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게 말걸기
제4회 서울환경영화제
즐거운 나들이며 이불 빨래며 한창 들떠 있어야 할 봄날, 마스크를 쓰고 창문을 닫아 걸고 황사와 씨름하고 있는 것이 결국 ‘자업자득’이라고요? 모두들 괜찮은가요. 당신의 스물 한 번 째 봄, 스물 두 번 째 봄, 자꾸만 달라지고 있다면 너무 슬프지는 않은지요. 이제 그만 토라진 지구를 달래기로 해요. 사이좋게 지내기 위해 우리 좀 더 다정해지기로 해요.
글_이윤경 기자/yoon@heraldm.com
<사진제공_서울환경영화제>

‘환경’하면 자연 보호 포스터와 표어 숙제에 골머리를 앓던 초등학교 시절이 생각나는 우리들. 그러나 고루하고 계몽적인 단어라고 생각하기에는, 그 심각성이 피부로 느껴질만큼 현실로 다가와 있다. 중국의 황사, 이상하게도 늘 따뜻한 기후, 산소 부족이 느껴지는 매케한 공기에 위기감을 느꼈다면 ‘CO2 ZERO 캠페인’에 동참해보자. CO2 ZERO 캠페인이란 지구 온난화와 이상 이변을 일으키는 주범으로 지목된 탄소 배출을 억제하기 위한 행동지침으로 세계적인 탄소중립'(carbon neutral) 운동과 관계가 있다. 온실가스 한해 배출량이 세계 10위 수준인 한국 역시 온실가스 배출 규제가 눈앞으로 다가오고 있는 실정에서 다양한 분야의 적극적인 CO2 ZERO 캠페인 동참이 필요해지고 있다.
서울환경영화제는 이러한 현실을 바탕으로, 아시아 최초로‘CO2 ZERO’를 향한 영화제의 첫 걸음을 내딛으며 문제의 제기와 의미 확산을 영화계로 던진다. 올해는 항공(해외 게스트 초청), 영화 상영, 행사 총 세 부분에서 탄소를 줄이는 노력을 시작하며, 대중교통을 이용한 관객에게는 티켓 할인 혜택을 줄 계획이다. 또한 공인된 기관을 선정해 영화제가 끝난 후 탄소 배출량을 측정하고, 해당량에 상응하는 금액을 조림사업 기금 등으로 조성할 예정이다.

환경 문제에 대한 의식이 높아지면서 지난해 5~60여 편이었던 출품작이 올해에는 55개국 540여 편으로 크게 늘었다. 그중 엄선된 19편의 작품이 예선을 통과해 ‘국제환경영화경선’에서 4개의 상을 높고 경쟁한다. <솔튼 호의 재앙과 희망>은 미국 최악의 생태재앙지역인 솔튼 호의 변천사와 흥망을 돌아보는 장편 다큐멘터리로 감독 겸 배우인 존 워터스가 내레이션을 맡았다. 호주 토착민들의 전통을 돌아보는 다큐멘터리 <향연-웨일 드리머의 귀환>은 존 레논의 아들이자 뮤지션인 줄리어 레논이 프로듀서로 참여하고 피어스 브로스넌이 우정 출연해 화제가 되었다.
황혜림 프로그래머는 “환경에 대한 위기감만큼이나 출품작 수도 늘고 강렬하고 단정적인 제목의 작품들이 늘었다”면서 <토탈사의 새빨간 거짓말>, <아프리카 : 전쟁은 사업이다>, <잔혹한 증언> 등을 예로 들었다. 대중적이면서도 분명한 환경메시지를 전달하는 작품은 최근 2~3년간의 신작 환경영화를 소개하는 ‘널리 보는 세상’전에서 뚜렷하게 나타난다. 다큐멘터리 <커피, 커피, 커피>는 커피숍에서 파는 커피 한 잔 값의 1%도 받지 못한 채 노동 착취를 당하는 에티오피아 농부들의 모습을 그린다. 로버트 레드포드와 내레이터로 참여한 <글로벌 포커스 Ⅲ: 여섯 명의 환경운동가>는 세계 각 지역 여섯 명의 환경운동가들이 지구 자원 착취와 오염을 막기 위해 어떻게 싸우고 있는가를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올해는 자칫 딱딱하거나 계몽적으로 여겨지기 쉬운 ‘환경’이란 화두를 친근하게 부각시킬 수 있는 대중적인 작품과, 환경에 대한 다채로운 접근을 보여주는 폭넓은 의미의 환경영화를 포함한 특별전을 강화했다. 가장 주목을 받는 특별전은 ‘대선전 : 에코 폴리티카’로 올 대선에 맞춰, 환경 정치의 중요성을 점검해보자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 서울환경영화제는 “경제 개발과 정치 안정만을 모토로 내세우는 대선 후보는 구시대적 인물로 평가될 것이며 앞으로 한국의 총체적 발전은 환경 정치를 어떻게 잘 해나가느냐에 달렸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창작집단 <프리 레인지 스튜디오>의 기발한 단편 애니메이션들도 특별전으로 상영된다. 영화 <매트릭스>를 패러디한 <미트릭스> 시리즈는 공장식 영농 시스템 속에서 학대, 사육되는 가축들을 통해 가축 사육의 현황이 얼마나 비현실적인가를 보여주며 <스타워드>를 패러디한 <스토어 워즈>에서는 유기농 식품들의 반란을 그렸다. 21일에는 프리 레인지 스튜디오 대표 루이스 폭스를 초청해 강연회가 열린다.
19일에는 영화인들을 위한 작은 교토의정서,‘그린코드(Greencode)’를 알리고 영화 제작 자체의 CO2 ZERO를 지향하고자‘그린코드 워크샵’을 연다. 또한 한국 영화 환경에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노력을 모색해보고 마케팅 비용 축소와 디지털 영화 제작을 독려하고자 한다. 서울환경영화제는 “5회 영화제부터는 디지털 제작방식 작품에 우선권을 부여하고, 제작진들이 CO2를 줄이려는 노력을 어떻게 했는지까지 관객에게 보여줄 생각”이라고 밝혔다.

<영화제 정보>
기간 5월17일(목) ~ 5월23일(수) 7일간
상영관 CGV 상암 3개관
개막식 5월 17일(목) 오후7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SOS>
폐막식 5월 23일(수) 오후6시 CGV 상암 3관 <국제환경영화경선 대상 수상작>
입장료 개/폐막식 1만 원 / 일반상영 5000원 / 대중교통이용 4000원
인터넷 예매 5월23일까지 서울환경영화제 홈페이지(www.gffis.org)
현장 판매 CGV상암 현장매표소(개막식은 세종문화회관 현장판매)
공연 및 야외 상영회(무료)
5월18일 이한철, 미싱아일랜드
5월 19일 BARD
5월 20일 쿤타&뉴올리언즈
http://camhe.com/default.as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