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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낙엽
토머스 H. 쿡 지음, 장은재 옮김 / 고려원북스 / 2013년 1월
평점 :
2006년 미국추리작가협회상, 배리상, 마르틴 벡상을 수상한 쿡의 대표작이다. 예쁘고 고급적인 표지지만 소름끼치는 비극소설이다. 가족에게 싹트는 의심은 계속 자라나고 믿음은 무너져가는 게 <심플플랜>을 연상케 한다.
문제가 될만한 건 애초에 회피하고 보는 에릭의 소통방식은 결국 가족간에 담장을 쌓는 꼴이 되고 말았다. 우리 주변에는 좋은게 좋은거지 하며 매사를 둥글게 사는 사람도 종종 있지만 글쎄, 그게 마냥 좋은 것도 아니라니깐? 나는 쭉 잘 살아왔고 지금도 잘 지내고 있어,라며 자부했던 이면에는 은연 중에 진실을 외면하고 거부해 왔을 뿐이란 사실.
쿡은 추리작가로 알려져 있지만 순문학에 가까운 장르를 선보인다. 그래서 들여다보면 시인처럼 섬세하고 우아한 표현들이 많다. 이 작가의 유일단점은 문장호흡이 너무 길다는 것인데 주로 은유적, 비유적 표현을 쓰기 때문에 호흡이 길어질 수 밖에 없다. 문제는 말하고자 하는 바가 이해는 되지만 공감대는 뭐 그냥 쏘쏘? 그런 글은 독자입장에서 보면 쓰느라 애 좀 먹었네 정도일 뿐이라는 거. 이게 별 상관없는 사람에겐 전혀 문제없지만 나는 이런거 되게 거슬린다. 그래서 리뷰도 간결하게 쓰는 편이고 이래야 읽기도 수월하다. 어쨌거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쿡의 필력을 좋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