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업]삼거리 극장

감독 전계수
출연 김꽃비, 천호진, 박준면, 조희봉, 박영수, 한애리
장르 뮤지컬
시간 120분
개봉 11월 23일

Synopsis
소단(김꽃비)은 삼거리 극장에 가겠다며 밤늦게 집을 나간 할머니를 찾아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허름한 극장으로 발걸음을 재촉한다. 아무리 찾아도 없는 할머니 대신 매표 직원을 구한다는 공고만 눈에 띄니, 꿩 대신 닭 마냥 얼떨결에 극장에 취직한 소단. 어느 늦은 밤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극장에 앉아 담배를 뻐끔 뻐끔 피우고 있는 그녀에게 혼령들이 하나 둘 나타나고 곧 그들의 화려한 춤과 노래가 시작된다.

Viewpoint

‘살아있는 시체들이여 모두 일어나 기나긴 혼돈의 시간을 떨치고 저주의 긴 그림자를 끌고서 모든 따분한 영혼에 깃들지어다. 삼거리 극장에서 살아가는 죽어도 죽지 않는 사람들’ 화려한 퍼포먼스와 흥겨운 리듬으로 우리의 눈과 귀를 기분 좋게 자극하는 이곳은 바로 ‘삼거리 극장’. 실질적으로 한국 최초의 뮤지컬판타지 영화라고 할 수 있는 전계수 감독의 ‘삼거리 극장’이 드디어 관객들과 만날 채비를 마쳤다. 올해 부천판타스틱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되며 한국의 ‘록키 호러 픽쳐쇼’의 탄생을 예감했던 수많은 가설과 소문들이 모두 사실로 입증되는 순간이다. B급, 뮤지컬, 엽기, 호러 등 어떤 단어로 설명해도 무리가 없을 만큼 이 영화가 가진 힘은 예상 외로 굉장히 위력적이다.

일단 이 영화의 두드러지는 장점은 연극, 영화, 뮤지컬계를 주름잡는 실력 있는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여 최상의 퍼포먼스를 선보인다는 점이다. 알 수 없는 환영에 시달리며 끊임없이 자살을 기도하는 삼거리 극장의 우기남 사장(천호진)과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를 연상시키는 겁 없고 당돌한 소녀 소단(김꽃비)을 중심으로 춤과 노래라면 내로라하는 화려한 이단아들이 모두 뭉쳤다. 뮤지컬계의 빅마마로 통하는 에리사(박준면), 미모와 실력을 겸비한 슈퍼스타 완다(한애리)는 물론 연극계에서 알아주는 두 배우 모스키토(박영수)와 조희봉(히로시)의 열연은 영화의 재미를 한층 업그레이드 시킨다. 신선하고 독특한 캐릭터의 구축도 영화적 재미에 한 몫 한다. 낮에는 극장 직원으로 밤에는 유령으로 변하는 개성 강한 캐릭터들은 그들이 창조해내는 음악과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물론 ‘물랑루즈’ ‘시카고’ 같은 할리우드 뮤지컬 영화가 가진 장점, 거대한 단체율동과 총천연색 화려한 볼거리는 없을지라도 가장 한국적인 캐릭터들이 만들어내는 깊이 있는 정서는 헐리웃의 그것에 결코 뒤지지 않는 장점이다.
작아지는 극장 문화의 존재감은 곧 화려한 화면 아래 숨 쉬고 있는 삼거리 극장의 슬픈 과거와 연결되는데 그것을 가능하게 한 요소는 ‘소단’이라는 캐릭터 다름 아니다. 전계수 감독의 말처럼, 마음 둘 데 없어 꿈에 정든 소녀는 퇴락한 꿈의 공장 삼거리 극장으로 들어가 불가능한 것들을 꿈꾸고 죽은 것들을 부활시키며 과거를 현재에 되살려 놓는다. 다시 말해 ‘삼거리 극장’은 어두운 과거를 극복하려는 한 소녀의 영향력이 몽환적인 화면과 키치적인 상상력으로 재탄생한 결과다. 그중에서도 영화 속에 등장하는 기상천외한 인물 ‘소머리 미노수’는 한국 영화사에 길이 남을 위대한 캐릭터임이 틀림없다.
전계수 감독은 영화 ‘삼거리 극장’ 개봉에 앞서 ‘뿌연 담배 연기와 Devil Doll의 음산한 가성이 떠돌던 내 작은 쪽방의 책상 앞에서 미친놈처럼 낄낄거리며 써내려갔던 이 영화가 절대 만들어질 수 없을 거라는 편견을 뒤로 하고 드디어 세상의 빛을 보게 되었다’고 말했다. 신인 감독의 처녀작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노련한 연출과 강렬한 퍼포먼스는 절대 그가 과대평가 받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한국에도 있다, 뮤지컬 영화

한국 최초의 뮤지컬 영화는 1974년에 이재웅 감독이 연출하고, 남진, 리리(70년대를 주름잡던 자매 듀엣 리리 시스터즈의 언니 김성아), 박상규가 주연을 맡은 ‘지구여 멈춰라 내리고 싶다(사진)’이다. 국내 최초의 4트랙 입체음향을 시도한 뮤지컬 영화이지만 흥행에는 처참히 실패했다고 전한다. 이에 영향을 받은 신상옥 감독은 최은희, 남궁원을 주연으로 1975년에 ‘아이 러브 마마’라는 두 번째 뮤지컬 영화를 만든다. 그 후 2002년에 안성기, 소찬휘 주연의 뮤지컬 영화 ‘미스터 레이디’가 제작될 예정이었으나 투자자의 반대로 촬영 70% 정도에서 제작이 중단되었다. ‘가지 않은 길’에 대한 두려움은 한국 뮤지컬 영화의 발전을 저해하였으나 앞으로 ‘삼거리 극장’을 기점삼아 무한히 발전하기를 기대해본다.
홈피www.samgeori.co.kr

A 한국 뮤지컬 영화에 희망이 보인다 (희연)
B+ 초반 20분만 잘 적응한다면, 괜찮아. 웃어봐 (재은)

안희연 학생리포터 elliott1979@hanmail.net

출처 : http://www.naeilshot.co.kr/news/view.asp?num=2117&Sfield=&Sstr=&page=1&cate_news=mov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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