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던보이 알렝 - 텔레비전이 없었던 시절에 살았던 프랑스 소년 이야기, 물구나무 그림책 67 파랑새 그림책 68
이방 포모 글 그림, 니콜 포모 채색, 김홍중 옮김 / 파랑새 / 2008년 1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읽으면서 요새 아이들의 수준은 매우 높다는 사실에 실감해 본다. 이 책이 4-6세용 책인데 이 때 아이들이 이런 책을 읽을 정도로 수준이 되는 지 궁금하다. 그렇지만 내가 이 나이 때는 이런 책들을 읽어본 기억이 나지 않는다. 물론 가난도 있었지만 아직 그 때 유아용 책에 대한 개념이 없었기 때문으로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지금은 할아버지가 된 알렝의 어린 시절의 회상으로 이루어진 그림 책이다. 그림 책 치고는 그림도 자세할 뿐 더러 글씨도 많다. 여하튼 책이 왜 이렇게 커야 하는지 이 책을 보고 나서 이해가 된다. 자세한 그림 설명이 필요한 것이다. 왜 그래야 하는 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이들에게 자세한 관찰을 요구하는 걸까?
지금 이 책을 보는 현대 아이들에게 알렝의 놀이가 마냥 이상하기만 하다. 왜 저렇게 놀아야 하는가? 컴퓨터와 TV를 보면 더 재미있게 놀 수 있는데 라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그러나 이런 알렝의 놀이는 나에게 좀 더 현실감 있게 다가온다. 예전에는 사실 TV가 귀했다. 그래서 우리 집도 국민학교 지금의 초등학교 3학년 정도 되었을 때 문을 열고 닫는 흑백 TV를 보았다. 그래도 그 때는 그 것이 있어 행복했던 것 같다. 그리고 전화도 그 때 정도에 집에 있었던 것 같다. 그 당시 나는 늘 아이들이랑 뛰어 놀고, 구슬치기, 딱지치기, 다방구를 하면서 놀았던 기억이 생생하다.
사실 알렝이 8살인 이 시기는 2차 대전이 끝나고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시기인 것이다. 그래서 그 시대상을 반영하는 얼음 받는 것, 우유 받는 것 같은 그림이 많이 있다. 사실 요새 어름이 흔했지 우리가 있을 때도 어름을 작은 덩어리로 사서 어디엔가 보관하고 먹었던 기억이 난다. 그 때 얼음 가게가 있었던 것이다. 근데 여기서는 얼음을 배달하는 트럭이 나 온다. 그리고 이 때 롤러 스케이트 비슷한 것이 있는 것이 놀랍다.
나도 TV에서나 본 전화 교환수의 그림을 보면서 그 때는 서로가 전화하는 것을 전화 교환수가 들었다고 생각하니 재미있게 생각이 된다. 요새 같으면 프라이버시 침해라고 당장 뭐라고 할 것 같다. 안내원이 쉬는 시간에 간식을 팔았던 때가 우리가 영화 볼 때도 있었는데 극장에 대한 기억도 새록새록 나는 것 같다.
그리고 재미 있는 사실 중에 하나는 그 당시에 우아한 여성 선발 대회라는 것이 있다는 것이었다. 자동차와 개 그리고 여성의 겉모습이 가장 빼어난 팀에서 상을 주다니 참 독특한 대회인 것 같다. 그리고 알렝이 그런 대회를 좋아하는 엄마가 모습이 싫었다는 사실도 재미 있었다. 자기 엄마가 가장 이쁜데 다른 아줌마가 상을 타는 것이 못마땅 한 것이다. 나도 나의 엄마를 좋아하지만 가장 이쁘다고 생각해 보지는 않았는데 알렝은 정말 좋은 아들이다.
이 책을 보면서 알렝과 비슷한 시기를 지내온 우리들에게는 이러한 알렝의 추억이 아름답고 아련하게 다가 오지만 현재의 아이들에게는 어떤 의미로 다가 올 지는 알 수 없다. 그냥 예전에는 이랬구나 하는 정도일까?
우리는 늘 과거에 대한 잊지 못할 추억이 있다. 그 시대가 그리울 수도 있다. 그렇지만 우리가 현재 살아가는 지금 이 순간이 가장 나에게 소중한 시기임을 명심하고 과거는 과거 그대로의 모습으로 우리의 기억 속에 가만이 놓아 두었으면 한다.
이 책을 읽는 나에게는 지난 과거를 생각하게 해 준 좋은 책이다. 아이들에게도 좋은 책으로 여겨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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