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기 독서법 - 마음과 생각을 함께 키우는 독서 교육
김소영 지음 / 다산에듀 / 2019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독서의 중요성은 이미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요즘 학교 교육도 부모들이 받았던 교육과는 달라서 점수를 따기 위한 무조건적인 암기보다도 사고력과 논리력 향상을 위해 독서와 논술의 중요성이 강조되어온지 오래다.

책읽기도 중요하고, 글쓰기도 중요하다.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서는 독서와 글쓰기가 필수라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런데 사회생활을 해보니 '말하기'가 훨씬 더 중요하다. 아이러니하게도 학교에서도 학원에서도 '웅변'학원이 아닌 이상, 이 '말하기'는 독서나 글쓰기보다 뒷전인 것 같다. 학교에서는 '말하기'라는 것을 따로 가르치지 않는다.

그런데 사회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스킬 중 하나인 '커뮤니케이션'의 근본이 되는 말하기 교육은 시켜주는 곳이 없다니, 우리 자녀들은 그러면 어떻게 말하는 능력을 배워야 할까.

독서를 하고 책의 내용을 말하다보면 말하기 능력이 자연스럽게 길러진다. 말하기 능력 뿐 아니라 생각이 정리되어 쓰기도 잘할 수밖에 없다.

책을 읽고 그 내용을 바로 글로 옮긴다는 것은 어른에게도 부담이지만 아이들에게는 더 큰 부담일 것이다. 생각이 미처 정리되지도 못한 채 무언가 아웃풋을 남겨야 한다는 것은 엄청난 부담을 준다.

그런데 어른들이 먼저 글쓰기에 대한 욕심은 잠시 내려놓고 아이가 '말'로 독후감 쓰기를 대신할 수 있게 아이들을 도와주면 책에 대한 감상을 한결 풍요롭게 즐길 수 있다. 이렇게 '독후감 대신 말하기'로 책과 친분을 쌓도록 도와주는 것이 말하기 독서법의 핵심이다.

전문가들은 디지털 시대에 오로지 책만이 줄 수 있는 '깊이 읽기'가 인간다움을, 인류의 지능을 유지하는 도구가 될 것이라고 한다. 아이가 자신의 상상력을 믿는 용기, 새롭고 낯선 것을 이해하려는 노력, 책이 내미는 지적 도전장을 받아들이려는 '열린 태도'가 진정한 '깊이 읽기'를 가능하게 한다. 깊이 읽기는 단지 재미있는 책이 푹 빠지는 것보다 '잘 생각하면서 읽기'에 가까운 것이다. / 28-29쪽 참고

저자는 '말하기'가 독후감 쓰기보다 먼저라고 강조한다. 말하기를 통해 책과 아이가 친해지고, 책 읽는 힘이 길러지며, 말하기를 통해 지적 성장을 도울 수 있다. 책 읽은 내용 말하기는 아이들이 토론보다 자유롭고 재미있어하며, 표현력이 좋아지고 말을 더 잘하게 도와줄 뿐더러 글쓰기 자신감을 높여주기도 한다. 그리고 부모와 아이가 읽은 내용 말하기를 통해 더 가까워질 수 있다.

아이에게 읽은 내용을 자연스럽게 이야기하게 함으로써 자신의 생각을 끌어내는 말하기 독서법은 매우 효과적인듯하다. 쉽게 말하면 읽은 내용에 대해 엄마와 수다를 떠는 것이다.

드라마나 영화를 보고나서, 느낌이 어땠는지,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자연스럽게 이야기하는 것처럼, 책을 읽고 나서도 그 내용에 대해 수다를 떠는 것이 말하기 독서법인 것이다.

이 책에서는 아이들이 책을 어렵지 않고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는 여러 방법들이 있는데 그림책, 동시, 동화, 지식책 등 책의 종류에 따라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어떠한 부분을 염두에 두고 아이와 대화를 나누어야 하는지, 그리고 책을 읽고 난 후의 독후활동에 대해서도 소개하고 있다.

아이와 책을 읽을 뿐 아니라 책을 가지고 아이와 수다를 떨며 생각과 마음을 서로 확인하고 공감하며 함께 사유할 수 있다는 것은 참 행복하고 소중한 일인 것 같다. 자녀에게 이렇게 독서를 가르쳐야 하는데, 저런 방법을 따라야하는데 하는 방법론에 얽매일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부모와 수다 떠는 친구가 되는 시간, 부모가 가진 특권이 아닐까 생각한다.

말하기 독서법을 통해 글쓰기 능력, 토론 능력, 사고력 등을 얻게 되는 것도 좋겠으나, 책을 읽고 그에 대해 수다를 떨면서 아이와 더욱 관계가 가까워지고 친밀해질 수 있을 것 같아 개인적으로는 취향저격이며 매우 기대되는 독서법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곱셈인생 - 지식공학자의 ‘조금은’ 다른 관점의 이야기
허병민 지음 / 쉼(도서출판) / 2019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식공학자가 쓴 책이다. 저자는 자신만의 관점으로 지식을 발굴하고 재가공해 의미와 가치가 담긴 콘텐츠로 만드는 데 인생을 건, 콘텐츠 큐레이터라는 사람이다.

서른 여섯 살에 골다공증에 걸리고서야 자신의 인생에 대해 돌아보기 시작한 저자,

저자는 '나'는 누구인가, 어떠한 인생을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독자들에게 여러가지 질문을 던진다.

"당신은 자신을 한 문장으로 설명할 수 있는가?

당신은 지금 설렘을 느끼고 있는가?

당신에게 남아있는 시간은 몇 초인가?

당신은 지금, 자신의 가슴에 불을 지피고 있는가?

인생을 살면서 반드시 필요한,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것은

내가 나 자신에 대한 기준과 철학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것,

내가 나 자신을

제대로,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

/ 27쪽

인생의 목적은

사랑 받는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 되는 거란다.

너에게는 너만이 완성할 수 있는 삶의 목적이 있고,

그것은 네 사랑으로 채워야 할 것이지

누군가의 사랑으로 채워질 수 있는 것이 아니야.

- 무라카미 하루키 -

여러 자기계발서들에서도 강조하지만 '내가 나로 사는 삶'이 가장 행복한 삶이다.

성경에서도 '나의 나 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라는 사도 바울의 고백처럼, 내가 어떤 모습에 있건, 어떤 상황에 있건 간에 나 스스로에게 진솔한, 나의 모습으로 사는 삶이 우리 인생의 목적인 것이다.

이는 내가 나를 사랑하고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자기계발의 목표도 내가 나를 더 사랑하고 보듬어주기위함이어야 할 것이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여, 타인에게 부러움을 받기 위해, 타인으로 인해... 이렇게 내가 원하는 삶이 아니라 타인에게 의존하는 삶,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삶은 진정한 나의 삶이 아니다.

"여러분은 지금 자신을 보면서 설렘을 느끼고 계신가요.

무언가 열심히 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 그 자체로 가슴이 두근거리시는지요." / 38쪽

내 안의 꿈에 집중하면 나 자신을 사랑하게 된다. 저자가 던진 질문은 참 중요한 것 같다. 나를 살아있게하고, 나를 아침에 벌떡 일어나게 만드는 무언가를 좇고 있는가? 진정 내가 원하는 꿈이 무엇인지 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그 인생은 성공인 것 같다.

이처럼 저자는 우리 인생에서 중요한 것들을 생각해볼 수 있도록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해 생각해보게 만든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느라, 내가 아닌 부모님이나 배우자가 원하는 누군가가 되기 위한 삶을 살고 있지는 않은가. 그렇다면 '나' 자신을 더 돌아볼 시간을 하루에 1분이라도 가져보아야 할 것이다.

진정 내가 누구이고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안다는 것만으로도 그 인생은 곱셈인생일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도파민형 인간 - 천재인가 미치광이인가
대니얼 Z. 리버먼.마이클 E. 롱 지음, 최가영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인간은 왜 다른 동물과 달리 미친 듯한 사랑에 빠지고, 야망을 위해 스스로를 불사르고 더 비싼 것, 더 자극적인 것, 더 놀라운 것에 끊임없이 매료될까?

왜 술, 담배, 커피를 단칼에 끊지 못하고, 마약, 권력, 섹스 앞에 쉽게 무너지며, 미레에 얻게 될 특별한 보상을 위해 현재의 모든 것을 아낌없이 제물로 바칠까?

이 지칠 줄 모르는 에너지와 기묘한 호기심은 대체 어디서 나오는 걸까?

- 책 날개 중 -

_

도파민이라는 것은 1957년 런던 근교의 런웰 병원 연구실에서 캐슬린 몬터규에 의해 발견된 뇌 속 화학물질이다.

도파민을 만들 수 있는 뇌세포의 수는 오로지 0.0005%, 즉 200만 분의 1에 불과함에도 이 화학물질이 사람의 행동을 쿠게 좌지우지하는 것이었다.

한 실험에 참여한 피시험자들은 도파민의 신호가 켜졌을 때 쾌감을 느꼈고, 이 세포를 깨우기 위해서라면 어떠한 고생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런 도파민을 두고 과학자들은 '쾌락분자 pleasure molecule'이라는이름을 붙이고 뇌세포가 도파민을 만드는 반응을 보상회로 reward circuit 라 불렀다. / 23쪽

_

그러나 사실 도파민은 쾌락과 아무 상관이 없다. 정확히 말하자면 쾌락보다 훨신 더 섬세하고 심층적인 감정을 전달하는 것이 도파민의 진짜 역할이다.

도파민의 활성은 쾌락의 지표가 아니가 '예측 불가능성', 즉 가능성과 기대에 대한 반응이다.

어떤 기대감에 도파민 폭발을 경험한 적이 있다.

인간의 뇌는 예측 불가능한 일들을 갈망하도록 빚어졌다. 그래서 인간은 갖가지 가능성을 자양분 삼아 미래를 꿈꾼다. 반면 익숙해진 것에는 흥분과 기대가 사라지는 것이다. 그때 인간은 새로운 것으로 눈을 돌리게 된다.

이 현상을 과학자들은 '보상 예측 오류 reward prediction error'라고 부른다. 인간이 끊임없이 예측을 하는데, 실제로 일어난 일이 내 예상보다 좋았을 때 우리는 미래 예측에 오류가 있었다고 말한다. / 29쪽

_

그런데 보상예측오류가 일어날 수 있다는 가능성만으로도 도파민은 꿈틀거린다.

새로 생긴 빵집에서 어떤 빵을 파는지 구경하고 싶은 욕구가 솟구치는 것, 이는 도파민이 폭발해 순간 미각, 촉각, 시각을 마비시켰기 때문이다. 이것이 기대감이 주는 쾌락이다. 가게 안에 들어가지도 않았으면서 벌써 마음이 들뜨고 신이 난다. / 30쪽

도파민이 주는 흥분감, 즉 기대감이 주는 스릴은 영원하지 않다. 미래도 언젠가는 현재가 되기 때문이다. 알지 못하기에 황홀했던 미스터리는 지루한 일상이 된다. 바로 그 지점에서 도파민은 냉정하게 우리 손을 놓아버린다. / 31쪽

_

저 멀리 존재하기 때문에 아직 갖지 못했고, 맛볼 수도, 만져볼 수도 없는무언가를 소망하는 것, 포기하지 못하고 기대와 상상만을 끊임없이 키워가는 것. 사람을 이렇게 만드는 도파민의 역할은 매우 구체적이다.

도파민은 훨씬 좋은 날이 곧 올 것이라는 환상을 우리의 머릿속에 심는다. 그래서 우리를 계속 '더, 더!' 하고 외치는 천하의 욕심쟁이로 만드는 것이다. / 35쪽

_

도파민은 쾌락분자가 아니다. 그보다는 기대감 분자 anticipation molecule이 더 정확한 표현이다.

우리가 꿈과 환상만을 좇는 것을 멈추고 현실을 즐길 수 있으려면 '미래바라기' 도파민이 쥐고 있던 뇌의 지배권이 다른 신경전달물질들에게 넘어가야 한다.

현재지향적 화학물질들은 세로토닌, 옥시토신, 엔돌핀, 엔도카나비노이드 계열 분자들이다. 이들은 도파민이 기대감을 통해 기쁨을 주는 것과 달리, 실제 감각과 감정에서 우러나오는 기쁨을 선사한다. / 45쪽 참고

_

도파민이 '쾌락' 분자가 아니라 '기대감 분자'라는 사실이 놀랍다. 그 '기대감'이라는 것은 어떤 것을 손에 넣거나 어떤 목표를 이루기 위해 모든 것을 버릴 수 있게도 만들 정도로 인간의 눈을 멀게하는, 폭발적인 동인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거짓말처럼 그 원하는 것을 손에 넣거나 목표를 이루고 나면 밀려오는 '허무함'이란 말로 설명하기가 어려웠다. 사랑에 빠져 열열하게 사랑하던 연인이 시간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사랑이 식는 현상, 죽도록 공부해서 시험에 합격하거나 목표를 달성하고 나면 공허함을 느끼는 현상들이 그 예이다.

어떤 물건을 손에 넣으면 내가 달라질 수 있다는 기대감, 가령 유명 연예인이 입었던 옷을 입으면 그 연예인처럼 예뻐지거나 고급스러워질 수 있다는 기대감, TV 홈쇼핑에서 쇼호스터들이 강력하게 추천하는 제품을 사용하거나 먹으면 정말 TV속에서 말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고 내 삶이 더 행복해질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들, 우리의 소비생활에서도 '기대감'에 이끌려 쇼핑을 하고 또 쇼핑 중독에 빠지기도 한다. 그 중독의 비밀이 '기대감'이라는 도파민의 작용이라는 것을 깨닫고 나니, 내가 어떤 물건을 사고 싶어서, 가령 희소성이 있는 모델을 구하기 위해 혈안이 되어 해외직구까지 하는 그런 집착을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실체가 없는, 도파민에 이끌린 집착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닫고나니, 나의 마음을 '미치도록' 설레게 하거나 강렬한 욕구를 다시 한 번 의심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원하는 것과 좋은 것(좋아하는 것)은 다르다'는 것을 또 깨닫게 된다.

"가능성만 가득한 비현실적이고 추상적인 도파민의 미래 세상에 머물며 살아가기 위해 사람들은 종종 행복을 스스로 포기한다."

하버드 한 연구팀이 연구를 통해 밝혔던 것은 사람들은 '지금 하는 일에 관한 것 말고 다른 생각을 하고 있나요?'라는 질문에 2번 중 1번 꼴로 '예'라고 답했다고 한다. 이렇듯 사람들은 너무 자주 어떤 일을 하면서 다른 일을 생각한다. 바로 이 잡념이 바로 뇌의 기본설정상태라는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사람들은 잡념에 빠져 있을 때 덜 행복해하는 경향이 있었다. 식사중이건, 근무 중이건, TV를 보건, 친구와 함께 있건 사람들은 지금 하는 일에 오롯이 집중할 때 더 만족하고 즐거워했단다.

"인간 정신의 본성은 떠도는 것이지만 정신이 떠돌 때 인간은 행복하지 않다."

도파민에 이끌려, 기대감만 추구하며 사는 삶은 현실의 즐거움과 행복을 보지 못하게 한다. 폭발적인 설레임과 기대감을 주기도 하지만, 이러한 흥분들은 결국 우리를 궁극적으로 행복하게 해주는 요인이 아니라는 점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최근 읽었던 <내일을 위해 사느라 오늘을 잊은 당신에게 / 나카무라 쓰네코> 에서도 기대감에 이끌려 내일을 위해 미래를 위해 더 더를 외치다가 오늘의 행복을 놓치지 말아야겠다. 우리는 우리를 때로 미치도록 만드는 욕망과 갈망이 바로 기대감이라는 허상, 바로 도파민이 원인이라는 것을 기억하고, 기대감의 유혹이 이끄는 대로 살 것이 아니라, 오늘을 충실하게 살아야 하지 않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주 작은 디테일의 힘 - 망해가던 시골 기차를 로망의 아이콘으로 만든 7가지 비밀
가라이케 고지 지음, 정은희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9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고객에게 감동을 주는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한다면 그 조직은 더 성숙해지고, 위기를 극복하려는 회복탄력성도 커진다. 고객에게 사랑받는 기업은 결코 무너지지 않는다. 그리고 그 바탕에는 작은 것을 놓치지 않는 세심함, 마지막까지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철저함이 있다.

경영의 목적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것이다. 그리고 감동은 아주 작은 디테일에서 시작된다."

- 프롤로그 중 -

이 책의 저자는 큐슈여객철도주식회사(JR큐슈)의 대표다. 대학 졸업 후 일본 국유철도에 입사하여 철도와 인연을 맺고, 1987년 철도 민영화 정책에 따라 새로 발족한 JR큐슈로 옮긴다. 그 당시에 JR큐슈는 3000억 적자 상태였다. 저자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작고 사소한 부분까지 집중하는 디테일 전략을 시행한다.

나나쓰보시 기차는 내부 공간 설계부터 직원의 태도 하나하나까지 고객에게 감동을 주는 디테일에 주력한 결과, 하루 기차 이용료가 약 500만원이 넘음에도 '인생에서 꼭 한 번쯤 타고 싶어 하는 로망'으로 자리매김했다고 한다.

그리고 저자는 결국 적자였던 JR큐슈를 5000억원의 흑자 기업으로 변모시킨다. 이후 36개의 자회사가 있는 그룹으로 성장하였다고 한다.

- 책 날개 참고 -


10배 비싼 티켓이 불티나게 팔리는 이유


최고 경쟁률 316:1이 전해주는 기대치

나나쓰보시는 반년에 한 번, 한 달 동안만 예약 신청을 받는다.

2013년 10월 운행을 시작한 이래, 예약자 수는 항상 열차 정원을 넘어섰고, 7호차에 마련된 최고 등급의 DX스위트 객실은 한때 31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나나쓰보시 여행의 감동은 바로 이 순간, 당첨 소식을 전해들을 때부터 시작된다.

고객과 투어데스크직원의 통화는 그날부터 열차 출발 전까지 수개월 동안 약 20회 정도 연락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싫어하는 음식이나 식품 알레르기는 없으신가요?"

"열차 내에 피아노와 바이올린 라이브 연주가 있는데, 좋아하시는 곡이 있을까요?"

"결혼기념일이나 은혼식 같은 기념일이 있으면 말씀해주세요."

"출발일까지 한 달 남았는데, 더 궁금한 점은 없으신가요?"

상품 구매자와 판매자가 아니라 서로의 사연과 소중한 감정, 거기서 파생되는 감동을 공유하는 관계가 되는 것이다. / 23~28쪽 참고



평범했던 기업이 특별해지는 순간


저자는 사람은 누구나 '기'를 가지고 있는데 '기'의 질량이나 세기는 사람마다 다르다고 말한다. 점점 더 많은 기를 모아 흘러넘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기가 점점 빠져나가 어쩐지 생기가 없는 사람도 있다고.

이 '기'라는 것을 에너지라고 보면 될 듯하다. 긍정적인 에너지를 뿜는 사람 가까이에 가면 나도 기운이 나고 닮고싶어지는 힘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다른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이 '기', '에너지'라는 것이 저자가 말하는 회사의 성공 비결이다.


JR큐슈는 구체적인 목표를 공유한다. 그것도 매출 목표를 세분화하여 공유한다.

가령 외식사업부가 2억원의 적자가 있었는데, 이 적자를 만회하기 위해 2억원을 50개의 가게 수로 나누고, 또 한 가게당 400만엔(약 4550만원)을 365일로 나눠 하루에 약 1만엔(약11만3000원)을 조금 웃도는 액수다. 이렇게 한 가게에서 하루에 얼마를 만회해야하는 지를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또 '하루 1만엔의 적자는 조금만 더 노력하면 된다. 영업시간이 10시간이라고 하면 매출을 늘리고 비용을 삭감하여 1시간당 약 1000엔(약 1만 1300원)의 이익을 내면 된다고 설명한다. / 92쪽

또한 업무환경 개선을 통해 집중력을 강화하기 위해 직원들에게 회사 정리정돈과 청소를 강조한다.

JR큐슈의 비용 삭감 프로젝트를 성공으로 이끈 10가지 비법

정리정돈

비용 대 효과의 검증

전례 답습의 타파

작은 실천, 작은 노력

시간 단축, 속도 향상

(수량, 작업 등의) 통합 및 정리

표준화, 평준화, 공통화

새롭고 효과적인 기술 및 제도의 도입

자동화, 기계화, 제도화

목적과 수단, 방법의 최적화

이를 통해 도입 첫 해 6억엔(약 68억원)의 비용을 줄일 수 있었다고 한다.

_

3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하던 회사가 어떻게 5000억원 흑자를 만들어내는 회사가 될 수 있었을까? JR큐슈를 그런 기적의 기업으로 만든 장본인이 바로 이 책을 쓴 저자이고, 저자는 이 책에서 그 기적의 비밀을 밝힌다.

그 비결은 회사 대표의 사소한 습관이나 태도부터 고객을 대하는 직원들의 마음과 태도의 아주 작은 디테일까지도 놓치지 않는 데에 있다.

<타이탄의 도구들>에서 cliche의 힘에 대해 읽은 적이 있다. 아주 작고 사소하여 무시해버리기 쉬운 습관 하나가 시간이 지난 후 엄청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도 저자의 아주 작은 습관과 마음가짐이 나비효과를 일으켜 회사 전체를 변화시킨 것이다.

직원들이 일을 대하는 마음가짐, 고객들 한 명 한 명의 사연에 집중하고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태도, 전 사원이 매출을 올리는 데에만 급급하지 않고 고객에게 '감동'을 선사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 것, 이렇게 사소하지만 강력한 방법들이 오늘날의 JR큐슈를 있게한 것이리라.

이 책을 통해 보이지 않는 곳까지 디자인하는 JR의 큐슈의 비결들을 배울 수 있었다.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것은 생각보다 아주 사소한 것에 있고, 또 보이지 않는 가치에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목표를 수치화하고 세분화하여 공유하는 것, 청소를 강조하는 것, 제품 자체보다 감동을 파는 것 그리고 회사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한 커뮤니케이션의 방법들 (생략하기, 아날로그 방식으로 전하기 등), 본질에 충실하는 태도 등이 JR큐슈의 성공 비결이다. 대단한 비즈니스 컨설팅 기법으로 인한 것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지만 작고 강한 기업의 습관들이 오늘날의 JR큐슈를 만들었다.

이 책을 통해 일본에 나나쓰보시라는 최고급 열차 서비스가 있다는 것도 처음 알게되었고, JR큐슈라는 회사가 엄청난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하며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비결들도 알게되었다.

기업이건 사람이건 큰 변화는 아주 작고 사소한 것들, 매일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서부터 비롯된다는 것을 배울 수 있어 값진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흔에게 (양장) - 기시미 이치로의 다시 살아갈 용기에 대하여
기시미 이치로 지음, 전경아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8년 10월
평점 :
품절


나카무라 쓰네코.

1929년 출생. 정신과 의사

1945년 6월, 종전 두달 전에 의사가 되기 위해 히로시마 현 오노미치시에서 홀로 오사카로 떠나 혼돈의 시대에 정신과 의사가 된다.

두 아이를 키우며 의사로 일해온 그는 2017년 7월(88세)까지 주6일 풀타임으로 외래, 병동 진료를 했다. 언제 죽어도 미련은 없다는 마음으로 의사 일을 계속하고 있다.

_

"사실 전 한없이 굼뜬 인간이라서 요령이라고는 눈곱만치도 없습니다.

제가 해온 일이라고는 그저 '눈앞의 환자가 날 믿고 의지한다면 그에 보답하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하자' 정도입니다. 돌이켜보면 저로서는 그 정도면 충분하다 싶습니다. 그렇게 살아가면서도 타협할 부분을 찾을 수 있답니다. 누가 뭐라 한들 결국 마지막 목표는 나 자신입니다. 내가 어떻게 살아가는지, 어떻게 하고 싶은지가 가장 중요합니다." / 7쪽 (나카무라 쓰네코의 프롤로그)

"그가 살아가는 방식은 한마디로 말하면 '매일 담담하게'입니다.

결코 세련되지도, 효율적이지도 않지만 언제나 눈앞의 일에 충실한 자세로 살아갑니다.

억지스러움이라곤 전혀 느껴지지 않습니다." / 9쪽 (오쿠다 히로미의 프롤로그)

_

돈 때문에 일하는 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딱히 야망도 없었고 아이들을 키우려면 돈이 필요해서 일했습니다. 그렇게 살다보니 아이들은 어느덧 훌쩍 커 독립했고 저도 나이를 먹어 일을 그만두고 싶었지만, 단골 환자들 때문에 여의치 않더군요. 그러다 정신을 차리고보니 벌써 70여년이 흘렀네요. 좋게 말하면 흐름에 몸을 맡긴다고 해야 할까요?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일에 대한 자세는 그 정도면 되지 않을까요?" / 19


"하지 않는 것보단 낫겠지'라는 마음가짐이 일을 착실히, 꾸준하게 할 수 있는 비결입니다.

그런 마음가짐이라면 과도하게 기대를 하지 않기 대문에 성가시고 불쾌한 일이 생겨도 '뭐 살다보면 이런 일도 있는 거야'하고 느긋하게 넘길 수 있죠. 그러다가 간혹 생각지도 못한 기쁜 일, 즐거운 일이 생기면 그걸로 충분합니다." / 28

"무릇 인간이 어떤 큰 결단을 할 때는 '더 분발하자'라는 긍정적인 마음뿐 아니라 '도망치고 싶다'는 마음도 공존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즉 '도망치고 싶다'는 마음도 인생을 변화시키는 원동력의 일부죠.

중요한 건 어느 쪽이든 '자신의 의지로 결정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결정한 결과에 책임을 지는 것'입니다.

'전에 다니던 직장이 끔찍했기 때문에 지금 내가 이렇게 됐다'가 아니라 '내 의지로 그 직장을 나와 내 의지로 지금 여기에 있다'는 자각이 필요합니다.

 

어느 누구의 탓으로 돌리지 않고 스스로 결정한 일이라면, 그 뒤에 무슨 일이 있어도 헤쳐 나갈 수 있습니다. 스스로 결정해서 현명하게 도망친다면 저는 대찬성입니다. 내 인생은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나 자시느이 것이니까요." / 33쪽


_

저자는 70년동안이나 정신과 의사로 월급을 받으며 묵묵하게 일해온 의사다.

정신과 의사를 70년 동안이나 했으니 얼마나 다양한 군상의 인간들을 만나왔겠는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상담하고 인간의 삶이라는 것에 대해 통찰력을 얻었겠는가.

이 책은 그런 저자가 상담을 하며 얻은 인간 정신 세계에 관한 개념과 지식들을 알려주고자 함이 아닌, 그저 자신의 삶과 일을 되돌아보며 독백하듯, '지혜'를 전하는 책이다.

** 여기서 잠깐, <미움받을 용기>의 저자 기시미 이치로가 쓴 인생에 관한 에세이 <마흔에게>,

혹은 70대 의사가 아내를 먼저 떠나보내고 인생을 돌아보며 쓴 에세이 <혼자가 되었지만 잘 살아보겠습니다 / 니시다 데루오>와 비슷한 성격, 비슷한 목소리 톤이지만

나이와 인생 연륜으로 따지만 이 책의 저자가 짱이다.

남들보다 잘 살려고 아둥바둥 한 것도 아니고, 일을 통해 자신의 이상과 자아를 실현하려고 의사가 된 것도 아니었다. 그녀 하루하루 주어진 삶을 살아내다보니 여기까지 온 것이라 고백한다.

덤덤하게 사는 삶. 담백하게 사는 삶. 타인과 비교하지 않고 '너는 너, 나는 나'의 삶을 사는 그녀의 태도가 70년 동안이나 같은 일을 매일 하도록 만든 비결이 아닐까.

나 자신에 대한 기대, 타인에 대한 기대로 인해 오히려 더 많이 좌절하고 실망하고 이를 거듭하다보면 우울해지기 십상이다. 그리고 일에 대해, 사람에 대해 집착하는 태도, 너무 잘 하려고하고 너무 잘 되려고 하다보면 나중에는 힘이 빠진다. 오래 가지 못한다.

90세라면 인생을 살아본 만큼 살아본 사람이다. 겪어볼 만큼 겪었고, 인간의 인생이라는 것에 대해 알만큼 아는 저자가 덤덤하지만 따뜻하게 인생이란 이런 거다... 일, 삶, 관계, 자아와 관련한 지혜를 들려주는 책이다.

어떻게든 남들보다 조금 더 앞서고 더 나아지기 위해 분주하고 여유 없이 살아가다 공허함이 느껴지거나 혹은 미래에 대한 염려로 불안한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을 꼭 추천해주고 싶다. 개인적으로 근래에 읽은 책 중에서는 최고였던 듯.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