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의 물리학
림태주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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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님의 빅데이터에 의하면 SNS가 나오고부터 감성적인 글을 거부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단체로 감수성이 죽기라도 한 건지, 아름다운 문장에 오글거린다며 비꼬는 걸 자주 목격하는 중이다. 요즘 나오는 노래 가사들만 봐도 이런 대중의 성향이 적극 반영됨을 느낄 수가 있다. 상업의 특성상 어쩔 수 없겠지만 문필가들도 참 먹고살기 힘들겠다. 여튼 많은 책 중에서 ‘오글거림‘으로 가득한 장르가 바로 에세이다. 지금 시장에서 에세이가 살아남으려면 세련되고 우아한 표현은 다 걷어내고, 무심한 듯 담백하게 주절거려야 겨우 먹혀든다. <관계의 물리학>은 그나마 감성 제로 세대의 틈새시장을 잘 파고 들어간 책이다. 일단 제목부터가 문과와 이과의 대 통합을 이루고 있지 않나. 시장 조사를 잘 한 덕분인지, 컨셉도 좋고 독자들 반응도 제법 있는 작품이지만 내게는 매우 어중간한 실패작이었다. 감성이 깊다는 건 잘 알겠는데, 그것을 이과 감성으로 애써 누르는 것처럼 보였다. 조율을 잘못했는지 후반부에는 물리학 내용이 나오지도 않는다. 사실 그렇게까지 따질 일도 아니지만 갈수록 분위기가 변하면서 그 ‘오글거림‘이 자꾸 새어 나와... 말은 이렇게 하지만 대부분 공감하긴 했다. 나는 사람을 좁고 깊게 사귀는 타입이다. 그래서 가벼운 관계가 거의 없다. 반대로 어렵게 맺은 관계일수록 더 오래가기 위해 겉바속촉의 태도를 유지한다. 이 관계라는 게 너무 잘해줘도 위험하고 또 너무 조심스러워도 좋지 않다. 남들은 다 내 맘 같지 않기 때문에 괜히 나 혼자 정 주고 맘 줬다가 상처받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이런 나를 참 피곤하게 산다고 생각할 그대여,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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