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가면 - 숨기지 마라, 드러내면 강해진다
브레네 브라운 지음, 안진이 옮김 / 더퀘스트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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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서에서 신청한 두 번째 도서다. 미국에서 대인관계 분야 5년 연속 1위라는 책인데, 주로 인간의 수치심과 취약성을 연구하는 내용이다. 깊이감도 있고, 퀄리티도 좋고, 문제점 파악과 피드백도 명확하다. 그리고 자신의 약점마저 과감히 드러내며 강연을 하는 저자의 진솔함이 참 매력적이었다. 저자는 삶에 불이 붙으려면 마음가면을 벗고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면 이것을 어떻게 벗어버리느냐, 바로 수치심을 마주하는 것. 엥? 수치스러움을 권장하다니, 당신 제정신입니까? 삐삑, 정상입니다. 저자의 핵심은 이것이다. 내가 무엇을 아는 것보다 어떤 사람인지를 아는 것. 그러려면 마음가면을 벗고 기꺼이 취약해지라고 말한다. 자 그럼 저자가 줄곧 강조하는 취약성에 대해 알아보자.


첫 챕터부터 흥미롭다. 아픈 사람 혹은 문제적 사람을 보고 쟤는 이렇다,라며 규정하는 것은 전혀 치료나 변화를 줄 수 없다는 것. 진단을 내리면 더 큰 수치심이 생기기 때문이란다. 오히려 그가 왜 이런 선택을 했는지 패턴을 관찰해야 한다. 우리 집 가족 중에는 엄청 예민한 성격을 가져서 무슨 말만 하면 방어적으로 나오고, 하루도 신경질을 안내는 날이 없는 사람이 있다. 이런 케이스를 두고 저자는 말하길, 평범해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라고 정의했다. 더 나아가 평범해질 수 없었던 환경에서 살아온 것의 영향이 큰데, 여기서 자신이 부족하다는 인식이 강하게 박힌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취약함이 곧 나약함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더더욱 방어적이 될 수밖에 없단다. 와 진짜 족집게시네요.


인간이 취약성을 싫어하는 건 어두운 감정과 연결되어서이다. 본능적으로 어두운 감정을 꺼리므로 취약성에 쉽게 뛰어들지를 못한다. 그러나 스스로를 노출하고 나를 내려놓음으로써 사랑도 기쁨도 공감도 얻어낼 수 있다. 예를 들어 지금 쓰는 나의 글이 누군가는 공감이 안된다며 비난과 쓴소리를 한다면 나는 취약해진다. 그러나 이것은 나약함과는 별개이다. 나의 취약함을 깨닫게 되면 그것이 하나의 원천이 되고 간절함을 갖게 한다. 그러므로 취약한 상태 그대로 세상에 참여하는 법을 배우라는 것이다. 살면서 이런 식으론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저자의 관점이 참 신선하다. 사람들은 자신의 부족함을 드러내고 인정하는 건 내가 나약하다는 걸 증명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결코 다른 것이며 그것이 진정한 용기라고 하였다. 우리는 타인의 진솔한 모습을 원하지만 자신의 솔직함은 보여주길 두려워한다. 어째서 남의 취약성은 용기이고 나의 취약성은 약점이 되는가. 아마도 실패를 두려워하는 현대인의 고질병 때문이렸다. 그러나 잘 생각해보면 이름 좀 날린 사람들은 실패하더라도 끊임없이 도전한 케이스가 많다. 즉 실패해도 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여겨서이다. 여기에서 용기를 얻고 부족함에서 벗어날 답을 찾게 된다. 부족함은 그만큼 채워서만이 풍족해지고 완전해지는 게 아니란 말이다.


챕터 4가 가장 인상 깊다.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누구나 가면을 쓰고 갑옷을 입는다. 그게 오래되면 마치 원래의 몸이고 피부인 것처럼 돼버려 벗지도 못한다. 저자는 수많은 상담자들이 갑옷과 가면을 벗으라는 제안에 겁먹고 있음을 보았다. 다들 가면 쓴 내 모습이 진짜라고 믿어줬으면 한다는 것이다. 이 기회에 나의 가면도 한 번 돌아본다. 나는 남자치고 살짝 하이텐션이다. 대화를 좋아하고 리액션도 저절로 나간다. 또 타인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려 한다. 그리고 일할 때는 조급하고 서두르는 경향이 있다. 허나 진짜 내 모습은 매우 저텐션에다, 남들이 뭐라 하건 신경 쓰지도 않으며, 느긋한 템포로 작업하는 것을 좋아한다. 고백하자면 나는 내 캐릭터를 알면서도 가면 쓴 채로 지내는 걸 택했다. 이건 어쩔 수 없는 게 내 생긴 대로 살려면 무인도 가서 혼자 지내지 않는 이상 타인과의 관계 맺음에 있어 불편함이 너무 많단 말이다. 둘 다 잘하면 좋겠지만 세상에는 얻기 위해서 포기해야 할 게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따라서 가면과 갑옷을 무조건 벗어던지는 건 불가능하므로 자신을 주기적으로 돌아봐주는 연습이 필요하다. 저자는 ‘나는 지금 충분하다‘라는 생각을 가졌을 때 속박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고 했다. 과거에 열등감 덩어리였던 나도 변화하고자 많은 훈련을 했다. 타인과 나를 비교하지 않는 연습을 했고, 부족함을 채우기보다 잘하는 걸 발전시켜나갔다. 이 과정에서 조금씩 자신감을 얻었고, 주변에서 좋게 봐줄 때마다 역시 사람은 하기 나름이라는 걸 배웠다. 역시 인생은 실전이라니까.


저자는 강연 중에 영업사원이 질문한 취약성에 대해 ‘나는 잘 모른다‘라고 솔직하게 대답했다. 이것이야말로 취약성을 끌어안은 적절한 예라 하겠다. 영업같이 타인과 관계를 맺어야 하는 분야에서 신뢰를 주는 것은 신속 정확한 처리도 있지만,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는 것도 포함된다. 나 또한 회사 서비스 담당자 중 한 명으로써 고객들의 난처한 문의를 자주 받는다. 전문적인 이미지를 유지하려고 불확실한 내용도 맞는 것처럼 답변했다가 오 안내로 사과드린 적도 많았다. 그럴 때마다 왜 그런 객기를 부렸나 후회한다. 몇 번의 시행착오를 겪다 보니 이제는 모른 걸 모른다고 인정하게 되었다. 이전에는 남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에 사로잡혀서 가면을 써왔는데 오히려 그게 더 힘들기만 했다. 멀쩡한 척, 문제없는 척, 멋있는 척 등등. 이런 건 나하고 맞지 않다는 걸 인정하고 가면을 벗어던지니 훨씬 더 마음이 편했다. 저자가 강조한 ‘취약성에 빠져들라‘는 것을 나는 이미 실천하고 있었던 거다. 성공이나 출세가 목표인 분들은 모르겠지만, 나는 그저 평화롭게 사는 게 더 중요하거든. 물론 마음 좀 편하게 먹는다고 당장 생계가 해결되고 틀어진 인간관계가 좋아지거나 하는 건 아니지만 가면을 써도 그건 마찬가지다. 아무튼 평생 가면을 벗고 살 수도 없는 노릇이니, 상황에 맞게 썼다가 벗을 줄 아는 컨트롤이 먼저겠다. 뭐 이리 복잡하냐며 때려치지 마시고 치킨 한 마리 뜯으면서 천천히 생각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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