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의 달인 69 - 야채가 위험해
카리야 테츠 글, 하나사키 아키라 그림 / 대원씨아이(만화)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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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이 단순한 만화를 벌써 예순아홉권째나 보고 있다는 사실이 문득, 믿기지 않았다. 그저 그 뿐.. 이 만화에 대해서는 그다지 할 말이 없다. 요리에 대해 정말이지 열심히 공부하는 작가에 대한 감탄이 몇 번, 그러나 이야기 만드는 법에 대한 공부는 전혀 하지 않는 작가에 대한 지겨움이 여러 번, 정말이지 이해하기 쉬운 단순한 캐릭터들에 대한 지겨움도 여러 번. 암튼, 몇 가지의 단점에도 불구하고 이 만화가 '요리의 세계'에 대한 인식의 폭을 넓혀준 것만은 확실하다. 물론 실용적인 요리 지침서로서의 만화라면 '아빠는 요리사' 쪽이 더욱 유용할 것이고, 이야기의 짜임새나 구성으로 따지자면 '대사각하와 요리사' 쪽이 훨씬 재미나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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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 29 - 출발
나카하라 유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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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누구나 수 많은 단점과 한두가지의 장점을 가지고 살아간다. 자신의 단점에 집착하여 그 단점을 극복하며 살아가도 좋다. 단점은 외면한 채 장점만을 돌아보고 자신있게 살아가는 것도 좋다. 장점과 단점, 어느 쪽을 바라보느냐에 따라 인생의 방향도 달라지게 마련...' 정확한 기억은 아니지만 스타트 29권을 보며 인상적이었던 대목.'스타트'는 달리기(육상)이라는 얼핏 지루하고 재미없을 것 같은 소재를 다루고 있는, 그러나 재미있고 진지한 만화이다. 다소 단순하고 도식적인 캐릭터들이 흠이긴 하지만, 인생 그리고 달리기에 대한 작가의 성찰과 공부가 얼핏보면 재미없어 보이는 이 만화를 29권까지나 끌고 온 원동력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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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 그 여자! 11
츠다 마사미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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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반게리온의 감독, 안노 히데야키의 또 다른 애니메이션으로 더 유명해진 이 만화는, 그러나 역시 책으로 읽을 때에 그 섬세함을 깊이 느낄 수 있다. (애니메이션도 물론 상당히 재미있게 만들어졌고, 성우들의 목소리나 음악을 아주 즐겁고 쓸쓸한 기분으로 즐길 수 있지만..) 몇몇 친구들에게 이 만화를 권했다가, 이게 뭐가 재밌냐며 타박을 받기도 했지만.

이번 11권은 지난 10권에 이어서 또 다른 주변 인물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11권의 주인공으로 등장한 캐릭터는 고양이 같은 소녀 츠바사와 그녀의 의붓남매인 카즈마. 그리고 카즈마가 속해 있는 밴드인 음양. 특히 카즈마의 심리 흐름과 독백, 주변의 일상들이 11권의 주요 내용. 그 남자 그 여자를 보면서 무엇보다도 놀랍고 아름다웠던 것은, 인물들을 그려가고 그 심리를 너무나도 섬세하게 묘사해내는 작가의 냉정하지만 따뜻한 시각이었다. 하마타면 눈물을 흘릴 뻔 했을 만큼 아름다운, 그 섬세함. 11권을 보는 중에 벌써 12권이 기다려지는... 아리마와 카즈마의 평화로움과 행복, 그 뒤에 도사리고 있는 어두움은 과연 어떤 모습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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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병기 그녀 3
타카하시 신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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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만화책의 제목을 보았을 때, 나는 한 순간에 반해버리고 말았다. 비록 지극히 일본스러운 제목이긴 하였으나, 제목만으로도 사람을 이토록 흥분시키고 설레이게 하는 책을 나는 그 이전에도, 이후에도 만나본 일이 없었다. 이 만화는 분명 재미있을 것이고, 아름다울 것이고, 애틋할 것이고, 슬픔에 잠기게 만들 것이라는 예감. 그리고 책을 펼치고 읽어가면서, 나의 그 기대와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최종병기 그녀는 나의 기대 이상의, 그 이상의, 또 그 이상의 전율과 감동을 가져다 주었다.

특히 그 전율은 2권에서 절정을 이루었는데, 이번에 나온 3권은 2권 이후의 이야기들을 통해서 2권에서 생략되었던 부분들을 조금 열어서 보여주고 있다. 아아... 이 만화를 분석하려 들지 말아야지. 그저 보고, 읽고, 즐기고, 웃고, 울어야지. 일본에선 7권까지 나와있다던데... 어서 어서 어서 어서 어서 어서, 다음 권이 나오기를,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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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의 그림일기
오세영 지음 / 글논그림밭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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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시절, <시의 길을 여는 새벽별 하나>라는 책을 친구로부터 선물받은 적이 있었다.(어쩌면 졸업 후에 받았는지도... 가물가물...) 참 재미있는 책이었고, 많은 공부가 되었던 책이었다. 그 책 속에서, 나는 두 편(?)의 만화를 볼 수 있었는데 그 하나가 당시 [한겨레신문]에 연재되던 박재동 화백의 만평이었고, 다른 하나가 바로 오세영의 단편 만화 <투계>(월북작가 안회남의 단편 소설을 만화화)의 한 장면이었다. 돈이 떨어져 술에 굶주린 술꾼 심가가 꿈 속에서 한 주전자 가득 받아온 술을 사발에 따라서 입을 한껏 크게 벌리고 한 잔 걸치려는 찰나.

그 그림이 어찌나 생생하게 그려졌는지 당시에는 술을 마실 줄 모르던 내 입 안에 한가득 침이 고일 지경이었다. 오세영의 만화가 너무나 보고 싶어진 나는 그의 만화를 찾기 위해 백방으로 수소문 했으나 만화책은 커녕 오세영이란 만화가를 아는 사람조차도 전혀 찾을 수가 없었다.(아직 pc통신 조차도 대중화 되지 않았던 시절...) 대체 오세영이란 만화가가 존재하기나 하는 것인지... 지구를 홀라당 뒤집어서 탈탈 털어봐도 그의 만화책은 한 권도 떨어지지 않을 것만 같았다.

그리고 10년이 넘는 시간이 흐른 후에, 나는 [서울문화사]에서 <오세영 한국 단편 문학선>이란 시리즈가 나와있다는 정보를 접하게 되었다. (다른 제목일지도 모른다. -_-;)
어찌어찌해서 몇 권을 구해서 보았지만, 어린 시절 보았던 그 장면이 들어간 만화는 찾을 수 없었다.(분명히 그 시리즈의 어느 한 권에는 들어가 있을 만화인데도...) 그리고 다시 몇 년이 흐른 후, 비로소 나는 <부자의 그림일기>라는 오세영의 만화를 구입하게 되었고 그 책에서 10여년 간 보고 싶어했던 만화를 만날 수 있었다.

한국 리얼리즘 만화의 대표자로 알려져 있는 오세영의 만화를 보는 일은 그러나 그리 즐겁지만은 않은 일이었다. 그 속에서 우리의 아픈 현실, 기억하고 싶지 않은 과거를 다시 만나게 되기 때문이다. 어쩌면 우리는 만화를 통해, 현실에서는 이룰 수 없는 꿈이나 환상이 이루어지는, 상상 속에서나 이루어질 법한 아름다운 낭만 같은 것들을 만나는 것에만 익숙해지고 길들여져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오세영의 만화는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은 꿈 속, 환상 속이 아닌 현실 속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 현실을 아프게, 끔직한 만큼 생생하게 보여준다. 내가 만난 오세영의 만화는 대부분 우리나라 소설가들의 옛 단편들을 만화로 재구성해낸 것들인데, 글로 읽을 때와는 또다른 이미지와 느낌으로 보는 이를 사로잡는다. 문학적 상상력, 회화적 이미지, 영화적 연출... 힘들고 아프지만 가슴 시리게 아름다운, 오세영의 만화를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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