로 쉽게 풀어낸 책이다. 이것을 읽고나서 서평을 쓰려니 뭔가 더욱 긴장되는 느낌이다. 평소에 맞춤법과 띄어쓰기를 신경쓰려고 노력하는 편인데, 잘못 알고 있었던 표현들에 너무 익숙해져버린 나머지 실수를 할 때가 있기 때문이다. 

책의 앞표지에는 한 고양이가 등장하는데, 사람 말을 할 줄 아는 고양이이자(고양이 말은 할 줄 몰라서 고양이 무리에 끼이게 되면 성대모사를 하는...) 글쓰기 비법을 알려 줄 고선생이다. 고양이 외에도 서연,서윤 자매, 아버지, 할머니로 구성된 가족도 등장하는데, 이들과 함께 다양한 상황 속에서 올바른 표현과 맞춤법에 대해 잘 알려준다. 뒤표지에는 문장력 테스트가 있는데 여러 문장에서 잘못된 부분이 무엇인지 찾아보는 테스트이다. 친절하게 정답 확인 쪽수까지 적혀 있으니 뒤표지를 먼저 살펴보고 나서 이 책을 읽으면 더 흥미롭게 몰입할 수 있을 것 같다. 

책은 생각보다 두툼했는데, 만화 형식으로 되어 있고 서연이네 가족이 처한 상황과 어우러진 고선생의 가르침이 자연스럽고 흥미로워서 쑥쑥 익혔다. 나는 앉은 자리에서 바로 끝까지 다 읽어버렸는데 10대뿐만 아니라 어른들이 읽기에도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어른이라도 맞춤법과 띄어쓰기를 완벽히 이해하고 사용할 가능성은 매우 작기 때문이다. 

이 책의 좋았던 점을 더 찾아보자면, 가르침이 끝날 때마다 헷갈리기 쉬운 틀린 표현이 여러개 등장하고 바로 다음 쪽수에서는 답을 알려줘서 올바른 표현을 익히기가 좋았던 것과 차별적인 표현에 대해서도 다룬 점이다. 

책의 첫 시작, 들어가며에 나온 작가님의 말이 참 인상 깊었는데, 그 내용으로 이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살다보면 힘들고 괴로운 시기가 찾아오기도 해요. 그때는 우리가 써두었던 문장들이 우리의 흔들리는 마음과 용기를 붙잡아 줄거예요. 생각과 감정을 올바른 한 문장으로 표현하려고 노력하고 연습하다 보면 더 행복하고 보람있는 인생을 살아가기 위한 지혜를 얻게 되죠. 


+) 여담

그림을 그린 국민지님은 강남 사장님을 그리신 분이라 안성맞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강남 사장님에도 고양이가 등장한다.)

책 속에 팝콘교실 책이 나오는데 내가 소장 중인 책이라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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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는 여행 : 모험가의 자장가 창비 노랫말 그림책
안승준 지음, 홍나리 그림 / 창비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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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션 안승준님과 그림책작가 홍나리님의 합작으로 탄생한 재밌는 여행

 

창비 노랫말 그림책 시리즈는 아름다운 가사로 표현된 가요들을 그림책으로 펴낸 것인데, 나는 작은 연못이라는 그림책이 출간됐을 때 처음 이 시리즈를 알게 됐다. 이번에는 어떤 노랫말이 그림책으로 만들어졌을까 궁금해 하며 책을 살펴보았다. 이 그림책의 판형은 조금 독특했는데, 위아래로는 좁고 옆으로는 넓적한 형태였다. 사이즈가 작고 가벼워서 가방에 쏙 넣어 어디든 들고 다니기 좋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면지에는 영화가 곧 시작됩니다! 라고 나타나있고 뒤이어 영화관에 가득 찬 사람들의 모습이 보인다. 인생은 한편의 영화 같다는 생각을 종종 했었는데 작가님도 그런 생각이셨을까. 처음 시작은 부부와 한 아이가 서로 행복하게 지내는 모습이었다가 한 아이가 더 늘어난다. 그리고 네 식구는 함께 모험을 떠나게 된다. 함께 행복한 모험을 하고 세월이 흘러 두 부부의 머리는 하얗게 백발이 된다. 아이들은 또 어딘가로 떠나게 된다. 그리고 부부마저도 각자의 길을 가게 되면서 이야기가 마무리된다. 헤어짐은 슬프기 마련인데, 앞에서부터 쭉 내용을 보게 되면 그 헤어짐이 나쁘거나 슬프게 느껴지지 않고 자연스럽다 라는 생각이 든다. 그림책의 뒷 면지에 살펴보면 이런 소개 글이 있다. <평생에 걸친 든든한 여행 동료지만 결국 각자의 삶을 향해 가야하는 가족의 이야기> 너무나 이 그림책을 잘 설명하고 있는 소개 글이자 이 책의 주제라고 할 수 있겠다.

책을 다 읽고 난 뒤 이 노래가 듣고 싶어져 찾아보니 유튜브에 노래가 올라와있었다. 안승준님의 부드러운 목소리와 귀여운 그림이 어우러져 마음이 절로 따뜻해졌다. (끝까지 듣다보면 아이의 목소리도 나온다) 그리고 앨범 정보를 더 찾아보는데 다음과 같이 쓰여 있었다.

앨범 소개-안승준 [재밌는 여행]

아이의 아빠, 늙지마라는 부탁에 그럼, 걱정마렴이라고 대답했다.

아무리 사랑해도 지킬 수 없는 약속이 있다는 건 슬픈 일이다.

아이는 스스로의 길을 찾아 나가겠지. 모든 걸 다 주고 싶은 아이에게 늘 곁에서 응원하는 마음을 남기고 싶었다. 우리는 앞으로 어떤 여행을 함께 떠나게 될까.

책을 보는 내내 아이들을 사랑하는 아버지의 마음이 느껴졌는데, 역시나 그런 마음을 담아 노래를 만드셨던 게 맞았구나... 이런 아버지를 둔 아이들이 부럽게 느껴졌고 얼마나 든든할까란 생각이 들었다.

가족들이 다같이 옹기종기 모여서 읽으면 참 좋을 것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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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얼굴 Dear 그림책
올가 토카르추크 지음, 요안나 콘세이요 그림, 이지원 옮김 / 사계절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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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잃어버린 얼굴><잃어버린 영혼>의 두 작가, 올가 토카르추크(폴란드를 대표하는 소설가이자 2018년 노벨 문학상 수상작가)와 요안나 콘세이요(세계적으로 사랑받는 그림작가, 해당 작품으로 볼로냐 라가치 상 수상)의 신작이다.

  나는 전작을 읽어보지 못한 채로 이 작품을 만나게 되었다. 은은한 초록빛과 크게 확대되어 일부만 보이는 아이의 모습이 표지를 가득 채우고 있었고, 마치 모자이크 타일과 같은 것들이 그 얼굴의 왼쪽에 위치하고 있었다. 뒤표지에 소개 글 중에 눈에 띠던 것은 부풀려진 자아, 젊음에 대한 찬양, 타인의 관심에 집착하는 문화. 우리는 그곳에서 온전히 빠져나올 수 있을까?’ 라는 문구였다. 너무 공감이 가는 내용이었기에 책에 대한 기대감이 자연스레 높아졌다.

  표지랑 면지에 표현된 그림들이 조금 심오하게 느껴졌는데 주제가 주제이니 만큼 쉽고 단순한 내용은 아닐 거란 생각이 들었다. 이어서 한 아이가 태어나고 자라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소묘로 표현한 것들이 나타났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까맣고 동그란 점들이 중간 중간 나타나는 것이다. 대체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지 궁금했다. 꽤 여러 페이지를 넘기고 나서야 이야기가 시작됐는데 아주 또렷한 얼굴을 가진 사람의 이야기였다. 이야기를 읽다보니 까만 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금방 알 수 있었다. 얼굴이 또렷한 남자는 자신의 얼굴을 찍는데 엄청 집중()을 했는데, 그러다가 자기 얼굴이 점점 희미해지는 미스테리 현상을 겪게 된다. 그리고 그것을 이겨내기 위해 많은 돈을 들여 새 얼굴을 갖게 되는데.... 그것은 과연 그를 행복한 결말을 맞이하게 해줄까?

  ‘곧 익숙해질거야라는 말과 모두 하나같이 활짝 웃고 있는-그러나 어딘가 부자연스러워 보이는 얼굴들이 가득 차있던 마지막 페이지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요즘 현대인들에게 나타나는 사회 문제들을 제대로 꼬집고 있는 이야기였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전작이 몹시 궁금해졌다. 같은 잃어버린 시리즈(?)로서 이야기가 연결되는 것인지도 궁금하다. 한번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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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전지 엄마 건전지 가족
강인숙.전승배 지음 / 창비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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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엄마는 못 하는 게 없어.

우리가 심심할 때나 아플 때 언제나 가장 먼저 달려와.’

 

  그림책의 제목과 내용 때문이었을까? 건전지 엄마를 접하고 읽는 내내, 읽고 나서도 나는 나의 어머니가 계속 떠올랐다. 항상 우리 가족을 잘 돌봐주시고 헌신적으로 애쓰며 따뜻하게 대해주는 모습이 그림책 속 주인공과 정말 닮아서였다. 그런 어머니를 보며 자란 나는 정말 감사하다는 마음을 가지면서도 나도 가족을 위해 이렇게 할 수 있을까? 난 못할 것 같은데..라는 생각을 곧잘 했었다.

  예전에 건전지아빠가 출간됐다는 소식을 접한 적은 있었지만 그림책 내용을 살펴보진 못했다. 그러다가 시간이 흘러 얼마 전 건전지엄마가 나온 소식을 듣게 되었고 이번에는 꼭 읽어보고 싶다는 마음에 서평쓰기에 참여하기로 하고 책을 살펴보게 되었다.

  설레는 마음으로 표지부터 찬찬히 살펴보았는데 역동적으로 위에서 뛰어내리는 듯 한 건전지 엄마가 중앙에 큼지막하게 배치되어 있었다. 참으로 에너제틱한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뾱뾱이 형광조끼를 입은 것도 인상적이었다. 이 그림책에는 엄마와 건전지엄마의 모습이 함께 나온다. 면지에는 엄마가 근무하는 것으로 보이는 직장의 모습과 엄마의 가방에서 빼꼼 얼굴을 내밀고 있는 건전지 엄마의 모습도 보인다. 종이를 한 장 더 넘기면 애니메이션 건전지엄마를 감상할 수 있는 큐알코드가 나오는데 그림책이랑 비교해보는 재미가 있어 정말 좋았다. 그리고 이어 속표지에 쌍절곤을 들고 있는 건전지 엄마의 모습과 우리 엄마는 세상에서 가장 용감한 건전지야. 라는 소개문장이 나온다. 그리고 내용들을 살펴보는데.. 정말 대단하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코끝이 찡해져서 눈물까지 찔끔 나올 정도로 따뜻하고 감동적인 이야기였다.

  책을 다 읽고 나서 아이들에게 둘러싸여진 건전지엄마가 미소짓고 있는 맨 마지막 장면이 계속 생각이 났다. 그리고 엄마 충전 완료야.” 라는 말까지. 이 책을 남녀노소 모든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을 정도로 내용들이 너무 마음에 와 닿았다. 그리고 어머니의 마음을 더 헤아려드리고 이제 내가 더 챙겨드려야 겠다라는 생각도 들었다. 한 토크쇼에 모 연예인이 나와서 한 이야기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정확한 문장은 기억이 안 나지만 그 내용은 (이미 성인이 되어 본인의 자녀가 훌쩍 커있는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은 엄마가 내 곁에 안 계신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나 또한 그렇다. 그런데 정말 가까운 사이인 가족이라는 이유로, 때로는 너무 편해서 의도치 않게 어머니의 마음을 서운하게 한 적도 있는 것 같다. 앞으로는 정말 그런 일이 없도록 내가 더 노력해야겠다. 다음 달에 곧 어버이날이 다가온다. 이 책과 가족과 함께 읽어도 좋을 것 같고, 선물을 드려도 좋을 것 같다. 건전지엄마를 읽으며 모두 따뜻한 감동을 느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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