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은경의 톡톡 칼럼 - 블로거 페크의 생활칼럼집
피은경 지음 / 해드림출판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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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이웃인 페크 님의 칼럼집을 이제야 읽었다(죄송합니다). 내가 글쓰기 하수였던 시절부터 지금까지 내 글에 관심을 가져주시는 참 고마운 분이시다. 따라서 이번 글은 사심이 100% 담긴 것이므로 그러려니 하셔도 되고, 관심 없는 분들은 그냥 패스하셔도 된다. 근데 나의 사심과 별개로 좋은 글들과 사유 거리를 제공하고 있으니 뇌가 좀 딱딱해졌다 싶으면 이런 발상의 전환을 심어주는 책들도 좀 읽어주고 그래야 정신건강에 좋을 것이다. 이 글은 손가락 가는 대로 막 쓸 거라 두서도 형식도 없을 예정이다(죄송함다). 아 그전에 이 얘기를 좀 해야 쓰겄다. 독서가들(거기다 글까지 쓰는) 중에는 소위 ‘지식인‘이라고 불리는 분들이 꽤 많은데 나는 이 부류를 매우 싫어한다. 일반화하면 안 되겠지만 지식인들은 대개 오만하고 편협하고 다분히 정치적이라서 그렇다. 그들 바탕에 깔려있는 우월의식이 담긴 글을 보노라면 불쾌지수가 팍팍 오른다. 반면 온화함 속에 위트 한 방울 넣는 분들이 아주 간혹 있는데 난 그들을 일명 ‘지혜자‘라고 분류한다. 지혜자의 특징은 선비나 양반처럼 차분하기만 한 게 아니라 유머러스함을 겸비했다는 데에 있다. 개인적으로 내가 지향하는 글쓰기이기도 한데 간혹 터져 나오는 까칠함 때문에 잘 안된다(그래서 나는 시니컬함+유머 조합으로 간다). 아무튼 나에게 페크 님은 지혜자라고 할 수 있는데, 이분이 쓰신 칼럼을 읽어본다면 내 말을 금방 이해할 것이다. 생활 칼럼이라는 분야의 성격도 있겠지만, 필자만의 부드러움이 (민감할 수도 있을)관전포인트를 지혜롭게 접근하고 받아들이게 해준다. 그래, 이런 점이 내가 지혜자들을 선호하는 이유이다. 뭐 어디까지나 내가 그렇다는 말입니다. 취향 존중의 시대 아닙니까~ 그리고 잠시 ‘책 리뷰‘에 대해 좀 말하자면, 전공서나 실용서 같은 비문학은 몰라도, 문학을 리뷰할 때에 너~~~무 그 책에 대한 얘기만 쏟아내는 것도 좀 그렇더라. 리뷰의 컨셉을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이런저런 곁가지를 붙인 글들이 진짜 내 스타일인데, 그러고 보니 칼럼을 쓰는 페크 님의 글이 딱 내 취향이었네? 어쩐지 좋드라(저 잘하고 있습니까, 페크님?). N성향이 강한 나님은 질문 던지기와 사유 등등 다양한 코멘트가 붙는 글을 좋아한다(그래서 내가 대중적이지 않은 걸까). 아무튼 이런 나의 족보 없는 글과 문체를 부럽다고까지 해주신 페크님의 글은 내 것과 정반대의 느낌이지만 사고의 결은 항상 비슷했었다. 이렇게 책으로 연달아 읽어보니 더욱 분명해진다. 우린 제법 잘 어울려요. 그나저나 평소에 글 좀 써본 사람들은 잘 알 텐데, 내 생각들이 그럴듯한 설득력을 얻으려면 짱구를 무지막지하게 굴려야 한다. 페크 님의 글에는 그런 수고와 노력들이 곳곳에 묻어있다. 예를 들면, ‘나의 베풂이 상대방에게 부담일 수도 있다(61p)‘는 본인의 깨달음이 설득력이 없으면, 그런가 보다 하거나 잘 모르겠다며 무심하게 넘길 독자가 많을 것이다. 그래서 의미를 잘 전달하기 위해 서두에 ‘자신의 처지에 따라 달라지는 인식(59p)‘을 미리 언급해둔 것이다. 글이란 것이 참 그렇다. 정석으로 배워 기본기 탄탄하고 논리적인 글도 좋지만, 아마추어의 부족하지만 진정 어린 글이 훨씬 더 대중적이고 호소력을 지닌다. 글쟁이라면 다들 한 번쯤 이 글쓰기를 제대로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오는데, 그랬다가 괜히 개성도 잃고 글쓰기에 흥미가 없어진 경우를 많이 봐서 그런지 생 초보자가 아니면 나는 말려주고 싶다. 좀 시간이 걸리고 빙빙 돌아가더라도 자신의 색깔을 찾아가는 게 훨씬 낫다는 생각이다. 이 책의 ‘결핍의 힘(136p)‘이라는 장에서는 열등감이 내 능력의 최대치를 끌어내는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 비전공자, 그러니까 아마추어이기 때문에 느끼는 장벽과 현타와 자격지심을 너무 안 좋게 보지 말자. 그런 게 있어준 덕분에 나도 이런 글 한편을 작성할 수가 있는 거고, 다양한 예술 문화가 탄생하는 것이니까. 그럼 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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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28 11:2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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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28 19:1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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