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먼 자들의 도시
주제 사라마구 지음, 정영목 옮김 / 해냄 / 200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유명한 작품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나보다. 인간의 심리를 이토록 섬세히 표현할 줄 아는 작가가 진심 천재가 아닐까 하고 생각하게 된다. 오십을 넘어서 작가에 등단했으니 그동안 인간에 대해 얼마나 관찰하며 연륜을 쌓았겠나. 이 작가는 부등호와 기호를 쉼표와 마침표만을 사용하기로 유명하다. 그래서 다른 책보다 더욱더 집중을 요하고, 엄청난 몰입을 하게 만든다. 그 과정에서 책속의 상황을 더욱 상상하고 뇌를 자극시키게 한다. 문단나눔도 없는데 장면전환이 기가 막히며 완급조절도 훌륭하다. 확실히 독자와 호흡을 함께 가지고 간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게 해준다.

백색 실명에 걸린 도시의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 인간 내면에 있는 것들을 적나라하게 묘사해 굉장히 현실감있게 다가온다. 마치 이런 병이 돌면 실제로 이러지 않을까 하게 된다. 아무리 선하고 착한 성품일지라도 극한 상황이 되면 어쩔 수 없이 악해지고 이기적이게 된다. 그런 살기 위해 몸부림치는 인간의 추악함을 그저 지켜 볼 수밖에 없는 주인공이 강인한 사람이라 안심되었다. 나같은 사람이 유일하게 병에 안걸려서 멀쩡했다면 도망치거나 정신이 나갈지도 모른다. 근데 사실 병의 발생도 뜬금없었는데 병이 사라지는건 더 뜬금없었다. 뚜둥.



댓글(4) 먼댓글(0) 좋아요(5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秀映 2018-02-17 23: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눈뜬 자들의 도시도 읽었거든요
좀 어렵고 잘 안읽어졌어요 ㅜㅜ

물감 2018-02-17 23:55   좋아요 0 | URL
그게 이 책 후속작인가요?
평이 별로인건 알지만 읽어보고 싶네요ㅜㅜ

秀映 2018-02-17 2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눈 뜬 이후의 이야기예요

물감 2018-02-18 00:04   좋아요 0 | URL
병의 근원이 궁금하네요.
나중에 읽기로! 이 작가의 ‘도플갱어‘ 도 유명한거 같던데, 읽을 책이 너무 많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