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자의 제국
이토 게이카쿠.엔조 도 지음, 김수현 옮김 / 민음사 / 2015년 3월
평점 :
절판


이 책의 저자는 두 명이다. 이투 게이가쿠라는 천재적인 작가가 프롤로그만 쓰고 요절한 이후, 그의 친구 엔조 도가 책의 전부를 완성한 것이다. 엔조 도가 마무리 한 것이 이투 게이가쿠가 원하는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일단 저자의 의도라고 생각하고 글을 읽어보자.

이 글의 배경은 미래도 아니고 과거이다. 19세기 말 대영 제국이 세계를 지배하던 그 시기이다. 그런데 그 시기에 죽은 자를 사용하는 기술이 생기게 된 것이다. 그 죽은 자를 탄생시킨 것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이야기인 프랑켄슈타인 탄생에 사용된 기술의 일반화로 인한 죽은 자들의 좀비라고 할까? 물론 우리가 영화에서 본 좀비와는 다르게 사람들은 함부로 공격하는 것이 아니고, 산 자들이 이들을 이용하여 군사용, 산업용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전쟁할 때 거의 죽지 않는 병사로 이용되기는 하지만, 사람들과 같은 인식이나 지능이 없다는 것이다. 일단은 흥미 있게 이야기가 전개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면 산 자와 죽은 자를 구분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이 책에서는 영소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 우리가 흔히 영혼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산 자가 죽었을 때 몸무게의 변화가 21g 정도 생기는데 이것이 바로 영소의 무게이며, 죽게 되면 영소가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죽은 자의 머리 속에 전류를 가해게 되면, 이에 따른 영소가 인스톨하면,인스톨된 상태로 움직이는 살아 있는 시체가 되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배경 또한 소설 프랑켄슈타인에서 그 모티브를 얻은 것으로 생각된다.

그 이후의 이야기는 이 책의 주인공으로 나오는 존 왓슨 박사의 모험담으로 전개되고 있다. 좀 황당한 것은 성경의 창조의 이야기, 각종의 비의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사건을 전개하고 있는 것이다. 존 왓슨은 영국의 첩보원의 세계로 들어가면서 죽은 자들을 조정하는 최초의 창조자인 더 원을 만나게 되고, 생명 창조의 비밀을 알게 된다. 더 원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영혼 여기서는 영소라는 것은 인간에 기생하면서 인간을 지배하는 균주라는 것이다. 이것은 마치 인간을 균주가 잠시 머물다가 가는 겉껍질 같은 존재라고 생각하게 하는 것이다. 물론 이것에 동의하지는 않지만, 이것은 소설이기 때문에 저자의 상상 속에서 이야기를 전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소설 자체도 어느 정도 몰입도를 가지고 읽을 수 있다.

그렇다면 저자가 이 소설에서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죽은 자들은 통한 산 자들이 가지고 있다는 인간의 영혼에 대한 고찰이 아닐까? 빅터가 만약 프랑켄슈타인을 창조했다면 그는 어떻게 영혼을 가지게 되는 지 궁금하다. 사실 영혼이라는 것은 각 개인의 고유의 어떤 것이 아닐까? 그리고 태어날 때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것인데, 창조된 프랑켄슈타인 어떻게 영혼을 소유할 수 있을까? 이 소설처럼 그 영혼을 균주라고 이해한다면 그 균주는 그 어딘가를 돌아다니다가 자기가 원하는 사람에게 들어가는 것일까? 그렇다면 인간이라는 존재는 그 고유성과 의미를 찾을 수 없는 것이다. 이것은 마치 내가 이 글을 쓰는 것도 균주의 지시에 의한 것이라면 인간이 로봇과 마찬가지의 상태인 것이다. 내가 내가 아닌 다른 것의 지배를 받는 다고 생각하는 그 자체가 너무 싫다. 누구는 이렇게 이야기 할 수도 있다. “인간이 살아가면서 우리는 알게 모르게 타인의 지배를 받는다고이것은 어느 정도 사실이지만, 그것은 인간이 군집된 사회에 살아가기 위한 하나의 방편 또는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여하튼 이 소설이 깔끔하게 우리에게 무엇을 이야기 하는 지를 알려주지는 않았지만, 인간의 존재와 의식, 영혼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해주게 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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