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기도
할레드 호세이니 지음, 댄 윌리엄스 그림, 명혜권 옮김 / 스푼북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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얇은 그림책이라 후딱 읽고 쓴다. 본래 이런 취향은 아니나 할레드 호세이니를 좋아해서 읽은 거다. <그리고 산이 울렸다> 이후로 몇 년째 활동 소식이 없어 아쉽네 그래. 여튼 동화책인 줄 알았던 <바다의 기도>는 아이에게 쓴 아버지의 편지였다. 아름다웠던 자신의 고향을 아이가 기억해 주길, 피난 중에도 아이만을 생각하는 아비를 이해해 주길 바랐다. 그리고 살 곳을 찾아 바다를 건너는 도중에 아무 사고가 없기를 바다에게 기도했다.


짧은 내용에서 오는 허전함을 그림으로 채워 넣어 가슴 먹먹한 감성작이 되었다. 저자는 아프가니스탄의 비애를 절제된 감성으로 시사하는 기교가 일품이다. 이 얇은 책에서도 호세이니의 애도하는 마음이 느껴져 좋았지만, 타국의 어린이들이 저자의 깊은 감성을 알기나 할까. 잠깐 그림 얘기를 하자면, 고향이 습격을 받고 사람들이 어딘가로 계속 피난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리고 바다라는 막다른 길 앞에 모두가 멈춰 선다. 붙잡을 지푸라기조차 없는 상황을 아버지는 덤덤하게 지켜보며 속삭인다. 아이가 겁먹지 않을 수 있게.


이 편지가 살아남아 누군가의 손에 들어갔다면, 그들이 끝내 바다에서 사고를 당했다는 말이 된다. 결국 아이는 아버지의 편지를 읽어보지도, 부모의 심정을 간직하지도 못한 채 생을 다했으리라. 이와 같이 <바다의 기도>는 난민을 태운 배가 전복했다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과거 난민이었던 호세이니 마음 또한 복잡했을 터. 각국의 피해민들을 알리기 위해 저자는 펜을 들고 세상과 맞서 싸운다. 호세이니의 인류애를 계속해서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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