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명의 술래잡기 스토리콜렉터 14
미쓰다 신조 지음, 현정수 옮김 / 북로드 / 2013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딱히 이유는 없는데 호러소설은 잘 읽지 않게 된다. 그래서 미쓰다 신조의 책도 이번이 처음인데, 생각해보니 스티븐 킹 작품도 읽어본 적이 없구나. 학생 땐 무서운 얘기가 그렇게 좋았었는데 어느샌가 흥미를 잃은 건 아마 소설보다도 더 호러스러운 현실에 찌들어서가 아닌가 싶다. 원래 무서운 얘기는 짧고 굵게 임팩트 빡 주고 끝내야 제맛인데 길게 늘어놓으면 무슨 재미가 있나 싶어서 안 읽은 것도 있는 듯.

사는 게 힘들어 자살을 계획하는 사람이 있다. 디데이 7일을 정한 뒤 그의 절친 다섯에게 하루 한 명씩 전화를 걸어서 받으면 내일로 미루고 안 받으면 오늘 죽기로 결심한다. 다행히 친구들은 모두 전화를 받았으나 결국 그는 죽어버렸다. 그리고 친구들이 차례차례 사고로 죽는 기이한 일이 시작된다. 마침내 불길해서 봉인해두었던 옛 기억을 떠올리는데...

재미도 있고 흥미진진한데, 이런 게 호러 미스터리 소설이야? 호러와 호러 미스터리는 뭐가 다른 걸까. 내 질문에 답하듯 작가는 부조리한 세상을 다루는 호러, 합리성을 추구하는 미스터리의 차이라고 했다. 그래서 미스터리의 분량이 더 많아 호러는 살짝 음침한 정도?

작가는 7번째 인물을 자연스럽게 범인으로 몰아간다. 당연히 아니겠지 하면서도 자연스레 따라가는 이 기분이 싫지 않았지만 사건의 발단도, 범인도, 해결도 심하게 우연, 우연, 우연이었다. 조사하던 경찰들은 갑자기 쏙 들어가 버렸고, 친구들이 죽었는데 조문 가거나 슬퍼하는 장면도 없다. 그래서 맛은 괜찮지만 여기저기 구멍이 많은 스위스 치즈 같았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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