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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을 켜다 - 무도한 세상에 맞서는 세상의 울림
표정훈 지음 / 을유문화사 / 2013년 3월
평점 :
이 책의 저자는 생소한 편이지만, 저자가 쓴 책과 번역본에서 그의 이름을 볼 수 있다. 《탐서주의자의 책》, 《잰틀 매드니스》, 그리고 스승 강영안 선생님과 같이 쓴 《철학이란 무엇입니까?》 등이 있다.
저자가 제목으로 적은 《철학을 켜다》는 저자가 라디오 방송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방송의 “ON AIR” 표시등이 켜진 것을 생각하면서 제목의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다. 그 의미는 방송이 시작되어 켜지듯이 저자의 철학 책을 읽으면서 우리에게 철학이 켜진다, 즉 시작된다라는 그런 의미와 천편일률적인 철학 책과는 거리를 둔 자유로운 형식으로 철학의 이야기를 풀어보겠다는 그런 의도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래서 그가 쓴 철학 책은 철학의 인물지로 되어 있지만, 그 형식은 다양하다. 마치 옆에 철학자와 이야기를 하듯이 하는 인터뷰 형식, 회고록 또는 편지 형식의 내레이션 형식, 수필과 같은 에세이 형식, 일반적인 서술 형식 등등이 있다. 그러 면에서 보면 독특한 형식인 것은 분명하다. 저자가 이와 같은 형식으로 우리에게 철학자가 주장하는 철학의 의미를 쉽게 이해시키려는 의도가 분명하다. 그래서 기존의 철학 책과는 달리 술술 읽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와 같이 인물 중심의 철학적인 의미를 쉽게 전달해 주는 책들은 강신주의 《철학의 필요한 시간》, 폴거 스프링거의 《세계사를 바꾼 철학의 구라들》, 도널드 팔머의 《참을 수 없이 무거운 철학 가볍게 하기》 등이 있다. 비교해서 보면서 읽으면 재미 있을 것 같다.
저자는 일반적인 철학의 전개인 시간 순서대로, 고대, 근대, 현대로 진행되어 있으며 총 30명의 철학자에 대하여 이야기 하고 있다. 아마 저자가 중요시 하는 철학자들이 아닐까 한다. 물론 우리가 잘아는 철학자들도 빠져 있는가 하면, 우리에게 생소한 철학자들도 포함되어 있다. 저자가 의도하는 바는 철학자들의 삶을 통해서 “철학은 삶이다.” 라는 주제를 우리에게 알려주는 것이다. 그래서 철학자의 철학의 의미를 깊이 이해하는 것보다는 그들의 삶을 통해서 우리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에 철학적인 물음표를 던져주는 것 같다. 철학자 중에서도 극단적인 출세를 지향하여 매우 부유하게 산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정말 가난하게 일생을 마친 사람도 있다. 그렇지만 이 들 철학자들은 그들의 산 시대에 대한 고민을 가지면서, 그 고민을 어떻게 해결할 지는 바로 그들의 저술한 철학 책에서 살펴볼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가 의도하는 바는 이렇게 복잡한 현대의 삶에서 우리는 우리의 삶을 고민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우리도 우리의 삶의 고민을 하나의 철학적인 주제로 승화할 수 있지 않을까? 물론 쉬운 일을 아니지만, 우리의 삶의 고민이 깊어지고 진지해질수록 우리의 철학은 조금 더 완성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는 우리도 자신의 전공과 관계없는 철학 책을 읽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 아닐까 한다. 그렇지만 우리가 이런 책들을 읽는 이유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위에서 이야기 한 우리의 삶에 진지한 고민에 대한 철학적인 의미는 있지 않을까? 여하튼 철학 책들도 점점 재미있고 쉽게 접근하는 책들의 많이 나와 좋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도 우리에게 철학에 좀 더 빠져들 수 있게 하는 좋은 책임에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