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도 해석이 되나요]꿈길을 걷는 듯하지만 절대 꿈은 아니에요
| ‘문스트럭(Moonstruck)’의 로레타와 로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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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날씨엔 마음을 잘 길들여야 해요. 시험까지 겹쳤으니 한번 우울해지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을 테니까요. 겨울도 다가오니까 더더욱 조심해야죠. 외로움에 젖어들라치면 몇 개의 옛날 비디오를 꺼내보는데, 효과 좋은 것 중 하나가 87년에 만들어진 ‘문스트럭’으로 예쁜 쉐어와 머리카락 무성한 니콜라스 케이지가 열연했습니다. ‘미친, 감상에 빠진’ 이란 뜻을 가진 이 영화엔 사랑이 마구마구 넘쳐난답니다. ‘문스트럭’이 얘기하는 것은 아주 간단합니다. 해, 낮, 이성, 아폴론이 아닌 달, 밤, 감성, 술, 디오니소스를 따르라고요. 그것이 사랑이고 진실이라고요. 빨리 결혼하라는 타박을 꾹 참으며 기다렸던 사랑은 결혼한 지 2년 만에 세상을 떠나 그녀, 로레타를 불운의 여인으로 만들어버리죠. 서른일곱이 돼서 또 다시 청혼을 받았지만 이 남자를 사랑 하냐고요? 사랑은 미친 짓이죠. 물론 착한 남자고, 좋아하긴 합니다. 그런데 잠깐, 남자의 부탁으로 찾아간 그의 동생 로니는 사고로 한쪽 손을 잃고 세상 상처 다 가슴에 담은 듯 절망하며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렇게요. “시간이 지나면 행복해 질 수 있을 거라는 꿈까지 포기할 수 있을까요? 어쩌면….” 이 사랑도 물론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겠지만, 오늘은 그저 이 두 사람 머리 위에 ‘피자파이 만한, 눈덩이 만한’ 달이 떠 눈이 부셨다고 하겠습니다. 그냥 상상해보세요. 오랜 시간동안, 죽을 만큼 불행하진 않았지만 외롭고 건조하고 심심했을 이들을요. 이들에게 사랑은 마법보다, 꿈보다 더한 것이었을 겁니다. 어린 시절 ‘사랑 받지 못하는 것, 그래서 내가 가치 없어지는 것’보다 더 무서운 것이 있었어요. 바로 내 삶엔 ‘끝’ 이 있지만 이 세상엔 ‘끝’이 없다는 것. 내가 죽고, 내 자식이 죽고, 그 자식의 자식이 죽고, 그렇게 세상과 얘기가 끊임없이 계속 되는 동안 나는 어디에 있을까. 어디로 갔을까. 죽음으로 한번 우주에 묻히면 그야말로 흔적 없이 사라져버리는 것이 아닐까. 결국 그렇게 될 텐데 꼭 살아야 하나. 하지만, 이렇게 살아서 여러분께 말을 걸고 있습니다. 밤에 깨어있고, 술을 신뢰하고, 감성을 따르고, 사랑을 믿으면서, 저도 머리로는 닿을 수 없는 어떤 것을 믿게 됐나봅니다. 사랑이 종교가 돼버려서인지 사랑에 빠진 이들을 보면 웃음 대신 벅찬 기쁨의 눈물이 납니다. 떨어지는 낙엽에도 ‘까르르’ 웃던 때를 지나 이 지경에 이르렀으니, 이제 무서운 것은 로니의 말처럼 단 한 가지, ‘엉뚱한 사람과 사랑하다 결국 죽어버리는 것’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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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진아 기자 yook@naei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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