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Q 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 1
조엘 디케르 지음, 윤진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제임스 대시너와 같은 힘 있고 젊은 감각을 가진 괜찮은 작가를 발견했다. 보통 책표지나 날개에 극찬하는 말들은 믿지 않는 편인데, 이 작품의 대한 극찬은 허구가 아니다. 딱 내가 추구하는 글과 컬러를 가지고 있고, 작가라는 직업과 고충에 대해 깊게 느껴볼 수 있는 소설이다.


나도 글쓰기에 관심이 많은 편이다. 항상 좋은 글이란 무엇일까를 생각하고 산다. 나 같은 사람들에게 이 책은, 나무가 열매를 맺기 위해 필요한 영양분과도 같다. 겉으로는 스토리에 충실하면서, 속으로는 ‘작가란 무엇인가‘를 계속해서 독자에게 공급한다. 폭주기관차 같은 힘과 속도로 질주하는 작가의 에너지를 꼭 느껴보길 바란다.

첫 소설로 대박을 터뜨리고 영광을 누리던 신인 작가 마커스는, 차기작의 영감이 떠오르지 않아 멘토였던 해리 쿼버트를 찾아간다. 그와 함께 머무르던 중, 30년 전에 실종된 소녀의 유해가 멘토의 집 마당 속에서 발견된다. 용의자로 지목된 멘토의 명성과 명예는 나락으로 떨어지고 체포된다. 억울해하는 그를 구하기 위해 주인공은 사건의 진실을 소설로 만들기로 한다.

다 끝나가나 싶은데 아직도 한참 남은 분량에 계속 놀라는 희한한 작품이다. 돈이 되는 작품을 쓰라고 재촉하는 출판업자와, 제대로 된 작품으로 인정받고 싶어 하는 마커스의 대립. 하나를 선택하면 하나를 잃게 된다. 사는 동안 겪은 많은 실수와 실패들로 얻은 삶의 교훈이다. 글쓰기는 권투와도 같다고 거듭 강조하는 해리의 말은, 사실 우리의 삶도 글쓰기와 같음을 일깨워준다.

그나저나 리뷰가 요새 왜 이렇게 길어지지? 길게 쓰는 거 별로 안 좋아하는데 흠.진짜 궁금한 건데 길게 쓰면 당신은 그걸 다 읽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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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같다면 2018-03-26 21: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예. 물감님의 리뷰 길게 쓰셔도 다 읽습니다

물감 2018-03-26 22:48   좋아요 1 | URL
오... 저 감동 받았어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