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스페셜]부산국제영화제 특집 05
| 부산에서의 마지막 밤은 그렇게 지나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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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 파리’ 야외상영 후 ‘시네마틱 러브 파티’에 간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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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스 반 산트, 코엔 형제, 월터 살레스 등 18명의 감독이 모여, 그것도 파리에 관해 만든 영화 ‘사랑해, 파리’는 올 겨울 개봉을 앞뒀음에도 불구하고 궁금증을 참지 못한 이들 간의 치열한 티켓전쟁을 불러일으켰다. 누구보다 일찍 일어나 당당히 티켓을 거머쥔 대학내일 문화팀은 ‘사랑해, 파리’ 상영 후, 음악이 난무하는 시네마틱 러브 파티로 발걸음을 옮기니 그 밤의 이야기를 여기에 남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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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명의 ‘그저 행복했던 10월 부산의 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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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부터 숙소를 떠난 탓에 외투를 챙겨 입지 않아 쌀쌀한 기운을 느끼면서 ‘사랑해 파리’를 만났다. ‘슈팅 라이크 베컴’의 감독 거린다 차다의 망설임, 코엔 형제의 낄낄거림, 빈센조 나탈리 감독의 우악스러움, 알렉산더 페인 감독의 따스함까지 스무 개의 사랑 이야기들을 보고 나니 무작정 하늘을 올려다보고 싶었다. 상영관을 나오는 길의 시월의 한기도 축복처럼 느껴졌다. 게다가 광안대교는 어찌나 예쁘게 반짝거리던지. 요즘 들어 아름다운 것을 느낄 때면 어김없이 그저 무작정 달리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는데, 이 감정 그대로 숨통 터지도록 달리고 싶었다. 그 기분 그대로 ‘시네마틱 러브’가 열리는 장소로 갔다. 남궁연과 부가킹즈의 무대가 끝나자 DJ Tak이 턴테이블 앞에 나와 음악을 트니 술은 입에도 못 대던 나지만 맥주를 손에 들고 몸을 움직였다. 취기 때문일까. 무르익는 분위기와 맞물려 쉴 새 없이 ‘땐스 땐스 땐스’. 파티의 메인 DJ 몬도 그로소의 등장에 그저 무아지경에 이르러 뽕끼에 가득 취해 보이는 것 없이 미친 듯 날아다녔다. 무리를 해서인지 옆구리가 땡겨 오면서 휴식을 취하다가 방 안의 침대를 떠올리니 눈꺼풀이 감겼다. 3시가 넘어서야 걷어 올렸던 소매를 내리면서 숙소를 향한다. 여전히 시월의 한기가 행복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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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연의 ‘사랑해, 부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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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이다. 행복 호르몬 세로토닌이 거침없이 발사되는 이 시간, 나는 지금 부산에 와있다. 살갗을 스치는 바다바람과 코끝을 간질이는 바다내음에 살아있음을 느낀다. 미칠 듯이 아름다운 이곳에서는 영화 ‘사랑해, 파리’가 상영 중이다. 대형 스크린을 통해 소개되는 16개의 단편들은 마치 색깔과 모양이 다른 달콤한 사탕 같다. 그 중 내 입맛에 딱 맞는 사탕은 찌릿찌릿 상큼한 레몬 맛, 구스 반 산트 감독의 단편! 눈빛 하나로, 손짓 하나로 온갖 감정을 전달하는 주인공들과 영화가 만들어내는 감성에 완전히 취해버린 나는 순간 행복에 겨워 밤하늘을 달린다. 코엔 형제의 단편에서 스티브 부세미 아저씨가 갑자기 등장했을 때에도 괴성을 질러가며 사랑해줬다. 기습키스를 받고 눈알을 굴리시는 그이 때문에 내 눈알이 튀어나올 뻔 했다. 너무나 황홀한 순간이었다. 영화가 끝나자 연인들은 손을 더 꼬옥 붙잡았고, 우리들은 저마다의 가슴속에 영롱한 빛을 내는 사랑 하나쯤 꼭꼭 싸매두겠노라 결심했다. 그러나 아직 끝나지 않았다. 아름다운 부산의 밤은 우리를 로맨틱하면서도 파워풀한 ‘시네마틱 러브’의 현장으로 인도했다. 지금 나는 시부야케이의 전설적인 디제이 ‘몬도 그로소’와 함께 진정한 그루브의 세계를 체험중이다. 내일 아침 목뼈에 이상이 생길지언정, 다리에 마비가 올지언정 무조건 흔들고 보자. 당신이 잠든 사이에(혹은 당신이 시험공부를 하는 사이에)나의 밤은 이렇게 아름다웠다는 거, 요건 몰랐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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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은의 ‘부산아, 너에게 나를 보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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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의 금요일, 첫 날 난 악마의 자식이었다. 새벽 5시에 기어가는 버스, 불친절한 택시 기사님, 놓친 기차, ‘단식, 이틀만으로 몸속 노폐물이 쫘~악’이라는 신문기사에 솔깃하여 저지른 허기와의 싸움, 죄책감, 낯선 부산…. 아, 좋지 않다. 그러나 담당기자님의 센스 덕에 나의 스케줄은 완전 사랑스러울 뿐이다. 첫째 날 영화관람, 둘째 날 취재, 셋째 날 자유시간. 예술적이다. 거기에 ‘사랑해, 파리’와 ‘시네마틱 러브’가 더하니 오! 부산아, 너에게 나를 보낸다! 아침 6시부터 기다린 덕에 무사히 ‘사랑해, 파리’의 표를 입수했다. 2시간의 수면 때문에 졸음신이 강령하여 또 다른 죄책감이 밀려오지만, 그것도 잠깐이다. 선남선녀들, 몽마르트언덕, 사르트르, 오스카 와일드. 웃고 바라보고 위로받는다.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영화가 끝난 후 ‘시네마틱 러브’ 파티에 빨려 들어갔다. 처음부터 광적으로 놀던 두 리포터와 음악의 ‘기’를 받고 계신 담당기자님과는 달리 난 두 시간쯤을 방황했다. 단식 후유증일까. 흥이 없다. 그러다 빵의 유혹을 못 이기고 한 입 베어먹은 순간, 소음이 음악이 되었다. 늦바람이 더 무섭다고 했는가. 이건 완전 폭주기관차다. 하하하! 그날 밤, 나는 몬도 그로소, 그리고 파리와 사랑에 빠졌다, 완전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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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내일 문화팀·사진 이봉근 학생리포터 |
출처 : http://www.naeilshot.co.kr/news/view.asp?num=2129&Sfield=&Sstr=&page=2&cate_news=mov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