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즈 2 - 굶주린 사람들
마이클 그랜트 지음, 공보경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5년 10월
평점 :
절판


1편에서의 대전투 이후 3개월이 지났다. 페이즈 구역의 아이들은 점점 식량이 바닥이 나고 있어 비상사태를 맞게 된다. 얼마 없는 식량을 마을 전체 인원에 소량 배분한다 해도 일주일 정도면 끝날 상황이다. 설상가상으로 채소밭에는 식인 벌레들이 득실거렸다. 어떤 아이들은 공복감 때문에 먹은 후 곧바로 토해버려 음식 낭비가 끊이질 않았다. 아이들의 불만은 주인공 샘 일행에게 쏟아졌고, 읍장으로써 온갖 뒤치다꺼리를 맡던 샘은 점점 번아웃이 온다. 한편 지난번 전투에서 패한 케인 일행이 마을 전체의 전기를 끊어버리고, 방사능 발전소를 찾아가 우라늄을 훔쳐내려 한다. 케인 일행을 저지하느라 주인공들이 마을을 비운 사이에 마을에서 폭동이 일어난다. 초능력이 없는 아이들이 합심해서 초능력자들을 배척하기 시작한 것이다. 외부에서는 적들의 침공이, 내부에서는 아군의 비협조가 반복되는 상황. 모두가 굶주려서 신경이 극도로 예민해져 있고, 샘은 이 모든 것들이 이제 지겹기만 하다.


큼직한 사건이 연달아 터지고 있어 숨 쉴 틈이 없다. 일단 초능력자들과 정상인들의 사이가 너무 벌어져서 주인공들의 맘고생이 극에 다다른다. 정상인들은 주인공들이 식량 배분해주는 것을 못마땅해하고 위에서 식량을 독차지한다고 생각한다. 적의 침략을 못 막은 것도, 마을에 전기가 끊어진 것도 전부 샘 일행의 잘못으로 몰아가는 정상인 아이들. 굶주림으로 폭력성이 깨어나고 잘못된 판단을 내리는 장면이 자주 나온다. 심지어 샘 쪽이나 케인 쪽이나 배고픔으로 아군을 배신하기까지 한다. 그렇게 이성을 놔버리거나 놓기 직전인 상태의 아이들이 끝없이 나온다. 이렇게 텐션이 떨어지지 않는 작품은 처음이다.


케인 일행이 우라늄을 빼내어 ‘어둠‘에게 갖다 바치려 한다. 이 페이즈 사태의 중심에는 아직 정체가 밝혀지지 않은 ‘어둠‘이 있었고, 몇몇 초능력자들의 정신을 지배하며 명령을 내리고 있다. 어둠에게 놀아난 케인과 샘 일행은 지독한 중상을 입어가며 어둠과 맞선다. 적과 싸우면서도 샘의 머리에는 마을의 폭동과 식량문제와 다친 부하들의 생각으로 머리가 터질 지경이다. 나도 연약한 어린애에 불과하다며 리더고 뭐고 때려치우겠다지만 머리 좀 식고 나면 마을 꼬라지를 눈뜨고 볼 수가 없어서 괴로운 주인공. 또한 자신을 의지하고 바라보는 아이들을 외면하기도 어려워하는 어린 친구가 얼마나 짠한지. 원래 성장물 주인공은 굴려야 제맛이라지만 중딩한테 이건 너무 한다는 생각만 든다. 근데 겁나게 재미있어서 어쩐지 나 변태 된 기분...


총 6편의 페이즈 시리즈는 국내에 2편을 끝으로 더 이상 안 나오고 있다. 드라마 제작으로 만나는 게 더 빠를 듯하다. 여하튼 이 쪄죽을 듯한 더위 속에 스피디한 독서를 할 수 있어서 참 다행이다. 완결을 볼 수 없는 작품이므로 리뷰도 걍 대충 썼다. 읽었다는 데에 의미를 두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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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7-21 00: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대충쓰셨다고 하셔도 완전 재미있네요^^ 완결을 볼 수 없는 작품이라니 왠지 서글픈 기분이 드는군요 😔

물감 2021-07-21 07:03   좋아요 2 | URL
마케팅만 잘했어도 잘 팔렸을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소량이라도 전권 출간을 해줬다면 중고책이 돌아다닐텐데 아쉬워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