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음악처럼]전통이냐 사랑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지붕 위의 바이올린 Fiddler On The Roof

1971년 만들어진 ‘지붕 위의 바이올린’은 사실 ‘사운드 오브 뮤직’만큼 인정받고 유명세를 탄 작품입니다. 하지만, 1905년 러시아 혁명이 시작되고 외압에 밀려 또 다시 삶의 터전을 떠나야 하는 유태인의 모습을 그려서 일까요, 영화는 아카데미 음악상, 촬영상, 녹음상을 거머줬음에도 불구하고 때가 되면 찾아오는 뮤지컬 영화들과는 달리 고전영화 프로그램에서나 가끔 만날 수 있습니다.
이 작품은 오케스트라 세션 및 코러스, 영화의 화자 역할을 맡아 ‘프롤로그’‘메인 타이틀’‘피날레’를 연주하는 지붕 위의 바이올리니스트 덕분에 뮤지컬보다는 오페라에 가까운 스케일을 자랑합니다. 우유장사를 하며 생계를 꾸리고 있는 호탕한 성격의 아버지 테비에는 영화의 시작을 알리며 ‘트레디션(Tradition)’을 열창하는데요, 아버지와 어머니의 역할, 아들과 딸의 교육방식을 전통적인 방법으로 분류함으로써 시대를 가늠하게 합니다. 또 마을 곳곳의 풍경을 담으며 유태인들의 오랜 생활방식을 보이기도 하는데 이 영화가 ‘유태인 연구를 위한 교과서’인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이 전통과 사랑이 끊임없이 대립관계에 놓인다는 겁니다. 아버지가 신랑감을 고르는 전통에 위배되는 방식으로 자신의 사랑을 찾은 세 딸은 이 강인한 가장을 갈등하게 만듭니다. 제발 멋진 청년을 보내달라고 기원하며 딸들이 합창하는 ‘중매쟁이(Matchmaker)’, 아버지의 허락을 어렵게 받아낸 첫째 딸과 가난한 재봉사인 그의 연인이 부르는 기쁨의 노래 ‘기적 중의 기적(Miracle Of Miracles)’에 사랑의 낭만이 가득 담겼다면, 아내에게 그녀가 못마땅하게 생각했던 첫째 사윗감을 설득시키기 위해 테비에가 꾸며내는 귀여운 꿈 얘기 ‘테비에의 꿈(Tevye's Dream)’ 시퀀스는 팀 버튼의 영화 못지않은 기괴한 매력과 에너지를 발산합니다. 과격한 혁명가와 사랑에 빠져 지멋대로 약혼을 하더니 먼 길 떠나는 둘째 딸과, 적대관계에 있는 러시아 청년과 몰래 결혼식을 올려 끝끝내 눈물 흘려야 했던 셋째 딸의 가슴 아픈 사연이 이어지지만, 매번 “하지만, 내 딸의 눈을 보세요. 저 아이는 그를 사랑해요”라고 읊조리는 아버지의 마음 때문에, 또 최고의 축제인 결혼식장에 울려 퍼지는 ‘결혼식의 노래(Wedding Celebration And The Bottle Dance)’ 때문에, 이 영화가 비극 아닌 희극임을 느끼게 됩니다.
이들이 자신의 터전을 떠나며 부르는 구슬픈 노래 ‘아나테프카(Anatevka)’에 가슴 여며도, 결혼 25년 후에도 “Do you love me?”를 서로에게 묻는 부부와 아직 어린 두 딸은 분명 건강하고 씩씩하고 행복하게 잘 살아갈 겁니다.

육진아 기자 yook@naeil.com


 

출처 : http://www.naeilshot.co.kr/news/view.asp?num=2148&Sfield=&Sstr=&page=1&cate_news=mov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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