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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이 다시 왔어 ㅣ 국민서관 그림동화 223
태미 사우어 지음, 댄 테일러 그림, 엄혜숙 옮김 / 국민서관 / 2019년 6월
평점 :
절판

<곰이 다시 왔어>는 어린 소년이 자신의 삶에 어느날 갑자기 불쑥 찾아온 불청객과 같은 곰을 처음에는 밀어내다가, 곰이 정말 더이상 오지 않자 곰을 찾게 되는, 그래서 곰이 다시 되돌아왔을 때 반갑게 맞아준다는 스토리의 책이다.
4세가 된 딸, 이제 "친구"라는 개념이 생겨 또래의 아이들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하지만 친구들에게 자신의 물건이나 간식을 나눠주거나 함께 어울리는 방법을 잘 알지 못하는 것 같아 아이에게 자연스럽게 친구를 받아들이는 방법을 가르쳐주고 싶었다.

일단 그림이 너무 예쁘다.
단순, 유치, 촌스러운 캐릭터나 배경이 아니라 어디 북유럽? 영국? 가정의 배경과도 같은 배경, 캐릭터들이다.
아니나 다를까 영국 작가들이다.
어른의 눈에는 참 예쁘고 세련된 그림인데, 아이 눈에는 어떨지 궁금하다.
"어느 평범한 날, 곰이 우리집 문을 똑똑 두드렸어."
혼자 노는 시간이 즐거운, 잔잔하고 평온한 아이의 일상에 누군가 들어오려고 하는 순간이다.
즉 친구들이 놀자고 다가왔을 때의 아이의 심정을 말해주고 있는 것 같다.
"내 공간에는 들어오지마"라고 말하는 아이.
아직은 장난감도 간식도 혼자 누리고 싶고, 혼자가 즐거운 아이의 마음인 것 같다.

"저리가~", "내 꺼 손대지 마!"라고 말하는 우리 아이의 모습과 닮아 있다.
누군가와 함께 시간과 공간을 공유하고, 어울리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아이는 자꾸만 친구를 밀어낸다.
그런데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이웃이 없이, 친구 없이, 소통 없이 외롭게 살 수 없는 것은 아이들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곰이 정말 오지 않자, 아이는 외로움을 느낀 것 같다.
아이는 곰을 기다리지만 기다려도 나타나지 않는 곰.
이제 곰을 찾아 나서기 시작한다.
그리고 곰이 다시 돌아오자, 자신이 얼마나 곰을 좋아하고, 곰을 필요로하는 지 깨달은 소년의 이야기다.
곰이 다시 왔어.

즉, '친구가 다시 나를 찾아왔어. 이건 참 기쁜 일이야'라는 느낌을 갖게 해준다.
아이는 친구가 소중하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은 것이다.
아이와 이 책을 보고 무슨 대화를 나눠볼 수 있을까.
친구는 소중하다는 것. 친구와 친해지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할지 아이 스스로 느끼고 생각해보게 할 수 있을 듯하다.
아이에게 상대방에 대한 배려, 친구의 소중함, 그리고 친구와 어울리기 위해서는 나도 나의 것을 포기하거나 양보할 줄 알아야 한다는 점을 가르쳐줄 수 있을 것 같다.
혼자 노는 것이 더 편하고 익숙한 4~6세의 아이에게 친구에게 다가가는 법과 친구를 지키기 위해 해야하는 노력들을 깨닫게 해줄 수 있을 것 같은 예쁜 동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