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찰자
샤를로테 링크 지음, 서유리 옮김 / 뿔(웅진) / 2012년 8월
평점 :
절판


초반부터 번잡한 이 스토리를 간단히 정리하자면 실업자 모태솔로남이 흠모하는 유부녀의 남편이 살해된 사건의 용의자가 되어 경찰한테 쫓겨 다니고, 그 유부녀의 애인이 뒤편에서 범인을 조사하다가 의외의 인물에게 위험을 감지한다는 다소 뻔한 클리셰가 덕지덕지 붙어있는 작품이다.

꽤나 시리어스한 전개인데 초반의 어수선한 분위기만 이겨내면 그럭저럭 볼 만하다. 국으로 치자면 약간 소금 조절 실패한 소고기 뭇국 정도의 맛이랄까. 여자 관찰이 취미인 주인공이 범행 현장을 목격하여 사건을 돕는다라는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오히려 쫓기는 시점부터 그의 비중은 확 떨어지고 유부녀 애인의 비중이 대부분이라 ‘주인공은 대체 누구인가‘ 하는 혼란만 가져온다. 무엇보다 범인이 짠하고 등장해서 ‘내가 죽였소‘ 하는 게 제일 어이없었는데 전혀 이렇다 할 복선도 없던 인물이라서 지금까지 뭐 하러 추리했나 싶은 자괴감 들고 괴로워...

읽다 보니 <7년의 밤>과 비슷한 기분이 들었는데 범인을 찾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 범인의 내면적 세계에 더 중점을 두는 작품 같다. 이 책은 어린아이가 괴물이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통과 아픔이 있었는지, 남편에게 학대받은 아내의 영혼이 어디까지 부서질 수 있는지 등등 사회에 드러나지 않는 가정문제의 심각성을 조명하는 사회소설이다. 여기서 중요 포인트는, 피해자를 돕고는 싶지만 엮이고 싶지 않아 외면하는 인간의 내면적 갈등이다.

1부만 보면 별 3개지만 2부는 별 4개인 조삼모사 같은 책이다(뭐래니). 이 책도 겉보기엔 일반적인 수사기법과 별 차이가 없지만 자세히 보면 정황마다 심리적인 요인을 가지고 해결하려는 게 보인다. 그래서 제목처럼 서로 관찰하는 장면이 많으나 살짝 빈약하여 아쉽다고 느꼈는데 역자 후기에 따르면 이 작가는 내공 빵빵 심리묘사의 달인이라고 한다. 아니 무슨, 읽는 책마다 그 나라의 베스트셀러 작가래. TOP 100명안에만 들면 다 베스트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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秀映 2018-03-30 23: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속임수를 쓴 작가네요
그 책 별로였어요 저는...
이 책도 어떨지 상상되는데요 ㅎ

물감 2018-03-31 04:42   좋아요 0 | URL
7년의 밤 말하시는거죠?ㅋㅋ
그래도 이 책은 배울점이라도 있어요😀😀😆

秀映 2018-03-31 11: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샤를로테 링크의 속임수라는 책이 별로 였다는 얘기예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