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 시즌 모중석 스릴러 클럽 44
C. J. 박스 지음, 최필원 옮김 / 비채 / 2017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제까지 비가 그렇게 쏟아지더니 오늘은 어쩐 일로 화창한 날씨가 찾아왔다. 매미들이 시끄럽게 울어대는 걸 보니 이제야 본격적인 여름인가 싶기도 하고. 독서가 힘든 계절이라 일부러 장르소설만 읽고 있는데 그마저도 집중이 떨어지고 있다. 책보다는 리모컨을 잡는 시간이 더 늘어났다. 이렇다 보니 최근에 쓴 글들은 퀄리티가 영 만족스럽지 못하다. 안 돌아가는 두뇌를 억지로 쥐어짜본들 뭐 하겠냐는 판단에 도달한 바, 당분간은 설렁설렁 독서할 생각이다.


독서도 글쓰기도 잘 안되는 마당에 재미없는 책을 고르면 평소보다 더 하기 싫어진다. 그런 이유로 이번 리뷰는 퀄리티 생각하지 않고 막 쓰련다. 처음 보는 시리즈물인데 주인공 직업이 웬 수렵 감시관이다. 보통 경찰이나 군인, 변호사가 일반인데, 수렵 감시관이라니 이건 신선함보다 걱정부터 앞선다. 경찰처럼 전문 훈련을 받은 것도 아니고, 수사 단체나 대단한 동료가 있는 것도 아니고, 무엇보다 범죄자를 상대하는 직업이 아니므로 매끈한 활약을 보여주긴 힘들겠다는 생각만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평범하고 순진무구한 산골짜기 농부 같은 컨셉의 캐릭터였다. 그래서 그런지 이야기도 매가리가 없더라고.


와이오밍의 자연 국립공원에서 밀렵꾼들을 감시하는 조 피킷. 그는 한 밀렵꾼과 싸우다가 총을 뺏겼던 일로, 관리국에는 비난을 사고 주민들에겐 웃음을 샀었다. 자신을 조롱했던 그 밀렵꾼이 그의 집 주변에서 시신으로 발견된다. 몰래 산에 들어간 일행에게 당한 것으로 판단한 피킷은 팀을 만들고 산에 오른다. 얼마 뒤 나머지 일행들도 전부 죽어있자 수사는 그대로 종결된다. 산에서 내 집 앞까지 내려와 죽은 피해자를 아무도 이상해하지 않는다는 데에 의심이 생긴 피킷. 하필 이 타이밍에 관리국은 주인공을 예전 일로 정직 처분을 내린다. 갑자기 아귀가 딱딱 맞아떨어지는 자신의 불행들도 뭔가 의심스럽다. 와이오밍에는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이번 주인공의 매력은 도덕과 윤리밖에 내세울 게 없다. 심지어 총도 잘 못 쏜다는 설정이다. 아예 대놓고 평범함으로 승부하겠다는 말인데, 그렇다면 서사에 힘을 빡 줬어야 할거 아닌가. 전체적으로 평범해서 텐션이 오르질 않는다. 주내용은 멸종된 동물이 발견되어 밀렵꾼들이 사냥하러 모였고, 한 X맨이 그들을 죽인 뒤 도망친 멸종동물을 포획하러 돌아다닌다는 것. 우연히 그 동물과 접촉한 주인공의 딸과 가족을 위협하는 X맨을 막는 것이 피킷의 임무이다. 여기까진 그냥 그랬는데, X맨의 정체도 허무하고, 수사를 대충 했던 이유들도 뻔해서 화나긴커녕 그럼 그렇지 해버리게 된다. 범죄와 썩 안 어울리는 설정에 거는 기대치가 뭐 얼마나 높겠어. 이 시리즈가 몇 편을 더 이어나간대도 설정의 한계 때문에 힘들 거라고 본다. 게다가 1편부터 너무 많은 패를 보여줬어. 그래서 후속편들이 전혀 궁금하지도 기대되지도 않아. 나한테는 전형적인 범죄소설이 더 잘 맞는듯.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