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글쓰기 연습법, 베껴쓰기
송숙희 지음 / 대림북스 / 2013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글을 잘 쓰고 싶다는 욕망은 학창시절에나 있었을 법한 일인데,

대학교를 졸업하고도 무려 직장인 7년차가 되어버린 나에게도 요즘은 간절한 소망 중 하나가 되어버렸다.

병원 업무를 하면서도 호소력 있는 글을 써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고,

특히 블로그를 시작하게 되면서부터는 책을 읽고 느꼈던 내 감정들을 보다 더 잘 표현해서 기록에 남겨두고 싶은 마음이 더욱 크게 생겼기 때문이다.

 

이번에 읽어 본 <최고의 글쓰기 연습법, 베껴쓰기>라는 이 책은 단지 베껴쓰는 것만으로도 글을 보다 더 잘 읽을 수 있고 글을 보다 더 잘 쓸 수 있다고 주장한다. 대학교 4년 내내 간호학만을 배웠던 나와는 달리, 문과생들은 아마도 학과 공부를 할 때 이런 베껴쓰기 공부법을 배우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베껴쓰기는 이 책의 저자만의 주장이 아니라 소설가 조정래 씨, 신경숙 씨, 인기 웹툰 <미생>의 작가 윤태호 씨, 시인 안도현 씨 등등 많은 문인들도 베껴쓰기를 통해 글쓰기를 배웠다고 나와있어서인지 이 방법에 한층 더 신뢰가 갔다.

하긴, 예전에 읽고 머리를 한대 맞은 것처럼 마음 속 깊이 와 닿았었던 <리딩으로 리드하라>의 저자 이지성 씨도 인문 고전을 읽되, 대부분 필사한다고 했었으니 베껴쓰기는 아마 글쓰기를 배우는 최고의 방법임에는 틀림없는 말인 것 같다.

 

p. 52

그냥 눈으로 읽을 때와 한 자 한 자 노트에 옮겨 적으며 볼 때와 그 소설들은 느낌은 달랐다.

베껴쓰기를 하는 동안의 그 황홀함은 내가 살면서 무슨 일을 할 것인가를 각인시켜준 독특한 체험이었다.

                                                                           - 『아름다운 그늘』,신경숙

 

 

예비 시인은 시를 베껴쓰고,

예비 소설가는 소설을 베껴쓰고,

예비 극본가는 극본을 베껴쓰고,

예비 화가는 그림을 베껴쓰며,

광고쟁이는 광고를 베껴쓰듯이,

우리는 신문에 나와있는 칼럼을 베껴쓰라고 한다.

 

 

왜 굳이 신문에 나와있는 칼럼이어야 하느냐 하면,

신문 칼럼은 1000자 내외의 글로 5분 내외로 쉬지 않고 한 번에 읽어낼 수 있는 분량이므로

하나의 주제를 설파하는데 가장 적당한 분량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신문의 칼럼을 쓴 기자들은 도제식으로 글쓰기를 훈련받아 제대로 된 글을 쓰는 사람인데다

이들이 쓴 글들은 교열과 교정을 담당하는 전문가가 다시 한번 감수하는 과정을 거쳐서 탄생된 글이므로

베껴쓰기 대상으로 가장 적합한 글이라는 것이다.

 

 

신문 칼럼을 베껴쓸 때에도 나름의 단계가 있는데,

이 단계들은 글을 더 잘 읽을 수 있는 기초를 다져주는 동시에 글을 잘 쓸 수 있도록 훈련하는 연습이 가능하다고 한다.

 

 

p. 101

글을 참 잘 쓰게 되는 베껴쓰기 심화 훈련법

단계1. 프리뷰잉_미리읽기 : 신문에서 베껴쓸 칼럼 고르며 읽기

단계2. 액티브리딩 읽기 :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읽기

단계3. 카핑 : 골라낸 칼럼을 베끼기

단계4. 필터링 : 베껴쓴 것을 원문과 대조하며 읽고 고쳐 쓰기

단계5. 리리딩 : 베껴쓴 것을 다시 읽기

단계6. 모니터링 : 읽은 것을 더 잘 이해하는 일련의 활동하기

단계7. 앵커링 : 모니터링한 내용을 글로 써보며 자기화하기

 

 

여기서 기억해야 할 중요한 사항들을 몇 가지만 정리해 보자면,

칼럼을 고를 때 인터넷에 나와있는 칼럼보다는 직접 종이신문에 있는 칼럼에서 고르라는 것이다.

인터넷에 나와있는 글은 흔히 우리가 스마트폰에 나와있는 글을 읽듯이 스캔해버리기 때문에

칼럼은 꼭 종이 신문에 있는 칼럼에서 골라내어 전후 맥락을 살피고 밑줄을 그어가면서 읽는 것을 권장한다고 한다.

그리고 카핑, 즉 골라낸 칼럼을 베낄 때에는 '읽고, 읽은 것을 외워 옮겨 쓰기' 하여야 한다고 한다.

외우지 않고 단어별로 끊어 읽으면 읽는 속도도 느릴 뿐만 아니라 무슨 의미인지 이해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즉, 외울 때의 단위는 단어가 아니라 의미 단위로, 한 문장 혹은 한 단락씩 외울 수 있을 만큼 가능한 한 의미 단위로 끊어서 외워서

외운 것을 그대로 베껴써야 한다고 한다.

 

 

p. 125

이 칼럼의 메시지가 나의 일의 어떤 점과 관련이 있지?

이 칼럼을 읽기 전과 후, 나는 무엇이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

 

 

아직 본격적으로 베껴쓰기 실전에 돌입하지 않아서 그 효과는 미지수지만 '베껴쓰기' 방법에 관해서는 그냥 믿어도 될 것 같다.

베껴쓰기 연습을 통해 잘 쓴 글을 눈으로만 읽는데서 그치지 않고 그것을 외우면서 직접 정성 들여 한 자 한 자 베껴 쓰다 보면 잘 쓰는 글이란 무엇인지를 간접적으로 체험하면서 그 역량이 쌓이다 보면 어떤 글이 좋은 글인지를 헤아릴 수 있는 능력이 생겨서 내가 쓰는 글도 다듬어질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나와있지 않았지만 어쩌면 하루키님의 메타포적인 글솜씨도 무한의 베껴쓰기 방법을 통해 탄생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ㅋ

나도 이제부터는 책만 읽는 시간을 조금 양보하고 베껴쓰는 연습에 시간을 조금 할애해 보아야겠다.

좋은 글을 읽고 쓰는 연습으로 조금이나마 나은 글솜씨로 내 생각을 전할 수 있는 그날까지!

 

 

 

***낭만다람쥐의♥책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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