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글쓰기 연습법, 베껴쓰기
송숙희 지음 / 대림북스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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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글을 잘 쓰고 싶다는 욕망은 학창시절에나 있었을 법한 일인데,

대학교를 졸업하고도 무려 직장인 7년차가 되어버린 나에게도 요즘은 간절한 소망 중 하나가 되어버렸다.

병원 업무를 하면서도 호소력 있는 글을 써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고,

특히 블로그를 시작하게 되면서부터는 책을 읽고 느꼈던 내 감정들을 보다 더 잘 표현해서 기록에 남겨두고 싶은 마음이 더욱 크게 생겼기 때문이다.

 

이번에 읽어 본 <최고의 글쓰기 연습법, 베껴쓰기>라는 이 책은 단지 베껴쓰는 것만으로도 글을 보다 더 잘 읽을 수 있고 글을 보다 더 잘 쓸 수 있다고 주장한다. 대학교 4년 내내 간호학만을 배웠던 나와는 달리, 문과생들은 아마도 학과 공부를 할 때 이런 베껴쓰기 공부법을 배우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베껴쓰기는 이 책의 저자만의 주장이 아니라 소설가 조정래 씨, 신경숙 씨, 인기 웹툰 <미생>의 작가 윤태호 씨, 시인 안도현 씨 등등 많은 문인들도 베껴쓰기를 통해 글쓰기를 배웠다고 나와있어서인지 이 방법에 한층 더 신뢰가 갔다.

하긴, 예전에 읽고 머리를 한대 맞은 것처럼 마음 속 깊이 와 닿았었던 <리딩으로 리드하라>의 저자 이지성 씨도 인문 고전을 읽되, 대부분 필사한다고 했었으니 베껴쓰기는 아마 글쓰기를 배우는 최고의 방법임에는 틀림없는 말인 것 같다.

 

p. 52

그냥 눈으로 읽을 때와 한 자 한 자 노트에 옮겨 적으며 볼 때와 그 소설들은 느낌은 달랐다.

베껴쓰기를 하는 동안의 그 황홀함은 내가 살면서 무슨 일을 할 것인가를 각인시켜준 독특한 체험이었다.

                                                                           - 『아름다운 그늘』,신경숙

 

 

예비 시인은 시를 베껴쓰고,

예비 소설가는 소설을 베껴쓰고,

예비 극본가는 극본을 베껴쓰고,

예비 화가는 그림을 베껴쓰며,

광고쟁이는 광고를 베껴쓰듯이,

우리는 신문에 나와있는 칼럼을 베껴쓰라고 한다.

 

 

왜 굳이 신문에 나와있는 칼럼이어야 하느냐 하면,

신문 칼럼은 1000자 내외의 글로 5분 내외로 쉬지 않고 한 번에 읽어낼 수 있는 분량이므로

하나의 주제를 설파하는데 가장 적당한 분량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신문의 칼럼을 쓴 기자들은 도제식으로 글쓰기를 훈련받아 제대로 된 글을 쓰는 사람인데다

이들이 쓴 글들은 교열과 교정을 담당하는 전문가가 다시 한번 감수하는 과정을 거쳐서 탄생된 글이므로

베껴쓰기 대상으로 가장 적합한 글이라는 것이다.

 

 

신문 칼럼을 베껴쓸 때에도 나름의 단계가 있는데,

이 단계들은 글을 더 잘 읽을 수 있는 기초를 다져주는 동시에 글을 잘 쓸 수 있도록 훈련하는 연습이 가능하다고 한다.

 

 

p. 101

글을 참 잘 쓰게 되는 베껴쓰기 심화 훈련법

단계1. 프리뷰잉_미리읽기 : 신문에서 베껴쓸 칼럼 고르며 읽기

단계2. 액티브리딩 읽기 :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읽기

단계3. 카핑 : 골라낸 칼럼을 베끼기

단계4. 필터링 : 베껴쓴 것을 원문과 대조하며 읽고 고쳐 쓰기

단계5. 리리딩 : 베껴쓴 것을 다시 읽기

단계6. 모니터링 : 읽은 것을 더 잘 이해하는 일련의 활동하기

단계7. 앵커링 : 모니터링한 내용을 글로 써보며 자기화하기

 

 

여기서 기억해야 할 중요한 사항들을 몇 가지만 정리해 보자면,

칼럼을 고를 때 인터넷에 나와있는 칼럼보다는 직접 종이신문에 있는 칼럼에서 고르라는 것이다.

인터넷에 나와있는 글은 흔히 우리가 스마트폰에 나와있는 글을 읽듯이 스캔해버리기 때문에

칼럼은 꼭 종이 신문에 있는 칼럼에서 골라내어 전후 맥락을 살피고 밑줄을 그어가면서 읽는 것을 권장한다고 한다.

그리고 카핑, 즉 골라낸 칼럼을 베낄 때에는 '읽고, 읽은 것을 외워 옮겨 쓰기' 하여야 한다고 한다.

외우지 않고 단어별로 끊어 읽으면 읽는 속도도 느릴 뿐만 아니라 무슨 의미인지 이해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즉, 외울 때의 단위는 단어가 아니라 의미 단위로, 한 문장 혹은 한 단락씩 외울 수 있을 만큼 가능한 한 의미 단위로 끊어서 외워서

외운 것을 그대로 베껴써야 한다고 한다.

 

 

p. 125

이 칼럼의 메시지가 나의 일의 어떤 점과 관련이 있지?

이 칼럼을 읽기 전과 후, 나는 무엇이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

 

 

아직 본격적으로 베껴쓰기 실전에 돌입하지 않아서 그 효과는 미지수지만 '베껴쓰기' 방법에 관해서는 그냥 믿어도 될 것 같다.

베껴쓰기 연습을 통해 잘 쓴 글을 눈으로만 읽는데서 그치지 않고 그것을 외우면서 직접 정성 들여 한 자 한 자 베껴 쓰다 보면 잘 쓰는 글이란 무엇인지를 간접적으로 체험하면서 그 역량이 쌓이다 보면 어떤 글이 좋은 글인지를 헤아릴 수 있는 능력이 생겨서 내가 쓰는 글도 다듬어질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나와있지 않았지만 어쩌면 하루키님의 메타포적인 글솜씨도 무한의 베껴쓰기 방법을 통해 탄생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ㅋ

나도 이제부터는 책만 읽는 시간을 조금 양보하고 베껴쓰는 연습에 시간을 조금 할애해 보아야겠다.

좋은 글을 읽고 쓰는 연습으로 조금이나마 나은 글솜씨로 내 생각을 전할 수 있는 그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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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하지 않아서 더 완벽한 집 - 취향이 있어 더 멋스러운 나만의 인테리어
데보라 니들맨 지음, 문신원 옮김, 버지니아 존슨 그림 / 지식너머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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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요즘 내 나이가 결혼적령기가 되다보니,

집에서 겪고 있는 서러움 중 하나가 바로 새로운 가구를 사지 못하게 한다는 사실이다.

곧 결혼할테니 그 때 예쁜 것 사면 되지 않겠냐며...

맞다...

맞긴 맞는데...

그렇지만 딱 한가지 지금 당장 필요한 가구가 있다.

그것은 바로 책장!

내가 읽어내는 책의 2배 가량을 사들이거나 서평이벤트로 받고 있으니 책장은 갈수록 모자랄 수밖에...

부모님이 새로 사주지 않는다면 내 돈을 주고서라도 지금 당장 필요하니까 사야겠다고 생각도 해보았지만,

더이상 책장을 놓을 자리조차 없다는 것이 더 문제다.

그러다보니 지금 내 방은 책탑을 군데군데 바닥에서부터 쌓아올린채로 그냥 지내고 있다.

신혼집은 이 책들로 도배를 해버릴거라는 생각을 위안삼아 버티는 중인 것이다.

그러다가 <완벽하지 않아서 더 완벽한 집>이라는 이 책을 발견했다.

책 소개말이 나의 시선을 확 끌어당겼는데

 

이 책에 소개되는 공간에는 획일적인 스타일이 아니라 자신만의 개성을 공간에 잘 녹여낸 유명 인테리어 디자이너들의 데코 아이디어가 가득하다. 책장의 책을 일률적으로 반듯하게만 꽂아두기보다는 때로 눕혀서 그 위에 초나 피규어를 놓기도 하고, 책을 쌓아 테이블을 만들고 그 위에 좋아하는 프린트의 패브릭을 씌워보기도 하고,

스냅 사진들을 모아 거실 한 벽면에 벽지처럼 붙이는 등 기발한 데코레이션이 시선을 사로 잡는다.

                                                                                                         -출판사 서평 중에서-

라는 문구였다.

그렇다면 책장이 없어도 이 책탑들을 멋지게 데코레이션 할 수 있다는 말인가!

라는 기대감에 부풀어 책을 펼쳤다.

 

 

 

 

 

집의 공간을 어떻게 꾸미고, 어떤 가구와 소품으로 집을 꾸미면 좋은지에 대해 설명해주기 위해 챕터별로 나누어 놓았는데,

현관을 시작으로 침실, 욕실, 주방, 거실이라는 공간과 그에 맞는 조명, 의자, 테이블, 쿠션과 패브릭, 벽, 거울, 책, 그림, 향기 등등의

가구와 소품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무엇을 고르면 좋을지에 대해 알려준다.

 

 

 

 

 

내가 가장 궁금했던 '책'의 경우,

단순히 벽을 채우는 소품이 아니라 아늑한 집을 만들기 위한 꼭 필요한 시대착오적인 물건들 중 하나라고 표현하면서,

이 책들을 천편일률적으로 책장에 빼곡히 꽂아만 놓지 말고,

주인의 취향에 따라 주제별 혹은 작가별, 색상별, 크기별로 분류를 한 다음

수직으로 채워넣은 책들 사이에 가끔씩 수평으로 쌓은 책더미를 섞는 것이 좋다고 한다.

그리고 이 책들 사이사이에 양초나 접시, 액자 같은 것을 하나씩 배치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알려준다.

또한 책꽂이가 아닌 다른 곳에 책을 두는 방식으로는 야트막하게 쌓은 책 더미 위에 꽃병이나 작은 접시 같은 소품을 두는 방법도 있고,

책장 앞에 테이블을 하나 놓아서 이차원적이니 느낌을 주는 방법등이 있음을 알려준다.

 

 

설명과 함께 보여주는 이미지는 사진이 아니라 일러스트가 직접 그린 수채 그림인데,

실물사진보다는 알아보기가 힘들었지만 계속 눈에 익히다 보니

마치 어린시절에 가지고 놀던 바비인형의 집이 생각나면서

내가 살고 싶은 집은 이렇게 꾸미고 싶다는 상상력이 더해져서 나름 보기에 괜찮았다.

 


 

 

 

 

다만, 이 책의 아쉬운 점은 이 책의 저자가 외국인이라는 사실이다.

외국의 경우 국토 자체가 넓어서 대부분의 집이 우리나라 집보다는 넓다는 전제하에 서술된 인테리어 책이다보니,

현관에 테이블을 놓는다든지, 욕실에 의자를 놓는 데코 아이디어들에 대해서는 쉽게 공감이 가지 않았다.

겨우 신발만 놓아도 가득차버리는 현관에 테이블이 웬말이며,

욕실 한가운데 의자를 놓으면 의자가 물에 젖을 수도 있고, 지나다니기에도 굉장히 번잡할 것이다.

그리고 은식기나 은촛대와 같은 소품들 같이 우리나라 사람들의 취향과는 맞지 않는 소품들도 종종 발견되었다.

그렇지만 이런 몇가지 점들만 빼놓고 나머지 자신에게 필요한 부분만 선별해 본다면 그리 나쁘지 않을 것이다.

 

 

 

 

 

 

 

PS.

이 책을 읽다가 문득 작년에 재미있게 보았던 드라마 <신사의 품격>에 나왔었던 한 장면이 떠올랐다.

건축가인 장동건이 김하늘이 이렇게 물었다.

"어떤 집에서 살고 싶어요?"

그러자 김하늘은

"아무도 떠나지 않는 집, 떠나더라도 다시 돌아오는 집이요."

라고 대답한다.

 

나는 어떤 집에서 살고 싶은 걸까?

온통 책으로 둘러싸인 아늑한 집.

창문을 열면 바다가 보이는 집.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에 도서관이나 서점, 북카페가 있는 집.

다른 어느집에 머물더라도 우리집만큼 좋은 곳은 없다고 느낄 수 있는 집.

그래서 아무도 떠나지 않는 집.

그 속에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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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4대 비극 세트 : 햄릿.오셀로.맥베스.리어 왕 - 전4권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최종철 옮김 / 민음사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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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라는 구절로 유명한 셰익스피어 (1564~1616)는 영국이 낳은 최고 시인 겸 극작가로서,

그가 남긴 뛰어난 시들과 희극작품은  오늘날까지도 세계 문학사에 널리 영향을 끼치고 있는데

그당시 그가 썼던 연극대본은 지금까지도 보존 또는 각색되어 연극무대에 오르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셰익스피어는 호머, 단테, 괴테와 함께 세계4대 문호로 손꼽히는 인물로,

영국 사람들은 "셰익스피어는 식문지 인도와도 바꿀 수 없는 보물"이라고 일컫을 정도이니

그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되리라 본다.

 

유명한 인지도만큼 비례하여 그가 지은 작품들 또한 너무나 유명하기에

그 중 4대비극이라 일컫는 책들의 제목과 줄거리에 대해서 모르는 사람은 아마도 거의 없을 것이다.

나 역시도 그 책들의 내용을 너무나 잘 알기에 그저 알고있다고만 생각했을 뿐 한번도 제대로 읽어보아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었는데, 우연히 방송에서 셰익스피어라는 사람에 대해 소개하는 대목을 보고서 책을 주문하게 되었다.

 

지금껏 내가 읽었던 4대비극에 대한 내용이 모두 소설형식이었다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에서 나온 이 책들은 모두 희곡형식으로 쓰여져 있어서

등장인물들을 외우느라 처음에는 집중하기 어려웠는데

자꾸 읽다보니 속도감도 생기고, 무척 재미있었다.

 

신기한 건 내가 일부러 세익스피어가 4대비극을 지은 순서대로 읽었는데,

햄릿 < 오셀로 < 리어 왕 < 맥베스

의 순서대로 갈수록 더 흥미롭고 재미가 있었다는 사실이다.

대부분 시리즈로 읽다보면 뒤에 가서는 비슷비슷해지는 형식과 내용에 지루해지기 일쑤일텐데 말이다.

아마도 셰익스피어의 글짓기 실력이 나이가 들수록 더 노련해진 탓에 읽는 독자 역시 그렇게 느낄 수 있었나보다.

 

요즘은 하도 막장 드라마가 대세이다 보니 복수, 질투, 오해, 욕망이 부른 비극이 흔한 소재이지만,

셰익스피어가 살았던 1600년대는 이 내용들이 굉장히 파격적이었을 것이다.

현대의 막장 드라마와 차이점이라면 현대극은 복수, 질투, 오해, 욕망 등으로 인해

악한자는 파멸에 이르고 주인공은 해피엔딩이 되지만,

셰익스피어의 4대비극에서는 모두가 비극으로 끝나기 때문에 주인공조차 모두 죽는다는 점이다.

죽지 않았으면 하는 자들도 모두 죽어버리기 때문에 우리는 비극이라 부르고,

비극이기 때문에 우리는 비극을 맞이한 그들을 안타깝게 여긴다.

특히, 비극을 맞이하는 과정에서 표현하고 있는 인간 본연의 속성을 드러내는 비유와 풍자는 셰익스피어만의 기질이고,

그것이 오늘날의 독자까지도 마음을 울리게 하기에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이  많은 사람들에게 오래도록 기억되는 건 아닐까 생각한다.

 

 

1. 햄릿 - 복수의 비극

 

2. 오셀로 - 질투의 비극

 

3. 리어 왕 - 오해의 비극

 

4. 맥베스 - 욕망의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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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베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99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최종철 옮김 / 민음사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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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맥베스

  셰익스피어 4대 비극 중 하나 - 헛된 욕망이 부른 부극

 

* 배경 : 스코틀랜드 및 잉글랜드

 

* 등장인물

  덩컨 : 스코틀랜드의 왕

  맬컴 / 도날베인 : 덩컨 왕의 아들들

  맥베스 / 뱅코 : 덩컨 왕의 장군들

  플리언스 : 뱅코의 아들

  맥더프 / 레녹스 / 로스 / 멘티스 / 앵거스 / 케스니스 : 스코틀랜드 귀족들

  플리언스 : 뱅코의 아들

 

* 줄거리

 맥베스와 뱅코는 스코틀랜드의 왕 덩컨의 수하에 있는 장군들로, 전쟁터에서 열심히 싸워 승리를 거두고 집으로 가던 중 흐려졌다 맑아졌다 하는 하늘 사이로 이상한 현상을 목격하게 된다. 그것은 다름 아닌 세 마녀였다. 세 마녀는 맥베스에게 "글래미스 영주이자, 코도의 영주, 그리고 왕이 되실 분"이라고 예언한다. 그리고 옆에 있는 뱅코에게는 "맥베스보다는 작지만 더 크고, 운은 좀 덜 좋지만 훨씬 더 좋으며, 왕은 아닐지라도 왕을 낳을 분"이라고 예언하고는 안개 속으로 사라진다. 원래 글래미스의 영주였던 맥베스는 처음에는 마녀의 말을 믿지 않았으나, 자신이 세운 공을 인정받아 코도의 영주가 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마녀의 예언이 사실이라고 믿게 되고, 마녀의 세 번째 예언을 실현하기 위한 야욕에 사로잡힌 맥베스는 부인과 함께 계략을 짜서 덩컨 왕을 암살해 버린다. 왕이 암살당하자 살해의 위협을 느낀 덩컨 왕의 아들은 영국으로 망명하고, 스코틀랜드 귀족들도 스코틀랜드를 떠나버리자 왕위를 이을 사람이 없어 맥베스는 뜻대로 왕위에 오른다.

 

 맥베스는 왕이 되었으나, 덩컨 왕의 수하에 있었던 부하들은 맥베스에게 충성하지 않았고, 맥베스는 자신을 반대하는 세력들을 모두 제거하면서 자신의 권력을 키워나가지만 겉으로 보여지는 폭정의 모습과는 달리 내면 속에서는 폭정에 따른 혼란과 두려움, 불안, 후회 등으로 갈등을 하게 된다. 그리고 자신이 왕위에 오를 것이라 같이 예언을 들었던 뱅코가 자신의 계략을 눈치챌까 두려워 뱅코와 그의 아들을 살해하라고 자객을 보내지만 자객은 뱅코만 죽이고, 뱅코의 아들 플리언스를 죽이는데 실패하고 돌아오자 두려움이 더욱 커진 나머지 유령을 보고 헛소리까지 하면서 정신착란 증세까지 보이게 된다. 이 때 맥베스 앞에 다시 나타난 마녀가 그에게 맥더프를 조심하라고 일러주자 맥베스는 자객을 보내어 맥더프의 일가족을 모두 죽이지만, 살아남은 맥더프는 잉글랜드로 도망친다. 그곳에서 맥더프는 덩컨의 아들 맬컴을 만나게 되고, 지금까지의 정황을 이야기 나눈 결과로 맥베스가 이 모든 사건의 범인임을 알게 된다. 그들은 맥베스를 제거하기 위해 영국 왕에게 가서 도움을 청하고, 이 소식을 접한 귀족들도 합세하여 스코틀랜드로 쳐들어와 맥베스를 제거하는데 성공한다. 맥베스의 부인 또한 정신 착란 증세를 보이다가 맥베스보다 먼저 스스로 목숨을 끊어버린다. 전쟁에서 승리한 맬컴은 다음 왕위를 잇게 된다.

  

 

* 책을 읽고 떠오른 생각들

  - 맥베스를 읽는 동안 계유정난을 일으킨 수양 대군의 모습이 겹쳐 떠올랐다. 자신이 넘볼 자리가 아님에도 불구

    하고 왕이 되기위해 반대 세력을 제거하고, 나중에는 이를 후회하고 불안해하는 맥베스의 모습이, 왕이 되기 위

    한 야망으로 피바람을 일으켜 왕이 된 뒤 자신을 반대하는 세력들을 제거하기 위해 폭정을 하지만 뒤늦게 참

    선하는 마음으로 불교에 귀의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수양대군의 모습과 겹쳐 떠오른 것이다.  

  - 이 작품에서 주인공 맥베스는 반역을 일으킨 악인이므로 결국에는 죽어야 하는 것이 당연한 법인데, 이것이 왜

    비극인 걸까?

    우리는 평소 충실한 신하였던 맥베스가 마녀의 말에 현혹되어 왕을 살해하고 폭정을 하게 되지만, 뒤늦은 후회

    와 두려움으로 정신 착란 증세를 보이고 수면 중에 용서를 비는 모습에서 마냥 악한 인간은 없다고 느낄 수 있

    다. 마녀의 달콤한 꾀임에 유혹당하고, 부인의 강력한 지지로 악한 모습을 보여주었으나 그의 내면은 한없이

    나약하고 선한 본성이 내재된, 우리의 모습과 다를  없는 인물이기에 그의 죽음은 비극이라 할 수 있는 것

   이다.   

  - 적당히 높은 목표와 야망은 자신을 더 높은 곳으로 이끌고 좋은 결과로 이끌어주지만, 지나친 욕심과 야망은

    맥베스의 최후처럼 비극을 낳을 수 있다. 

  - 남의 것을 탐하지 말라. 자신의 노력으로 얻은 결과만이 진정한 자신의 몫이라 할 수 있다.

 

 

 

p.14

고운 건 더럽고 더러운 건 고웁다.

탁한 대기, 안개 뚫고 날아가자.

 

p.124

무서움의 맛을 나는 거의 잊어버렸다.

한밤에 비명 듣고 내 모든 감각이 오싹했던 때도 잊고,

내 머리 가죽이 암울한 말 들으면 산 것처럼 일어나 꿈틀거린 적도 있다.

난 공포를 포식했어, 살기 품은 내 생각에 흔히 있는 전율에도 놀랄 수가 없으니까.

 

p.124

꺼져라, 짧은 촛불!

인생이란 그림자가 걷는 것,

배우처럼 무대에서 한동안 활개치고 안달하다 사라져버리는 것,

백치가 지껄이는 이야기와 같은 건데 소음, 광기 가득하나 의미는 전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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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어 왕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27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최종철 옮김 / 민음사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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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어 왕 

   셰익스피어 4대 비극 중 하나  

 

* 배경 : 브리튼

 

* 등장인물

   리어왕 

   고너릴 : 리어왕의 첫째딸 (남편-올바니 공작)

   리간 : 리어왕의 둘째딸 (남편-콘월 공작)

   코딜리아 : 리어왕의 셋째딸 (남편-프랑스 왕)

   글로스터 백작

   에드거 : 글로스터 백작의 아들

   에드먼드 : 글러스터 백작의 서자 (에드거와 배다른 형제)

   켄트 백작

   바보 : 리어왕의 수행원

 

* 줄거리 

리어왕에게는 3명의 딸이 있었다. 나이가 든 리어왕은 통치권과 영토의 소유권을 물려주기 위해 세 딸을 불러놓고 자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물어본 뒤, 그 대답에 따라 재산을 나눠주기로 한다. 첫째딸 고너릴과 둘째딸 리간은 온갖 가식과 아양을 떨며 사랑한다고 대답하지만, 셋째딸 코딜리아는 말보다 행동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여 대답하지 못한다. 누구보다 셋째딸을 가장 사랑했던 리어왕은 셋째딸의 대답에 실망하여 첫째딸과 둘째딸에게 모든 통치권과 영토를 나눠주고, 셋째딸은 지참금도 없이 프랑스왕에게 시집 보내듯 쫓아내버린다. 그리고 리어왕 옆에서 충언을 했다는 이유로 켄트 백작 또한 함께 추방당한다.

영토를 두 딸에게만 나눠준 리어왕은 두 딸의 집을 한달 간격으로 번갈아 방문 하면서 지내려고 하였는데, 재산을 물려받자마자 태도가 바뀐 두 딸들은 아버지를 푸대접하여 리어왕은 쫓겨난 신세로 반미치광이가 되고 만다.

 

한편, 리어왕을 모시는 또다른 신하 중 한명인 글로스터 백작에게는 아들 에드거와 첩을 통해 낳은 서자 에드먼드가 있었는데, 에드먼드는 아버지의 재산을 독차지하기 위한 속셈으로 형 에드거를 모략하여 아버지에게 보고하는데, 이 말에 속아 넘어간 글로스터는 에드거를 쫓아내버림으로써 에드거도 쫓겨다니는 신세가 되고 만다. 

그리하여 쫓겨났음에도 리어왕을 보필하기 위해 변장하고 나타난 켄트와 반미치광이가 된 리어왕, 바보, 에드거가 모두 비슷한 신세로 우연히 만나 함께 동행하게 되고, 서자인 에드먼드에 의해 반역자로 몰려 두 눈이 뽑힌 글로스터 또한 쫓기는 신세로 리어왕 일행과 조우하여 함께 동행하게 되는데, 이 때 아들인 에드거는 자신을 내쫓은 아버지를 끝까지 잘 보살펴준다.

리어왕 일행은 셋째딸 코딜리아가 살고 있는 프랑스에 당도하여 지금껏 쌓였던 오해를 풀고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게 된다.

 

코딜리아는 아버지를 돕기 위해 프랑스군을 이끌고 나타나 에드먼드가 이끄는 영국군과 싸웠으나 패배하여 리어왕과 코델리아는 감옥에 갇히게 되는데, 에드먼드의 명령으로 코델리아는 사형에 처해진다. 이 사실을 뒤늦게 들은 리어왕은 슬픔으로 괴로워하다 뒤따라 목숨을 끊는다. 한편, 리어왕의 나머지 두 딸인 고너릴과 리간은 에드먼드에게 마음을 빼앗겨 서로 사랑을 차지하기 위해 시기하다가 결국 고너릴은 리간을 독살하게 되고, 후에 고너릴 또한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만다.

기세 등등하던 에드먼드는 후에 에드거의 심판에 따라 쫓겨나게 되고, 브리튼의 왕은 고너릴의 남편인 올바니 공이 그 자리를 잇게 된다.

 

 

* 책을 읽고 떠오른 생각들... 

  - 진실은 입이 아닌 행동에 있다. 

  - 코딜리아의 현명한 마음과는 달리 그녀의 융통성 없는 행동이 아쉬웠다. 

     아무리 진실된 마음이 있다 할지라도 그것을 표현할 줄 아는 것 또한 중요하기 때문이다.  

  -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고 행동양식이 다르듯,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 또한 다르다.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이

    내가 생각하는 것과 다르다고 해서 그것을 사랑이 아니라고 생각한 리어 왕이 어리석다고 생각되었으나

    한편으로는 무조건적으로 비난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달콤하고 듣기 좋은 말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을 테니까. 그러나 듣기 좋은 말 속에도 거짓이 있고, 침묵 속에도 진실이 있을 수 있다. 

  - 오래된 고전이지만, 지금 현대에도 일어나고 있는 가족 상속문제에 대한 모습과도 많이 닮아 있음을 느꼈다.

    부모의 재산을 서로 차지하기 위해 다투다 소송까지 벌이고 심지어 살인까지 범하는 사건들이 종종 뉴스나

    신문을 통해 접할 수 있으니 말이다.  

  - 말 속에 담긴 거짓과 진실의 양면성과 부모와 자식간의 사랑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p.17~18

코딜리아 : (방백) 불쌍한 코딜리아! 하지만 안 그래, 왜냐하면 내 사랑은 분명히 내 입보다 더 무거울 테니까. 

리어 : ...... 자 이제, 막내지만 내 즐거움, 네 사랑과 인연을 프랑스는 포도로 버건디는 우유로 맺자는데 

      언니들 것보다 더 비옥한 삼분의 일을 위해 네가 할 수 있는 말은? 말하라.  

코딜리아 : 없습니다, 전하.

리어 : 없습니다?

코딜리아 : 없습니다.

리어 : 없음은 없음만 낳느니라. 다시 해봐.

코딜리어 : 소녀 비록 불운하나 제 마음을 입에 담진 못하겠습니다. 

           전 전하를 도리에 따라서 사랑하고 있을 뿐, 더도 덜도 아닙니다. 

리어 : 뭐, 뭐라고, 코딜리아? 말을 좀 고쳐봐라. 네 행운을 마치지 않으려면.

코딜리어 : 아버님은 저를 낳아 기르시고 사랑해 주셨기에 전 그에 합당한 의무로 보답고자 복종하고 사랑하며 가장 존경합니다.  

           언니들이 아버님만 사랑한다 말할 거면 남편들은 왜 있지요?  

           제가 만일 결혼하면 제 서약을 받아들일 그 분은 제 사랑과 걱정과 임무의 절반을 가져갈 것입니다.

           전 분명코 언니들처럼 아버님만 사랑하는 결혼은 절대로 않겠어요.

리어 : 하나 그게 진심으로 한 말이냐?

코딜리어 : 예, 전하.

리어 : 어린 것이 그렇게도 무정하냐?

코딜리어 : 어린데도, 전하. 진실하옵니다. 

 

***낭만다람쥐의♥책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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