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와 주목 애거사 크리스티 스페셜 컬렉션 3
애거사 크리스티 지음, 공경희 옮김 / 포레 / 2014년 9월
평점 :
절판


표지가 19금스러워 집에서만 읽었다. 내용은 전혀 19금이 아니지만 이런 표지는 공공장소에서 보여줄 자신이 없다. 출판사는 반성하라.

이번에도 작가는 인간의 심리들을 날카로운 시선으로 꿰뚫었다. 두 남자 사이에서 자신을 알아가는 법을 배우는 한 여자를 통해 독자들도 ‘나‘를 돌아보고 확인하는 시간을 가져봅시다.

주인공은 초반부터 교통사고로 휠체어 신세가 된다. 그리고 갑자기 정치물로 바뀌면서 강력 후보자인 존 게이브리얼의 스토리가 시작된다. 평민 출신이던 이 남자는 계급주의 사회와, 오만한 왕실인들에 대한 증오가 가득하여 곧 있을 선거운동에서 반드시 승리하고 출세하기로 한다. 모두가 껌뻑 넘어가는 매력의 소유자 존은 오직 한사람 주인공에게만 자신의 속내를 거침없이 드러낸다. 기회주의자가 위선자인 척 하는 존의 행동이 무조건 틀렸다고 할 수 있을까.

역시는 역시나였다. 개인적으로 정치 내용 싫어하는데 진짜 재미있다. 기본 프레임은 국회 선거를 준비하는 후보자의 이중인격이지만 주내용은 사람마다 다르게 느끼는 인간의 진면목에 대한 이모저모라 하겠다.


끝없는 탐욕과 질투가 인간의 본질이라고 믿는 존. 계산된 행동에는 위대한 영웅으로 떠받들고, 순수한 마음에 하는 행동은 꿍꿍이가 있다고 보는 대중들. 인간은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기에 원치 않는 건 강하게 거부하고, 설령 그것이 진실이라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정말 이 짧은 작품에도 던지는 화두가 너무 많아서 체하겠다.

작가는 묻는다. 똑같은 기회가 주어지면 더 나은 선택 할 것인가. 이삼일 이면 시드는 장미의 순간과, 천년을 산다는 주목의 순간은 동일하다. 지난 일에 대한 자신의 선택에 후회가 없다면 얼마나 좋으랴. 시간을 다시 되돌려도 인간은 똑같은 선택을 반복할 것이다. 과거에 묶여사는 나 역시 그러하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