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오 선생님의 옛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옛날 생각이 절로 난다. 이 책은 시리즈 중에 하나란다. 『철따라 들려주는 옛 이야기』 라는 시리즈 중 여름에 속한 책이다. 즉,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각 권에 30편의 이야기를 담아 놓았다고 한다. 서정오 선생님이 추리고 추려서 옛 이야기 가운데 백성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면서도 재미난 이야기 120편을 정성껏 가려 뽑아 다시 썼다고 하셨다. 이 책의 전반적인 느낌을 보면 참 투박한 책이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어린아이 책 치곤 두껍지만 읽으면 금방 읽을 수 있는 책이다. 그만큼 여백이 많이 있으며, 글자 크기도 보기에 좋고 그림도 적절하게 삽입되어 있다. 조금 세련되게 만들었으면 하는 느낌도 있었으나 우리나라 옛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 같은 투박스러움이 나중에는 더 마음에 드는 것 같다. 그리고 이런 투박함을 더하면서 정겨움을 주는 것은 목판화로 된 그림에 있는 것 같다. 세밀하게 그리는 그림과는 다른 맛을 보여준다. 이 책은 여름철에 듣기 좋은 옛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특별하게 계절감을 느끼게 하는 이야기는 별로 없다. 이 책을 읽고 있으면 마치 예전의 할아버지, 할머니가 이야기 해주는 그런 느낌을 살리면서 대화체 형태로 되어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을 그냥 아이에게 읽어주어도 책을 읽는 느낌보다는 이야기 해주는 느낌을 들게 해주는 것이다. 물론 요새 아이들에게는 잘 다가오지는 않겠지만 이런 이야기를 듣고 자란 아이들의 감성을 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우리 아이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해주고 싶다. 물론 책을 읽더라도 마치 이야기하는 것처럼 적절한 곳에서 추임새를 넣고 강약을 조절해주면서 읽으면 금상첨화가 될 것 같다. 그리고 이야기의 마지막이 문장들이 마치 아이들에게 현실감을 느낄 수 있도록 되어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눈 먼 시어머니와 지렁이 국”에서 마지막 문장에서 “그 뒤로도 세 식구가 오래오래 잘 살아서, 그저께까지 살았대” 라는 것을 읽어주면 아이가 이렇게 반응하지 않을까? “예이 그런 이야기 어디 있어. 순 엉터리다”라고 말이다. 이런 식으로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해주면 혼자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과 대화하면서 하는 이야기가 되어 더 기억하기도 쉽고 더 활동적인 것이 되는 것이다. 이런 특징들이 이 책을 더욱 맛깔 라게 하고, 정감 있게 하는 것이다. 우리는 요새 바쁜 현대 사회를 살아가면서 우리의 옛 이야기를 잊고 사는 것 같다. 이와 같은 바쁜 시대에 옛 이야기가 무슨 소용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지 모르지만 이 이야기 속에 담겨진 감성이 우리를 현재 살고 있게 하는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 세계 명작은 알면서도 우리나라의 이런 옛 이야기를 모른다면 그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많은 우리의 옛 이야기를 우리의 아이들에게 많이 들려주었으면 한다. 이 시리즈를 다 구입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